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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13일 Thur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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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표’ 비난 받았던 4차지원금, 이젠 챙기는 곳이 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더 심각해 손실 보상 특단 조치가 신속히 취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국세청에서 받은 2019∼2020년 개인 일반사업자 업종별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52개 업종 가운데 55.8%인 29개 업종에서 매출액이 19조4천억원 넘게 감소했다. 이 중 음식점업 매출이 5조7323억원 줄어 피해가 가장 컸고 도매및 상품중개업이 –4조3905억원으로 대면 소비업종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는 저소득층 소득 감소로 이어져 가구소득 불평등이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BOK이슈노트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2020년 2분기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소득 배율은 6.4배로 전년 동기(4.8배) 보다 크게 상승했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가계소비’에 의하면 코로나19로 대외활동이 제약받으면서 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으나 시장소득이 6%이상 줄어든 소득 최하위 20% 계층(1분위)의 소비는 오히려 3% 가량 늘었다. 저소득층이 쪼그라든 살림에도 씀씀이를 더 늘은 것인데 어설픈 지원이 가난한 이를 더 가난으로 내모는 웃고픈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서둘러 입안했던 4차 재난지원금의 지급은 지지부진하고 정치권도 관심 밖이다. ‘매표행위’라는 비난까지 받으면서 영업금지업종을 비롯해 매출 감소 자영업자와 특별고용직 등 지원 범위를 크게 넓혔지만 정부나 여당 누구 하나 제대로 챙기는 곳이 없다. 또 3차 지원금은 받았으나 다시 서류를 내고 신청해야 하는 비효율도 벌어지고 있다. 하루가 급한 영세자영업자로서는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정부는 경제가 좋아진다고 말로 생색내지 말고 저소득층 피해부터 구제해야 할 것이다.

[사설] 수그러들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 금리 상승기 ‘폭발’ 경고음

금융위원회가 12일 발표한 ‘4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25조7000억 넘게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말보다 16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이런 증가 폭은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 폭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향후 ‘포스트 코로나’ 금리 상승기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뇌관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4월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난 것은 지난달 말 진행된 SKIET 공모주 청약에 대거 ‘빚투(대출로 투자)’ 자금이 몰린 것과 최근 ‘광풍’이 불고 있는 비트코인 투자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들이 빚을 늘린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자산시장이 조만간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란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늘어난 대출 대부분이 주식, 암호 화폐 등 ‘한탕’을 노린 투기성 자금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 상승률이 꺾인 것으로 나타난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급증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청약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신규분양 물량이 대거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은 ‘양적 완화’ 축소로 통화정책을 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부담이다. 기준금리 등 시장금리가 뛰면 그만큼 원리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서민 가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한은 뉴욕사무소도 지난 7일 발간한 ‘미국 경제 상황과 평가’에서 “예상 밖 인플레이션 등으로 Fed의 통화정책 변화로 미 국채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또 경기 회복 기대로 인플레이션율도 치솟고 있다. 가계부채 폭탄 ‘뇌관’에 불이 붙을 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한은의 통화정책 선택이 궁금하다.

