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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외부 점검서 조직관리 문제점 확인
무리한 경영 목표부터 문제 해결 의지도 부족
전영현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 재건할 것" 강조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9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사상 처음으로 실적 부진에 대한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경영 쇄신 의지를 밝힌 가운데 연말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편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반도체)부문에 대한 외부 컨설팅과 경영진단을 진행 중이다. 삼성은 감사를 경영진단으로 부르며 사업의 문제점 분석과 함께 경쟁력 강화 방안까지 모색하는 종합적인 평가로 진행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지연의 문제를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품 개발에 대한 문제보다 인력 관리 시스템이 더 큰 문제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부문 인력은 지난 2020년 5만9117명에서 지난해 7만4043명으로 급증했다. 매년 5000명 가량의 인원을 추가로 뽑았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금의 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DS부문에 대한 컨설팅 끝난 상황은 아니지만 기술 개발보다는 비대해진 조직을 관리하는 프로세서가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다”며 “연말 임원 교체와 내부 보고 체계 개편 등 대대적인 조직문화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조직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과거부터 이어졌다. 지난 2022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직원의 편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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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만 4년이 채 되지 않은 엔지니어라고 밝힌 A씨는 이재용 회장 등 경영진에게 “현재 연구소에는 또 다른 예견된 실패를 맞이하는 일만 남았다는 분위기가 연구 인력 사이에 팽배해 있다”며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마음으로 '그래, 위에서 시키는 거니까 해야지'라는 자세로 다니는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문제는 또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르고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일을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원이 예단한 또 다른 위기가 최근 발생하고 있는 HBM 납품지연,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실패, D램 경쟁력 하락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외부 평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와 함께 발표한 ‘2024 세계 최고의 직장’ 조사 결과에서 삼성전자는 두 계단 하락한 3위에 그쳤다.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에 순위가 밀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2024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내놨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6%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4%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되는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이 80조9002조원, 영업이익이 10조7716억원에 달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것이다.
위기감이 커지자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는 사과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실적 부진에 경영진이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어 전 부회장은 “우리의 전통인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겠다”며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말 대규모 조직 개편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입에서 조직문화를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삼성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는 의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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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주영민 산업부 jjujulu@asiatime.co.kr
입력 : 2024-10-10 13:46 수정: 2024-10-1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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