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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또 팬데믹급 마감...국제유가, WTI 7.4%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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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뉴욕증시는 4월 첫 주 마지막 거래일, '코로나19 팬데믹 급' 상호관세 충격에 또다시 폭락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반발해 내놓은 대미 보복관세를 미·중 무역전쟁 신호탄으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여 위험자산 탈출 러시를 가속화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투자자들을 낙담시키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조정 국면을 지나 약세장으로 진입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무려 2,231.07포인트(5.50%) 급락한 3만8314.8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22.44포인트(5.97%) 떨어진 5074.08, 나스닥종합지수는 962.82포인트(5.82%) 미끄러진 1만5587.79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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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낙폭은 전날보다 더 커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6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조정 국면(최고점 대비 10% 이상↓) 더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S&P500지수는 역대 최고점(2월 19일·6144.43) 대비 17.46%, 다우지수는 고점(작년 12월 4일 4만5073.63) 대비 14.99% 가라앉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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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16일 기록(2만204.58) 대비 22.85% 곤두박질치며 약세장(최고점 대비 20% 이상↓)에 진입했다.

 

이날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단 14개 종목만 전일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도 S&P500과 나스닥은 202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난 7주 가운데 6주간 마이너스 행보다.

 

중국은 이날 "오는 10일을 기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고했다. 34%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틀 전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책정한 관세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잘못 대응했다. 그들은 패닉 상태"라며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평했다. 그는 관세 여파로 흔들린 시장과 관련 "내 정책들은 결코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부자가 될 기회다. 지금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면 어느 때보다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내리기에 완벽한 시점"이라며 파월 의장에게 "정치를 중단하고 금리를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이날 경제 전문기자 협의체 SABEW 연례총회에서 트럼프 2기 관세 인상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고 지적하면서 "관세가 향후 수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신규 데이터와 전망 변화, 위험 균형 등을 충분히 지켜본 후에 통화정책 조정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연준 풋(Fed Put)을 기대했던 시장은 낙담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은 급락세를 지속했다.

 

중국 보복관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엔비디아·애플·테슬라 낙폭이 두드러졌다. 엔비디아 7.36%, 애플 7.29%, 테슬라 10.42% 각각 떨어졌다.

 

그 외 마이크로소프트 3.56%, 알파벳(구글 모기업) 3.40%, 아마존 4.15%,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5.06% 밀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YTD) 31.81% 급락했다. 백악관 측은 전날 대만에 대한 32% 상호관세가 반도체 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동종업계 AMD 주가는 8.57%, 브로드컴 5.01%, 퀄컴 8.58% 각각 뒷걸음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전날 9.88% 하락에 이어 이날 7.60% 추가 낙하하며, 주간 실적이 2001년 9월 이후 24년래 최악 수준을 나타냈다.

 

인텔은 대만반도체제조회사 TSMC와 파운드리 합작 법인 설립 조건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기대를 모았으나 주가는 11.50% 후진했다. TSMC 주가도 6.75% 내렸다.

 

미국의 다국적 화학기업 듀폰은 중국이 트럼프 관세에 맞대응, 듀폰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12.75% 미끄러졌다.

 

중국 수출 규모가 큰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 주가도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뒷걸음치며 다우지수 급락을 부추겼다. 보잉 9.49% 캐터필러 5.78%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모두가 빨간불을 켰다.

 

낙폭은 임의소비재 4.5%, 필수소비재 4.55%, 에너지 8.7%, 금융 7.39%, 헬스케어 3.17%, 산업재 6.29%, 소재 6.29%, 부동산 2.51%, 테크놀로지 6.33%, 통신서비스 4.89%, 유틸리티 3.27%로 대부분 종목 낙폭이 전날보다 확대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8000명으로, 전월 (11만7000명) 대비 11만1000명이나 늘어났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13만5000명)와 최근 12개월 평균 증가폭(15만8000명)을 모두 큰 폭으로 상회했다.

 

평소 같았으면 시장에 상승 탄력을 더했을 긍정적 '서프라이즈'이나, 시장 붕괴를 막지 못했다.

 

투자자문사 바워삭 캐피털 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 에밀리 바워삭은 "강세장은 죽었다. 이념가들과 자해 상처가 시장을 파괴했다"며 "시장이 조만간 바닥을 치겠지만 우리가 더 걱정하는 것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장기적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케츠 수석 글로벌 전략가 제이 우즈는 "무역전쟁이 확대되고 미국이 물러서지 않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기술 분야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장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고 강세장을 끝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역전쟁 공포에 '안전자산' 미 국채 수요가 치솟으며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9.5bp(1bp=0.01%) 낮은 3.86%까지 내려갔다가 견조한 고용 지표와 매파적인 파월 발언에 낙폭을 좁혔다.