[사설] 부적격 후보 장관 임명 ‘오기 정치’ 더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까지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가 시한인 10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치 않은 데 따른 재송부 요청으로 사실상 세 후보자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때도 이틀 시한을 준 뒤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임명을 강행한 바 있다. 세 후보자 거취를 둘러싼 청문 정국이 '2라운드'에 접어들며 여야 강대강 대치는 더 고조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이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이들 거취를 김부겸 국무총리 인준 절차에 연계해둔 상황이어서 출구 찾기는 더욱 복잡해졌다. 또 이달 말로 예상되는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까지 겹치면 정국 해법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와 지도부 간담회를 잇달아 열었지만 문 대통령이 낙마 요구에 부정적 입장을 취함에 따라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나 당 내부에서 공개 지명철회 요구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5선 비주류인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소한 임혜숙·박준영 두 분은 민심에 크게 못 미치고, 장관 임명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인식은 크게 다르다. 취임 4년 회견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인사 검증 실패라고 생각 안 한다”며 “능력 부분은 제쳐 두고 흠결만 따지는 무안 주기식”이라고 비난했다. 부적격 후보자를 지명해 놓고 야당과 인사청문회 제도 탓만 하는 아전인수다. 부적격 후보자 임명을 강행해선 안 된다. 문대통령이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야당 패싱 장관’은 32명에 이른다. 4·7 재·보선 참패 후 달라지겠다고 한 약속은 어디가고 오기 인사, 불통 인사를 또 반복한다면 국민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설]  재정적자 줄었다지만, 폭증 국고채 ‘경제회복’ 발목 잡을수도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기업실적 호조로 소득세와 법인세 등 올해 1분기 세수가 20조 원 가까이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응 관련 정부지출이 크게 늘면서 3월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5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늘어난 국가채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의 문제가 정책과제로 부상했다. 기재부는 지난 1분기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48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55조3000억 원과 대비해 나라 살림 적자가 다소 줄어들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착시’에 불과하다. 이러한 적자 폭 축소가 정부의 예산 지출 ‘허리띠 졸라매기’ 등에 의해 개선된 것이 아니라 부동산거래 증가 및 연말 종합소득세 연부연납(세금 납부 시기 연기) 특례조치 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1분기 세수가 늘어난 것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모두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법인의 총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8% 늘며 법인세 납부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조2,000억 원이나 늘었다. 소득세도 22조2,000억 원에서 28조6,000억 원으로 28% 늘었다. 다만 개인의 고정 수입이 늘어난 것이 아니고 주택거래 확대에 따라 양도소득세가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이와 관련 이례적으로 류덕현 중앙대 교수 기고문을 인용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적극적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국고채 물량을 어떻게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지가 새로운 정책과제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국인들의 국고채 매수가 늘고 있어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지만 향후 금리 인상 등 또 다른 위기가 닥칠 경우,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늘어난 국고채가 ‘포스트 코로나’ 경제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길 바란다.

[사설] 다시 고개 든 ‘갭투자’ 정부 부동산정책 오류에 대한 반발이다

국토교통부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매매 절반 이상이 ‘갭투자’(전세금을 제외한 차액만 내고 매수)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크게 오른 전셋값이 하향 안정되지 않는 한 정부가 강력한 대출 규제를 가하는 상황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제출된 주택 구매 자금조달계획서는 4254건으로, 이 중에서 갭투자 의심거래는 2213건(52.0%)으로 집계됐다. 갭투자 비율은 작년 12월 43.3%, 올해 1월 45.8%, 2월 47.1% 등을 기록하며 40% 중반대를 유지하다 3월에는 33.2%로 내려갔지만 지난달 52.0%로 치솟았다. 특히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세종시는 갭투자 비율이 60%를 넘으면서 16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 갭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양천구로 거래 218건 중 갭투자 의심 거래가 143건(65.6%)이었다. 강서구(63.3%), 강북구(61.3%), 영등포구(61.1%), 은평구(60.5%) 등도 높았다. 강남 3구는 서초 57.5%, 강남 53.1%, 송파 51.8% 등으로 모두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7 보궐 선거에서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약속한 지역과 거의 일치한다. 이처럼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정책에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게 그 배경에 있다. 다시 말하면 수요에서 공급주도로 전환한 정부의 정책도 집값의 하향 안정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불신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류로 점철된 이번 정부의 정책은 시장을 망가뜨렸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갭투자의 급증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설] 치적 ‘자화자찬’ 일관 문 대통령 특별연설 ‘노쇼’에 대한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맞아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특별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극복,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한국판 뉴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부동산 투기 억제 및 시장 안정화 등 과제를 일일이 언급했다. 하지만 집권 4년 동안의 각종 경제지표를 앞세운 치적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며 일자리 회복, 코로나 격차와 불평등 해결 등 당면과제는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충격으로 일자리 격차가 확대된 것이 매우 아프다고 전제하고, 특히 고통이 큰 청년과 여성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 대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한국판 뉴딜’을 앞세운 디지털, 그린 등 미래유망 분야 육성, 인재양성과 직업훈련 강화, 민간 기업과의 소통 등을 통해 민간 일자리를 대폭 늘리겠다는 기존의 실패한 정책적 입장만 되풀이했다. 또 최근 자신의 국정 지지율 하락과 4‧7 재보선 참패의 원인이 된 주거 안정과 자산 불평등 개선에 대해서도 구체적 대안없이 부동산 투기 차단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주택공급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는 한편 부동산 부패는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H 공사 임직원과 공직자들의 불법 투기 사례를 언급하며 이러한 근원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 제도개혁을 약속했다. 한편 연설 직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듣겠다며 완강한 반대에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총리와 장관 후보의 임명에 대해서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견지하며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했다. 결국, 이번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은 국민분열, 일자리 증발, 자영업자 도산, 부적절 관료인사, 검찰과의 싸움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진정한 대국민 사과보다는 돋보이는 치적만 앞세운 ‘노쇼’로 끝났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어 보인다.

