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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화장과 관련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훌륭한 장수는 자신을 알아주는 주군을 위해 전쟁터에서 죽고, 여인은 사랑하는 님을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이다.
상당히 아름다운 문학적인 사변(思辨)이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불리한 경우 화장은 ‘위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화장을 뜻하는 ‘메이크 업(make up)’은 위장을 의미하는 ‘카모플라주(camouflage)’와 같은 뜻으로 사용돼 왔다.
화장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여러 문화와 시대를 거치며 중요한 사회적, 종교적, 그리고 미적 역할을 해왔다.
각 시대와 문명은 그들의 신념과 미적 기준에 따라 고유한 화장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화장은 종종 사회적 신분, 종교적 신념, 그리고 성적 매력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화장의 기술은 ‘위장의 기술’… 상황에 따라 변하는 여성 진화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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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에서는 화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집트인들은 매혹적인 눈 화장으로 유명했다. 남녀 모두가 코흘(Kohl)이라는 광물성 가루를 사용하여 눈을 검게 그렸다.
이는 영화 ‘클레오파트라’에 나오는 클레오파트라 역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분장 모습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분장은 단순히 미적인 목적만이 아니라 태양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악령을 쫓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화장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스인들은 주로 창백한 피부를 선호했으며, 이는 귀족적인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로마에서는 크림과 오일을 사용해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납이 섞인 미백제를 사용해 얼굴을 밝게 했다. 또한 입술에 빨간색을 칠하는 풍습도 있었다.
중세 유럽에서 화장은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특히 기독교 교회의 영향으로 종종 죄악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화장을 하는 것은 사악하거나, 마녀의 행위로 여기기도 했다.
‘화장’과 ‘위장’은 같은 개념, 자신의 보호에서 출발해
그러나 귀족 여성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피부를 창백하게 유지하는 것이 미의 기준이었기 때문에, 화장을 비밀리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다시 화장에 대한 관심이 부활했다.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밝고 흰 피부를 강조하는 화장을 즐겨 했다. 그녀는 주로 백납(화장용 납)으로 피부를 하얗게 했다. 그러나 이 납은 중독성 물질로, 피부에 해로웠다.
바로크 시대에는 특히 프랑스 궁정에서 화장이 유행했다. 진주와 가루로 만든 루즈가 얼굴에 자주 사용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화장품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메이크업이 더욱 대중화되었으며, 유명 여배우들이 사용하는 화장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1920년대에는 립스틱, 아이섀도우, 마스카라 등의 화장품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에는 더 대담한 눈화장과 밝은 색상들이 유행했다.
현대에는 화장이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의 영향으로 누구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메이크업 스타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화장은 단순히 여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관련 없이 남녀 모두가 하는 문화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SWPS 대학 연구원들은 여성들이 메이크업을 언제, 그리고 왜 카모플라주(위장)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문화에서 메이크업을 포함한 외모의 변화는 진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메이크업, 의상, 헤어스타일 등은 상황에 맞춰 개인의 이미지를 조정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인간만이 아니라 일부 동물들 역시 외모를 상황에 맞춰 변화시킨다.
새들도 화장을 한다. SWPS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조류들은 깃털을 원하는 색깔로 만들기 위해 흙에서 얻은 물질을 사용해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900여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상황과 파티, 매력적인 남성이 있는 파티 상황(짝짓기 맥락), 위협적인 남성이 있는 파티 상황(위협적 맥락) 등 여러 맥락에 따른 여성들의 메이크업 적용 방식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성들은 일상적인 상황이나 직업적 맥락과 비교하여 파티 상황에서 더 강렬하고 세심하게 메이크업을 하려고 했지만, 위협적인 남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메이크업을 덜 세심하게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알렉산드라 심코프(Aleksandra Szymkow) 교수는 “이 연구는 여성이 왜 화장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이 메이크업을 통해 단순히 매력을 높이려는 것만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는 자신의 외모를 강조하지 않거나 숨기려는 동기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코프 교수는 “이는 메이크업 만이 아니라 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 다른 외모 변화 방법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서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상황이 아니라면 화장을 안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메이크업이 때로는 사람을 돋보이게 할 수 있지만, 때로는 사람을 숨기기 위한 위장 도구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심코프 교수는 “화장은 항상 매력을 높이려는 동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매력을 감소시키려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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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아시아타임즈 논설실 논설실 atmedia@asiatime.co.kr
입력 : 2025-03-24 14:26 수정: 2025-03-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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