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올해 래미안 단지에 제로 시멘트 보도블록 적용 현대건설·현대제철 협력…'탄소저감형 건설강재' 사용 확대 대우건설, 탄소 저감 성과 인정받아 '탄소크레딧' 인증 신청 [아시아타임즈=이재성 기자] '청사(靑蛇)의 해'를 맞아 국내 건설사들이 친환경 건축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에 발맞춰, 건설업계도 친환경 건축 기술 개발과 탄소 감축 로드맵 등을 건설현장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온실가스 흡수·제거를 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즉 배출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만들어 순배출량 '0'이 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건설사들도 정부 기조에 발맞춰 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먼저 건설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은 정부 정책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8%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순 배출량 Zero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건설업 특성에 맞춰 탄소 저감 콘크리트, 저탄소 레미콘 등 감축 기술을 개발해 미래 탄소중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2023년 12월에는 콘크리트 블록 전문업체인 장성산업과 기술협약을 체결한 뒤 연구·개발(R&D) 비용을 전액 지원하며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섰다. 2024년 초부터는 래미안 아파트 단지 보도블록 등에 제로 시멘트 기술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 제로 시멘트 보도블록은 탄소 배출 비중이 높은 시멘트 대신 삼성물산이 특허를 보유한 특수 자극제, 산업 부산물인 고로슬래그 등을 사용해 기존 품질과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은 제로 시멘트 보도블록은 일반 콘크리트 보도블록 대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70% 가까이 낮아지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물산은 탈석탄 산업, 탄소중립 발표, 지속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 안전 최우선 조직문화 구축, 이사회 중심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 등으로 한국 ESG 기준원 주관 2023 ESG 평가 통합등급 A+ 취득, 모건스탠리 주관 2024 MSCI ESG 평가 AA등급 취득 등 수상을 달성한 바 있다. 국내 상장 건설사 최초로 탄소중립(2045탄소중립 로드맵)을 선언한 현대건설도 신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제철과 손잡고 '탄소저감형 건설강재' 사용을 확대해 탄소저감형 건축모델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탄소저감형 건축모델 구축의 골자는 건축물의 건설단계에서 탄소배출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건설자재를 탄소저감 자재로 전환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현재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탄소저감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내재탄소량 저감의 핵심방식으로 꼽힌다. 또한 현대건설은 철강재뿐만 아니라 시멘트 분야에서도 탄소저감형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삼표시멘트를 포함한 3사간 협의체도 별도로 구성했다. 해당 제품은 건설현장 적용을 목표로 현재 상용화 검증단계에 있다. 현대건설의 주요 건축물을 대상으로 탄소저감형 철근과 형강, 시멘트를 적용했다는 가정하에 탄소배출량을 평가해 본 결과 내재탄소 부분에서 기존 건축물 대비 약 30% 이상 낮아진 탄소배출량을 보였다. 이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은 현대건설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 코리아 어워드(Korea Awards)'로부터 기후변화대응(Climate Change) 부문 최고 등급인 'Leadership A'를 획득했다. Leadership A는 2023년 CDP 평가에 참여한 약 2만3200개의 글로벌 기업 중 1.5%인 300여개 기업에만 수여된 등급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건설사 중 최초로 탄소저감 성과를 인정받는 '탄소크레딧' 인증을 추진 중인 기업도 있다. 대우건설은 한라시멘트와 함께 개발한 신형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 현장타설 적용 실적을 바탕으로 '탄소크레딧'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크레딧은 온실가스 배출 감소 실적을 크레딧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향후 탄소거래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2022년 개발한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상온양생 환경에서 기존 콘크리트 대비 평균 112kg/㎥까지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약 54%의 CO₂배출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조강 슬래그시멘트'는 일반 시멘트보다 조기강도가 10~30%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은 이를 통해 동절기 콘크리트 강도 지연과 품질 하자 문제를 해소해 온도나 계절에 상관없이 현장에서 공동주택 등 다양한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탄소저감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도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 탄소저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며 "또한 글로벌 트랜드가 탄소 중립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술 개발·연구에 힘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