[사설] 문재인정부 남은 1년, 국민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문재인 정부가 4주년을 맞았다. 국정농단 세력을 탄핵한 촛불이 만들어준 정권답게 취임 초 최고 84.1%의 지지를 받으며 출발한 문 정부는 1년차 긍정평가 평균 70.8%. 2년차와 3년차 56.0%로 순항했으나 4년차에 들어서며 부정 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며 지지율이 30%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출범 초기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이 잇따라 열리며 기대감을 높였고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지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과 부동산 대책 실패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2020년 총선의 민주당 압승이 독이 됐는지 독단적이고 편파적인 국회 운영으로 민심과 멀어져 갔다. ‘적폐청산’만 내세운 채 ‘오만과 위선’으로 일관하고 추미애와 윤석열의 갈등,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무능과 불신, 위선과 내로남불의 아이콘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일자리 정부’는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은 최악으로 떨어지고 노인 일자리만 늘었다. 또 포용성장 성과로 강조한 ‘분배 개선’도 출범 직전 5.35배였던 소득 5분위 배율이 2019년 1분기 5.80배로 벌어져 더 악화됐다.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부동산 정책은 보유세 강화, 공시지가 현실화 등 강력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펼치지 못하고 26번의 대책에도 잡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시간 1년, 문재인 정부의 과제는 산적돼 있다. 코로나19 백신정책, 교착 상태인 남북·북미관계,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소득주도성장의 개선과 기업 규제 완화 등 모두 녹록치 않다. 안정적인 임기 마무리를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 문 대통령은 오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4년을 돌아보고 남은 1년의 국정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과연 국민에게 무슨 메시지를 줄지, 청량감을 줄 청사진은 아무래도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사설] 암호화폐 투자 과열에도 명확한 정의조차 못내리는 정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암호 화폐(가상자산)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주무 부처마저 없이 내팽개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과세하겠다면서도 정작 사업자 현황마저 파악하지 못하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같은 모습만 보이는 게 현실이다. 국세청이 9일 국회에 보낸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암호 화폐를 다루는 국내 사업자가 2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암호 화폐 거래소로 정부에 등록한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게다가 암호 화폐 사업자만 별도로 묶은 업종 분류마저 없는 데다 신고 업종도 통신판매, 전자 상거래, 소프트웨어 개발업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어 단속도 여의치 않다. 그런 가운데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최근 암호 화폐 시장 과열을 틈타 정식거래소라고 사칭한 가짜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문자메시지가 급증하며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간 적발한 가상자산 관련 가짜 사이트 피해는 32건으로 이는 지난해 전체 41건에 육박한다. 투자금 손실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은 것을 포함 땐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의 태도는 한심하기만 하다. 금융위원회는 가치를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 투자자까지 보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과세제도 만큼은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 또는 대여해 얻은 소득이 연간 250만 원(기본공제금액)을 넘기면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세율 20% 분리 과세를 천명했다. 반면 내년 대선 표심을 겨냥한 정치권은 투자자 보호와 제도화를 위한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더 큰 피해가 생기기 전 가상자산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부터 내리고 그에 맞는 대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사설] ‘2차 벤처붐’ 열기 꺼뜨리지 않으려면 면밀한 관리가 우선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6일 발표한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GERA)의 ‘2020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 조사에서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가 44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전년 15위에서 한 해 사이 6계단 상승한 결과로 반가운 일이지만, 극심한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이 실패를 무릅쓰고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일면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협회는 해마다 기업가정신과 국가의 경제성장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글로벌 연구단체다. 이 조사에는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핀란드, 이스라엘, 덴마크 등 10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참여해 창업진흥원이 국내조사를 수행하는 대표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44개국이 참여한 이번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분야별 지수를 합산한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5.49점이었다. ‘시장의 역동성’ 분야에서는 7.9점으로 전체국가 중 1위, 정부 정책의 적절성 분야 점수는 6.2점으로 5위였다. 또 직업을 선택할 때 창업을 선호하는 비중은 56.6%로 전년보다 2.3%p 높아졌다. 특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 항목에선 조사 참여국 43개국 중 가장 낮은 43위였다. 하지만 이번 2차 벤처 붐은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권 시절 1차 벤처 붐과 결이 다르다. 취업난으로 창업 외에는 선택 여지가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성격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정부는 벤처투자 확대 등을 통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등 2차 벤처 붐 열기를 이어가기 위한 창업·벤처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하지만 창업이라는 게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는 게 정설이다. 이미 우리는 1차 벤처 붐 ‘닷컴 버블’때 실패의 ‘쓴 맛’을 본 경험이 있다. 기업가정신 상승 자랑 보단 더욱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민간 R&D 투자위축, 정부의 대‧중기 지원정책 차별이 원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민간 연구개발(R&D)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 R&D 투자는 2000~2004년 연평균 14.9%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2015~2019년은 7.5%로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5~2009년 10.5%, 2010~2014년 12.2%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것으로 대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은 정부의 대·중소기업 지원격차가 원인이란 주장이 나온다. 한경연은 민간 R&D 투자가 뒷걸음친 배경으로 대기업의 투자 부진을 지목했다. 2019년 기준 민간 기업 R&D 투자액 중 대기업 비중은 76.7%로 벤처기업(12.1%), 중소기업(11.2%)보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민간 R&D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데다 대기업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투자 의욕에 따라 전체 민간 R&D 규모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한경연은 주요국보다 대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의 부족도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기업이 세액공제 및 감면 등 R&D 투자 관련 받은 지원액은 투자액의 2%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5개국(G5)이 대기업 R&D 투자액 평균 19%에 달하는 지원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한국은 26%로 G5 평균 23%를 웃돌았다. 이는 정부의 R&D 투자 지원정책이 중기에 편중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R&D 세액공제율을 예로 들면 중기 공제율 25%는 2011년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2013년까지 3~6%였던 공제율이 2014년 3~4%, 2015년 2~3%, 2018년 0~2%로 계속 줄었다. 민간 R&D 투자는 국가의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마중물’로 대기업의 투자 의욕이 중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먼저 현 정부의 반기업 정서부터 바꾸는 게 순리이지 싶다.

