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독일과 영국 등 유럽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국내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6.29포인트(1.49%) 오른 3160.84에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 8일(3152.18) 이후 9거래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에 동반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해 1조9000억 달러(약 2082조원) 규모의 전염병 억제 및 경기부양 예산안을 의회에 제안했다. ‘미국 구조 계획’이라는 이 예산안에서 1조9000억 달러 중 4000억 달러는 코로나19 등 전염병 퇴치에 투입하고 미국인에게 1인당 1400달러(약 154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00일까지 1억회 분의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내용도 예산안에 넣었다. 이에 미국의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도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을 보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 대해 “바이든이 제시한 1조9000억 달러 경기부양책 실현 속도가 향후 바이든 정부 정책 기대감 유효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정책 모멘텀 및 경기회복 기대감 유지되면서 주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제 정상화가 확인되기 전까지 바이든 행정부가 증세와 같은 경제 회복에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기 어렵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에 조심스러워 위험자산에는 우호적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기민감주와 가치주가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후보 시절부터 청정 에너지·인프라에 2조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공언한 만큼, 관련주의 싱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친환경 정책의 최대 수혜 업종은 2차전지 및 수소·전기차 분야”라며 “국내외 2차전지 밸류체인 기업을 지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향후 국내증시 상승세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12조950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12조3934억원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지수를 지켜내고 있지만, 언제까지 방어가 가능할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석원 SK리서치센터장은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올라 매뉴얼에 따라 파는 게 맞다”며 “결국 증시의 관건은 개인투자자 매수세인데,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최근 예금과 부동산 등에서 과거에 안 오던 자금이 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센터장은 “부동산의 경우 워낙 세금부담이 커져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졌다”며 “그런 자금의 국내증시 유입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 센터장은 “바이든 대통령에는 경기 정상화가 발등의 불이어서 대중국 압박이나 대형기술주에 대한 규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며 “2분기 말이나 돼야 테이퍼링에 대한 얘기가 나올 수 있어 증시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