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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회의 시간에 큰 소리로 의견을 외치는 사람? 아니면 말 한마디 않고 조용히 있는 사람? 자기 PR의 시대, 셀프 마케팅이 대세이다. 수많은 베스트셀러, 상업 광고, 멘 토 들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며 어서 큰 목소리로 의견을 외치라고들 한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자신을 칭찬해 주지 않으니, 상품을 광고하듯 스스로를 포장하라면서. 하지만 회의 시간에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 과연 실천할 수 있는 일일까? 한발 물러서서 말과 태도를 조용히 절제하면 가능하다. 시끄럽게 자기주장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낮추면 과도한 견제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온전히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다. 반면 개인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감춘 셀프 마케팅은 다른 사람에게 왜곡되게 비춰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그릇된 기대감만 심어 주게 된다. 고상하게 낮추고 은밀하게 이기는 절제의 기술을“마티아스 뇔케”은 그의‘저서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에서 일러준다.
‘절제understatement’는 실제보다 낮춰서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과 관리·화술 같은 자기계발에 필요한 영역부터 역사·심리 같은 인문 분야까지 두루 망라하여 절제를 다루고 있다. 조용한 사람이 이긴다는 현 사회의 무한 긍정, 과잉 노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펼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절제를 제시하며 원시시대 사냥꾼의 생존법부터 기사도, 사무라이 정신 등 역사 속 절제를 살펴본다. 더불어 사회심리학, 진화심리학 등 심리학의 시각으로도 절제를 분석한다. 가장 유명한 절제의 좋은 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이다. 메르켈의 경쟁자이자 당시 독일 총리였던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메르켈을 무시하며 경쟁자로 대하지 않았고, 자신을 낮출 줄도 몰랐다. 자기 말고는 아무도 국정운영을 할 능력이 없다고 거들먹거리다 바로 사과를 해야 할 정도로 기고만장하였다. 반면 주목받지 못했던 메르켈은 진흙탕 싸움에서 조용히 한발 물러나 차분하게 정책 준비를 해나가 국민에게 신뢰감을 얻었다. 나대고 경솔하게 굴다가 신뢰와 지지를 잃은 슈뢰더는 결국 메르켈에게 정권을 내주게 됐다. 메르켈은 총리가 되어서도 절제하는 태도로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며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그녀는 슈뢰더가 총리였을 때보다 더 인기 있는 총리가 됐다.
주변의 큰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필요한 순간에 유효한 말과 행동으로 목표한 성과를 거두고, 남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경청하고 관찰하는 태도. 이는 내면이 강한 사람만이 취할 수 있다. 절제야말로 가장 자기다운 방식으로 편안하게 삶을 지키기 위한 필요한 삶의 태도이다. 눈에 띄지 않고, 소박하지만 누구의 밑에 속하지 않는다. 무엇을 시작하건 그만두건 스스로 결정한다. 이것은 스스로를 존중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절제는 내면의 힘과 자립심의 표현이다. 주변의 요구에 맞추려고 자기 행복을 걸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기준이다. 게다가 이 기준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두는 것이다. 21세기의 핵심 키워드는 자기 절제다. 미국인 전체 사망률의 50%를 차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무시무시한 암이나 총기에 의한 살인? 아니다. 일종의 느린 자살, 즉 ‘자제력 부족’이 그 원인이다.
전체 미국인 가운데 흡연, 과음, 비만, 위험한 섹스 등으로 죽는 사람이 연간 100만 명에 이른다. 사상 최악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미군 총 전사자가 40만 명임을 감안 한다면 실로 엄청난 수치다. 대부분 흡연자는 흡연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잘 알고 있으며, 그 가운데 70%는 담배를 끊고 싶어 한다. 따라서 정보 부족이 아니라 자제력이 부족이 문제다. 이처럼 자제력은 현대인의 건강과 생존을 좌우하는 필수조건이 되었다. 이제 현대인들은 사회로부터 엄청난 수준의 자기 절제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요받고 있다. 사회는 더 이상 우리를 구원하지 않고, 자제력 부족은 낙오와 실패, 죽음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일에 에너지를 집중해 속도와 정확성을 기하고, 시간 관리를 잘하며, 그만두고 싶을 때도 강한 의지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다. 민심이 천심이다. 초가삼간 다 타도 빈대 죽는 것만 시원하다는 속담이 있다. 민심에 반하는 가짜 뉴스 차단을 위해 국민의‘카톡 검열’을 하겠다고 생뚱맞은 발상, 공포정치를 하겠다는 겁박용이요, 망발 수준에 가깝다. 실제 가짜 컨텐츠의 유통을 막기 위한 발언일지라도, 절제가 필요한 성급한 판단이며, 전근대적인 발표였다.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 절제가 필요하다.’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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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아시아타임즈 논설실 논설실 atmedia@asiatime.co.kr
입력 : 2025-01-19 05:00 수정: 2025-0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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