[사설] 의혹 많은 부적격 후보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여야가 지난 4일 5개 정부부처 인사청문회를 동시에 실시했지만 청문보고서 합의 시한을 하루 남기고 문승욱 산업통상부장관 후보자만 보고서 채택에 합의하고 나머지 후보자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임혜숙 과기부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수부장관 후보자는 사실상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의 수위가 높고 청문회에서도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해 정의당마저도 '데스노트'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임 후보자는 자신의 남편을 제자 논문에 18차례나 공동 저자로 올렸고 13차례에 달하는 위장전입 사실과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4차례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등 다양한 논란이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주영 한국대사관에 재직했을 당시 배우자가 고가의 도자기 1250여점을 구매한 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외교관 이삿짐' 명목으로 반입해 소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판매까지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도리다. 문재인 정부는 7대 인사 배제 기준(병역 회피·부동산 투기·탈세·위장 전입·논문 표절·성 범죄·음주 운전)을 국민께 약속했으나 매번 거르지 못하고 장관 후보로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영과 코드만 따지다 보니 전문성이나 도덕성이 뒷전으로 밀려 검증에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부적격' 못 박은 상황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동의 없는 '패싱'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하지만 송영길 신임 대표가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 처리한다면 ‘또 거수기’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29명이나 된다. 4·7재보선 참패에 이어 레임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또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국민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적격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건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다.

[사설] 심상찮은 물가 고공행진, 인플레-재정긴축-금리상승 이어지나

최근 물가가 심상찮은 급등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부의 긴축재정과 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이 고조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현지시각 4일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한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생산자 물가가 모두 크게 뛰면서 인플레이션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며 신종 코로나 충격에서 허덕이는 경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인플레 현실성이 많지 않다’는 쪽은 유가 등 공급 측면 요인으로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수요가 아직 이를 뒷받침할 여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유가·원자재·곡물 가격 초강세에 더해 ‘펜트 업(지연·보복) 소비’까지 이어진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만만찮다. 이 같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국고채 금리 등 시장금리를 끌어올리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상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한은 역시 최근 금통위서 인플레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물가 상승이 작년 초 코로나 사태 이후 이어진 완화적 통화정책의 결과인 만큼, 금리 인상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신 통계에 따르면 3월 시중은행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2.88%로 2월(2.81%)보다 0.07%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3.61%에서 3.70%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66%에서 2.73%로 올라 각각 2개월,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이 최근 치솟는 물가가 걱정되는 이유다.