 

하지만 파월의 매파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시간 기준,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 이상 인하할 확률은 96.2%로 전일 대비 17.5%포인트나 높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92.8%, 3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은 69.8%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5.29포인트(50.93%)나 치솟은 45.31을 가리켰다.

 

한편,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로 7% 넘게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하한 상호관세 폭탄에 중국이 맞대응하면서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한 위기감이 유가를 주저앉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4.96달러(7.41%) 폭락한 배럴당 61.9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4.56달러(6.50%) 내려앉은 배럴당 65.58달러에 마무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WTI는 이날 폭락으로 이번 주 하락률이 10.63%에 달했다. 2023년 3월 17일로 마감한 한 주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다.

 

또한 이날 하락률은 2023년 10월 4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WTI 마감가 61.99달러는 2021년 4월 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이 발표한 무차별 상호관세와 중국의 보복 조치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은 원유 수요를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유가를 강하게 짓누르는 힘으로 작용했다.

 

중국 재무부는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또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도 즉각 제한하기로 했다. 수출 제한 대상은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 기업 11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추가시켰다. 16곳의 미국 기업은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려 이중용도 물품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도 단행했다.

 

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중국이 이날 내놓은 반격 조치에 대해 "한꺼번에 11개의 화살이 발사된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가 시작한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 전략 총괄은 "미국 관세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대응은 우리가 세계 무역 전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사실상 확실히 보여준다"며 "이 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경제 성장과 원유 및 정제 제품과 같은 핵심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트럼프는 "중국이 상호관세에 별로 만족하지 않는 걸로 이해한다"며 "중국과 선의로 계속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WTI의 올해 말 목표치를 62달러, 브렌트유 목표치를 66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파월 연 의장은 이날 공개 발언에서 매파적 기조를 보였다.

 

파월은 "앞으로 더 높은 관세가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몇 분기 동안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관세 인상이 예상보다 상당히 클 것이라는 점이 이제 분명해지고 있는데 얼마나,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파월은 금리 경로에 관해 묻는 말에 "오늘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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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 기자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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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김지호 증권부 better502@asiatime.co.kr

입력 : 2025-04-05 14:16 수정: 2025-04-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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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랫폼 역차별"... 대선 앞두고 다시 떠오른 '온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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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ACR 2025 개최…K-바이오 항암신약 '주목'

ASCO·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 학회 임상1상 또는 전임상 단계 초기 데이터 발표 리가켐바이오·온코닉테라퓨틱스·신라젠 등 참석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종양학 학회인 미국암학회(AACR 2025)가 이달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차세대 항암 기술을 선보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ACR 2025가 오는 25~30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AACR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술 대회로 꼽힌다. 전 세계 수천명의 연구자와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최신 연구 결과와 치료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AACR에서는 연구 중심 학회이기 때문에 임상 1상이나 전임상 단계의 초기 데이터를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항암 파이프라인이 최초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다국적 제약사에게 기술이전이나 공동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로도 각광받는다. 국내 기업들 중에서는 리가켐바이오, 신라젠, 아이디언스,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참가한다. 리가켐바이오는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STING 작용제 'LCB39'와 ADC 플랫폼 기술이전을 통해 후보물질이 도출된 LRRC15 ADC 'SOT106', CA242 ADC 'IKS04' 등 총 5건에 대한 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LCB39는 리가켐바이오가 독자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STING 단백질을 타겟해 선천성 면역세포의 활성을 유도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STING 작용제는 기존 면역항암제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약물 기전으로 주목받으며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을 시도했으나 약효 부족 및 부작용 이슈로 대부분 포기한 바 있다. 리가켐바이오의 LCB39는 리가켐바이오의 고유 기술력을 활용해 경쟁 STING 작용제 약물들 대비 세포투과성은 낮추고 암조직내로의 침투성 및 노출 기간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차별성을 통해 기존의 STING 작용제들의 강력한 효능은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앞선 경쟁사들의 실패 사례를 극복하고 2026년 초로 예정된 LCB39의 임상 진입 시 성공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온코닉테라퓨닉스는 차세대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네수파립(Nesuparib)의 위암 관련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에 앞서 발표 초록이 AACR에 의해 최초 공개됐다. 초록에 따르면 이번 연구발표는 기존 PARP 저해제가 승인받지 못한 적응증인 위암에서 네수파립의 작용 기전과 항종양 효과를 검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다섯 번째로 흔한 암종이지만, 항암 치료 옵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s)를 지닌 질환이다. 네수파립은 PARP와 Tankyrase(TNKS)를 동시에 억제하는 차세대 합성치사 이중표적항암신약후보로,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PARP 저해제와 차별화된 이중기전의 우수성을 증명하며 위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네수파립은 HRD(상동 재조합 결핍) 세포에서만 효과를 보이는 기존 PARP 저해제와 달리, HR(상동 재조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위암 세포주에서도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네수파립이 TNKS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Wnt 및 Hippo 신호전달 경로의 하위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위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라젠은 개발 중인 항암제 BAL0891 연구결과 3건을 포스터 발표한다. 'BAL0891'은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베이진으로부터 티슬렐리주맙(테빔브라)을 제공받아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개발 전문 회사 아이디언스도 암 줄기세포 표적 항암제 'ID12023', KRAS 돌연변이 비소세포 폐암·췌장암·대장암 표적 항암제 'ID12241',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제 'ID11916', PARP1 저해제를 탑재한 항체약물접합체(ADC) 'ID12401' 등 4종의 신약 후보물질을 공개한다. 업계 관계자는 "AACR은 기술력을 글로벌 무대에 검증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기업들의 기술 수출이나 공동연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경영유의 '경고'…PF 자산 털기 '관건'