[사설] 교육비 부담에 허리 휘는 40대…청년층 결혼‧출산 기피 원인

대한민국 2030 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3일 발간한 보고서 ‘대한민국 40대가 사는 법: 4대 인생 과제 편’에 따르면 2030 세대 직전 세대인 40대의 절반이 내 집이 없는 가운데 자녀교육비로 월평균 107만을 지출하고, 은퇴자산을 마련하는 데는 월평균 61만 원 저축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있는 40대 부모 중 88%가 자녀를 학원에 보내며 평균 월 107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교육비는 월 가구 소득의 20% 내외로 전 소득계층에 걸쳐 중요 지출항목이었다. 상위 소득 가구(9~10분위)도 51% 이상 자녀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최우선 순위인 은퇴자산 마련(42%), 주거 안정(36%)을 위한 저축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소득자의 평균 세후소득은 월 468만 원(중위소득 400만 원)으로 그중 73%인 343만 원을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로 지출했다. 반면, 이들의 평균 저축액은 월 61만 원으로 하위소득 가구의 경우 54%가 은퇴자산을 위한 저축을 하고 있었고, 이들의 저축액은 평균 월 35만 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느라 저축할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청년세대는 이렇듯 자신의 바로 앞선 세대 40대가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아등바등하는 현실에서 왜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럴 바에는 비혼으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수입을 오롯이 쓰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앞으로도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 될 것이다. 교육비 부담은 40대뿐만 아니라 곧 40대가 될 청년층에도 부담이며, 결혼 기피와 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정부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사설] 글로벌 배터리 시장 중국 대약진…디스플레이 ‘악몽’ 재연되나

지난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나는 반면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하락하면서 지난 2017년 글로벌 LCD 시장에서 중국에 점유율 1위를 내준 악몽이 배터리에서도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에 따르면 중국 업체의 성장률이 200~300%에 달한 데 비해 국내업체의 성장세는 갈수록 밀려나고 있는 까닭이다. SNE에 따르면 1분기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47.8GWh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7.0% 급증했다. 2020년 3분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판매 회복세가 2021년 들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3위였던 CATL의 배터리 탑재량이 15.1GWh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BYD가 3.2GWh로 4위, CALB은 1.3GWh로 7위에 올랐다. 반면, 국내 3사의 탑재량은 늘었지만, 시장 성장률을 밑도는 증가율에 머무르며 점유율이 크게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성장률은 89.3%였지만 점유율은 24.6%에서 20.5%로, 삼성SDI도 57.2% 늘었지만, 점유율은 7.7%에서 5.3%로, SK이노베이션 역시 108.6% 늘었지만, 점유율은 5.5%에서 5.1%로 추락했다. CATL이 지난해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에 뒤진 업체였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 이 같은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급속한 재편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주춤했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지난 3분기 이후 빠르게 회복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팽창하는 내수 시장에 힘입어 대거 약진한 데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또 당분간 중국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CATL을 비롯한 중국계 업체의 비중국 진출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국내 3사의 글로벌 입지가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울한 분석도 나온다. 우리 업체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다시 긴장 높아지는 남북-북미관계

오는 21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동안 잠잠하던 남북과 북미관계가 다시 요동칠 조짐이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강대강·선대선'의 대미정책을 천명하고 미국 비난을 자제하며 관망세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바이든이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외교와 단호한 억지'를 통해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밝히자 상응조치를 언급해 본격적인 도발 행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바이든을 겨냥한 담화에서 미국 집권자는 ‘대단히 큰 실수’를 했다며 새로운 대북정책을 '낡고 뒤떨어진 정책'이라고 깎아내리고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남북관계에도 전단 살포가 악재로 급부상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주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이라는 거친 표현을 쏟아내며 '심각한 도발'로 간주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해 6월에도 두 차례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군사행동을 시사하는 담화를 낸 뒤 사흘 만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버린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발언 등에 건별로 대응하며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다양한 대응과 군사적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새 대북정책 이행을 공조하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한국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분간 상황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국면이나 우리 정부가 서둘러 나서야 할 이유다. 다시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자임할 것인지, 새 ‘실용적 외교’에 편승할 것인지 최종 지향점은 한반도 대화 복원임을 확실히 하기 바란다.

[사설] 14개월만의 공매도 재개, 보완책에도 ‘역기능’ 가능성 여전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매도가 3일부터 14개월 만에 부활하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공매도 제도 자체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어서 기관과 외국인 등 ‘큰 손’들이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개미’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과 증시에 낀 거품을 제거함으로써, 합리적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팽팽히 맞서 왔다. 금융당국은 2일 이를 의식한 듯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 구성 종목은 증시 상황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반기(6월·12월)마다 종목을 재선정해 공지하기로 했다.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되면 공매도 종목도 따라 변경되며, 사전 및 모의투자를 이수한 개인의 참여도 허용키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로 인한 증시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공매도 금액이 전부 순매도로 이어지며, 전체 주가지수의 하락을 부추기는 악영향은 생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특히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고, 개인 대주제도가 확대된 점 등은 그간 공매도의 문제점으로 꼽혀 온 형평성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공매도는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에 가까운 데다, 공매도를 이용한 주가 폭락에 개인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 까닭에 공매도 재개 D-데이가 다가올수록 개인을 중심으로 증시 ‘하방 압력’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 같은 긴장감이 투자심리에 반영돼 지난 30일까지 4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하락하고 있다. 어쨌든 뚜껑은 열렸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재개조치가 향후 증시에 ‘순기능’을 가져올지 아니면 ‘역기능’을 초래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설] ‘정책의 정치화’ 지양하고 정부 선제적 대응 확대해야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과 고용유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규제 개혁을 통한 신사업 진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29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응전략’ 기조강연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이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경제의 패러다임이 탈세계화와 자국이익주의 심화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비대면 경제와 언택트 문화 확산, 정부의 역할 강화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바뀌고 일자리가 감소하며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산업 생태계 조성과 고급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하는데 현 정부는 충분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문제점으로는 저성장 고착화에 따른 잠재성장률의 지속적 하락과 주력 제조업 경쟁력의 약화, 신산업 부재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으며 최근 반기업 정책과 입법으로 기업경영 환경이 악화돼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규제일변도의 노동법과 경직된 노동시장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금리상승기인 현재 자산시장에 있는 버블이 깨질 경우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이 짙다고 지적하고 국민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의 정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사실 최근 정부가 시행하는 많은 정책들이 정치적 역학과 진영논리에 억매이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 동떨어진 포퓰리즘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포럼에서 제시된 방안들을 심도 있게 검토해 사회적 합의 기반을 구축하고 정책 전환의 시금석으로 삼기 바란다.

[사설]  가계부채 총량 관리대책 또 다른 역차별이 우려되는 이유

정부가 갈수록 늘어나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2021년 5~6%대, 2022년 코로나 이전 수준 4%대로 관리하는 등 점진적 연착륙을 추진하는 한편 과도한 대출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초강력 금융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열린 제3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향후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DSR 차주 단위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3년 7월에는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DSR은 대출 심사 때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현재 은행별로 평균치(DSR 40%)만 맞추면 되기에 차주별로 DSR가 40% 넘는 경우가 있는 데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소득이 낮은 청년층의 경우 대출 취급 때 미래 예상소득 증가 가능성을 반영키로 했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로 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정부는 대출 규제 강화로 서민·청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40년 초장기 ‘모기지’도 도입하기로 했다. 40년 ‘모기지’는 현재 30년이 최장인 보금자리론 요건을 준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차주별 DSR 40%의 전면 적용은 부동산·대출 시장에 주는 충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실거주 목적이라 하더라도 본인 자금 60% 이상 없이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청약시장이 현금 부자들의 ‘돈놀이’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또 차기 대선 청년층 표를 겨냥한 우대조치도 당장 돈이 급한 4050 세대로서는 ‘역차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자칫 가계부채 총량규제에만 치중하다 더 큰 후유증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경청하길 바란다.