금감원 지방 소형사도 '메스'…부실채권 매각 속도전 압박 부동산 관련 대출 8조원 밑으로…리스크 큰 브릿지론 '상승' 업권 공동펀드 조성 조치…'NPL사' 설립 등 부실 개선 앞장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대출 정리를 명분으로 저축은행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부동산 대출로 발생한 부실채권(NPL) 경공매에 나서야 하는 시기 건전성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도 건전성 회복 타이밍을 놓고 장고에 빠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부산 소재 DH저축은행에 경영유의사항을 조치했다. 해당 저축은행이 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자산 비중이 너무 높아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DH저축은행은 지난해 2739억원의 총자산을 보유한 소형 저축은행이다. 규모는 작지만 지난해 자산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DH저축은행은 전체 대출액 가운데 부동산에 빌려준 대출액 비중이 상당하다. 지난해 DH저축은행의 대출금 2210억원 가운데 부동산PF(222억원)와 건설업(231억원), 부동산업(311억원)에 빌려준 대출은 764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34.6%를 차지했다. 부동산 관련 대출액이 상당한 만큼 DH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지난해 빠르게 악화됐다. DH저축은행의 지난해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은 30.33%로 전년(20.17%)대비 10%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51%로 전년(13.38%)보다 5%p 이상 상승했고 연체대출비율은 13.02%로 전년(5.24%)과 비교해 2.5배 폭증했다. 764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관련 대출 가운데 연체액은 226억원으로 연체율은 29.58%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연체율이 높게 나타난 대출은 건설업(38.53%)과 부동산업(41.16%)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DH저축은행에 경영유의사항 조치를 내린 배경이다. 경영유의사항은 금융사의 취약성으로 경영진 주의나 경영상 조치가 필요할 때 조치되는 사항으로 행정지도 성격의 조치인 만큼 법적 강제력이 없다. 단 실제 이행 결과가 미흡하면 적기시정조치와 같은 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이 부동산 대출로 인한 건전성 부실을 명분으로 저축은행을 계속 압박헤 나서고 있는 셈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저축은행 곳곳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하면서 경영개선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10위권 대형사인 상상인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경영개선권고를 내렸다. 페퍼저축은행에도 적기시정조치를 검토했지만 건전성 개선 노력을 참작해 조치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금감원이 지속적으로 저축은행을 압박하는 이유는 부동산 PF 등 대출 부실 장기화로 인한 업권 건전성 악화와 연관이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8.52%로 전년(6.55%)에 비해 1.97%p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66%로 전년(7.75%)보다 2.91%p 상승했고,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8%에서 113.2%로 0.6%p 하락했다. 저축은행 건전성은 악화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자산 감소 속도가 느린 것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7조7000억원으로 전년(7조9000억원)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문제는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잔액은 전년(2조1000억원)보다 3000억원 늘어난 2조4000억원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대출에서 브릿지론은 본PF를 본격 시작하기 전에 시행사에서 제2금융권에게서 빌려오는 단기차입금으로 연체율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지난해 기준 7.29%로 전년(6.96%)보다 0.3%p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9.39%)보다는 감소했다지만 부동산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연체율의 변동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충분한 가용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3중 유동성 대응체계'를 점검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3중 유동성 대응은 △1단계 개별사 자체 유동성 △2단계 저축은행중앙회 자금 지원 △3단계 한국은행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지는 지원 체계다. 또 업권 차원에서 자체 NPL 정리회사를 설립하고 부실자산 매각을 위한 경공매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대출로 인한 부실을 털어내기만 하면 실적 등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공동펀드 조성이나 경공매 진행에 속도를 내려고 하고 있지만, 현재 지방이나 비주거용 사업장 등 수요가 적은 곳은 매각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해소하고자 업권 NPL 전문사를 설립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 부동산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 각 저축은행의 매각 참여 움직임이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금감원이 빠른 PF 부실자산 정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지방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개선을 조치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