[사설] 사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삼성의 ‘이건희 상속세’ 납부

지난해 10월 영면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고인이 남긴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60%에 달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한다고 28일 밝혔다. 아울러 1조원의 의료 공헌과 2만3000여점에 이르는 미술품 기부 등 사회 환원도 약속했다. 삼성 일가가 납부하는 상속세는 전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한국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삼성 일가의 파격적인 사회 환원은 고인이 평소 실천해 왔던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사업에 총 3000억 원을 내놓기로 한 것은 의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돈이 없어 고귀한 생명을 잃는 어린이가 있어선 절대로 안 된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으로 사회의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유족들이 개별 상속내역은 공개하지 않아 상속 주식을 어떻게 분할할지 관심이 증폭된다. 이 회장의 주식 분할은 삼성 주가 변동은 물론 지배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삼성 일가는 지난 26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의 대주주 변경 신고를 하면서 삼성생명 주식 20.76%를 분할하지 않고 공동 보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 아직 분할 합의가 끝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나 유산 배분 과정에서 남매간에 이견이 생긴다면 삼성 이미지에 흠을 남길 수 있어 우려된다. 삼성 일가의 막대한 사회 환원은 여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도 영향을 미칠지 기대된다. 삼성의 다양한 사회공헌은 ‘사업 보국’의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그리는 '뉴 삼성'의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경영 전반에서 사회 상생과 공헌을 강조했듯이 단순한 재산 상속을 넘어 인류와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는 초일류 기업 삼성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설] 정부 ‘백신 자주권’ 선언, 선택과 집중통해 과감한 지원을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백신 수급 문제의 근본적 해법 중 하나가 백신 자주권 확보, 즉 국내 백신 개발”이라며 자체적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을 밝혔다. 전문가들도 최근 변이주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지속기간이 6개월~1년 안팎이라고 밝히고 있어, 독감처럼 매년 접종하는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국산 백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날 홍 총리대행은 개발 시기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상정하고 올해 정부 예산 687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임상 특히 3상 임상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까닭에 이 같은 지원계획은 ‘언 발 오줌 누기’에 불과하며 정부가 ‘백신 자주권’에 일정 부분 관련이 됐다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은 SK 바이오사이언스 2건을 비롯해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등 5건의 개발이 진행 중이며, 이 중 2개 기업은 2상에 돌입했으며, 이르면 하반기 중 3상 진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총리대행의 이날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백신 정책에 대한 빗발치는 비판여론을 ‘백신 자주권’을 앞세워 무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3상에 들어갈 예정인 국산 백신은 하루 전 도입이 확정 돤 노바백스의 ‘합성 항원’ 방식과 최근 ‘혈전’ 발생으로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벡터’ 방식 백신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는 아직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30조 원 가까운 돈이 지급되고, 20조 원 안팎의 4차 재난지원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자주권’에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가 너무 적어 보인다. 정부는 가능성이 큰 국산 백신에 선택과 집중을 해 과감한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

[시승기] '뼛속'부터 다른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5'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고속에서도 밟는 대로 나가네." '테슬라 킬러'로 불리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 부분은 고속에서의 펀치력이다. 최근 내연기관 자동차가 소위 끝물에 이르면서 '주행실력'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지만, 아이오닉5에 비할바는 아니었다. 아이오닉5 시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아이오닉5가 뼛속부터 '찐' 전기차라는 사실은 주행을 시작하면서 확실히 다가온다. 기존 내연기관은 물론 뼈대는 같고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파워트레인만 바꾼 전기차와도 주행질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에 3000mm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뽑아낸 아이오닉5는 크기는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과 비슷하지만 휠베이스는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보다도 길다. 앞·뒤 바퀴를 양 끝까지 밀어 '황금비율'을 만들어 냈다. 얼핏 보면 달리기에 최적화된 '미드 쉽' 구조다. 실제 제로백도 5.2초에 불과하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도 낮다. 덕분에 저속이나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운전 피로가 낮고, 고속에서는 스포츠카 다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속직진안전성은 아쉬웠지만 코너를 파고드는 실력이나 순간 가속력, 추월 가속력 등이 만족스러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을 놓치지 않았다. 주행 소음이 기존 자동차와 비교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도 돋보였다. 스티어링 휠에서 다이얼 방식으로 변경 가능 한 주행모드도 변화에 따라 성격이 명확했다. 아이오닉5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대차 최초의 고유 모델인 '포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만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해치백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 디자인에 거리의 사람들이 아이오닉5를 힐끔 쳐다보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파라매트릭 픽셀 헤드램프는 아름다워보이기까지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이숙해지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역시 첨단 이미지를 부여한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도 어색하긴 했다. 지붕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 비전 루프는 기존 내연기관차에도 흔이 탑재되지만 아이오닉5는 전기차라서 그런지 미래 지향적 기술로 다가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실내 구성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대형 세단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가장 독특하다. 움직이는 센터콘솔로 최대 140mm까지 뒤로 밀어 1열과 2열 공간을 상황에 따라 연출할 수 있고, 넉넉한 수납공간도 마련됐다. 12인치 클러스터와 12인치 인포테인먼트는 하얀색 테두리로 포인트를 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시인성이 우수했다. 아이오닉5를 거대한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캠핑에서 아주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반자율주행 기술도 최고 수준이다.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를 놓고 실망하는 이들도 있지만 막상 타본 아이오닉5는 그 부분에서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시승차는 롱레인지 2WD 모델로 공인된 1회 충전거리는 401km로, 경쟁 모델로 지목됐던 테슬라 모델 Y보다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수준급의 회생제동력을 발휘해 실제 전비는 훨씬 좋았다.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것도 아이오닉5의 경쟁력이다.

'주택 비전문가'로 채워진 국토부…기재부 등 외부 인사 투입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그 산하 공기업 사장에 기획재정부, 국세청, 금융 분야 인사 등 국토부 외부 전문가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번 인사는 LH 투기사태 등 국토부 안팎의 잡음이 이어져 조직혁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내부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권 임기 말 기재부와 연관된 부동산 세제 관련 대책에 기재부 및 금융전문가를 앉쳐 좀 더 빠른 속도의 대책 실행을 유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회 등에 따르면 내달 4일 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노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예산처, 보건복지부 등을 거쳤다. 이후 복귀한 기재부에서 행정예산심의관, 사회예산심의관 등 예산실 주요 보직을 맡은 바 있다. 경제 관료인 노 내정자가 국토부 장관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했다. 현재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투기 근절이라는 큰 과제를 풀어야 하는 만큼 부동산 분야 전문가 등이 올 것으로 관측됐다. 노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주택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도 있다.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이 설계한 2.4대책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노 내정자는 국무조정실에서 4년 가량 업무를 수행한 만큼 국정 이해도와 조율 능력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에 임명된 후 2018년 국무조정실장으로 지난해까지 근무했다. 노 내정자는 "국토부 소관 사항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바를 잘 알고 있으며, 국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는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임명됐다. 김 신임 사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서울지방국세청장과 2019년 국세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2만여명 규모의 거대한 국세청 조직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투기 근절, 국세 행정개혁 등 세정분야에서 실적을 쌓은 김 사장의 경험이 투기 사태로 수술대에 오른 LH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 역시 주택이 주분야는 아니다. 이에 국토부의 오른팔로 2.4대책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할 LH를 이끄는 것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에는 권형택 전 김포골드라인 운영주식회사 대표가 지난 23일 취임했다. 권 신임 사장은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상무, 씨나이자산관리(C9 AMC)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인천광역시 투자유치고문, 미단시티도시개발 부사장, 서울도시철도공사 전략사업본부장도 역임했다. 권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HUG의 내실 강화와 더불어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강조하며 윤리경영을 공언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권 임기 말 정부에선 새로운 정책 시도보다 내부 기강을 잡고, 남은 정책들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둔 것 같다"고 인사에 대해 평했다.

중금리대출 35조원…포퓰리즘에 멍든 금융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권에 대한 정치권의 생색내기 제도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들의 지원을 위해 중금리 대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여당에서는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은 원리금을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금융권은 4.7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이 정말로 금융권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금융권이 멍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요건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층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대출를 통계로 집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용점수 하위 50%(기존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실행되고, 금리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중금리대출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상한도 낮췄다. 은행의 경우 10%에서 6.5%로, 상호금융은 12 8.5%로, 카드사는 14.5%에서에서 11.0%로 인하했다. 금융위는 올해 약 200만명에게 32조원, 내년에는 약 220만명에 35조원의 중금리대출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은행권의 공급 확대를 위해 중금리대출 공급액 일부를 가계부채 증가율 계산시 예외로 인정해주고, 실적을 경영실태 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한 만큼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대출 원리금을 탕감하는 법도 추진되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대표 발의한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 개정안'은 재난시 정부 방역조치로 소득이 급감한 이들에게 대출 원금 감면 등을 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법 개정안은 '재난으로 인해 영업 제한 또는 영업장 폐쇄 명령을 받거나 경제 여건 악화로 소득이 현격히 감소한 사업자 또는 그 사업자의 임대인은 대통령령에 따라 은행에 대출원금 감면, 상환기간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를 위반한 은행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금소법 개정안은 금융위가 '금융상품판매업자'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다. 은행법과 비슷하지만 적용 대상이 은행 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 등의 조치로 소상공인의 경제난이 가중됨에 따라 이자 상환 유예 등의 조치로 사회 안전망을 보완하자는 게 개정 취지다. 법안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 상정돼 상임위 차원의 논의가 진행중이다. 금융권은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확대 및 원리금 상환유예, 탕감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것이다. 우선 금융권은 정부가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금융권이 자율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상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실적을 공시하도록 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에게 줄세우기를 시키도록 해 반강제적으로 대출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금리대출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연체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데, 여기에 외적 환경변화로 원리금을 탕감시키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다른 금융소비자로의 비용 전가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봤다. 원리금 감면도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자문에 있어 금융회사에 비해 정보나 협상력이 불리한 소비자를 보호하는 취지로 제정된 것으로, 재난 등 외적 환경변화에 따른 지원조치를 규정하는 것은 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도 "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아 여당이 심판 받았다는 생각에 은행을 더욱 쥐어짜는 포퓰리즘 정책들"이라며 "금융지원에 대한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은행에게만 전가시키려 하는 인식은 바뀌질 않는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