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일본보다 뛰어난 기술로 압승 예상
조선3사, 한중일 무인 운항의 선두주자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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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자] “사실상 자율운항선박 한일전의 승자는 한국이다” 전세계적으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너도나도 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황에서 ‘자율운항선박 한일 경쟁’이 한국 조선 3사의 압도적 승리로 점쳐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시장은 향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는 본격 상용화 시점인 오는 2025년에 180조원, 해양수산는 오는 2030년 약 330조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거대한 시장을 쟁취하기 위해 각국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자율운항선박의 핵심 기술은 유럽이 선점하고 있다. 핀란드, 영국, 노르웨이 등이 일찍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8년 핀란드 국영 해운사 핀페리는 영국 롤스로이스와 함께 세계 첫 완전자율운항 여객선 ‘팔코(Falco)호’에 8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시범 운항에 성공했다. 노르웨이는 야라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7년 자율운항 선박 개발을 시작해 2021년 실증에 나섰다. 야라 인터내셔널이 건조한 ‘야라 버클랜드(YARA Bikeland)호’는 2022년부터 상업 운항에 투입됐다.
자율운항선박이 유망시장으론 떠오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해양사고 대부분은 인적과실에서 온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국내 해양사고 발생 건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 발생한 해양사고 3156건 중 인적 과실의 비율은 82%나 된다. 자연적인 요인, 선박의 노후화와 같은 요인보다 비율이 더 크다.
해운인력 부족도 자율운항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2030년이 되면 한국인 선원 공급이 수요보다 약 2700명 가량 부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영국 해운 전문 컨설팅 업체 드류리(Drewry)는 오는 2027년엔 전세계적으로 선원이 5만5000명이나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운항 선박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박운영비 절감 효과도 크다. 자율운항선박의 경우 현재의 화물선 운영비의 최대 22%를 감축할 수 있다. 또 선원의 거주공간과 안전장비 등도 필요하지 않아 더 많은 화물을 선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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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차량처럼 자율운항 선박에도 '자율화 등급'이 정해져있다. IMO(국제해사기구)가 이를 4단계로 나눠 정의했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이고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하는 수준이다. 3단계는 선원 승선 없이 원격 제어를 하는 수준이고 4단계는 인간의 개입이 없는 완전자율운항이다.
여러 가지 이점이 따르는 영역이다 보니 유럽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조선·해운 강국이 있는 아시아에서도 자율주행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 국가 중 기술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 최대 해운사인 '미쓰이OSK라인'은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선 자율운항을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의 연안 항로용 194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미카게’가 단 한 명의 선원도 없이 300km에 달하는 바닷길을 운항하는데 성공했다. 출항부터 운항은 물론이고 목적지에 도착 후 배에 탑재한 드론으로 항구 작업자에게 고정줄을 내려 정박까지 마무리하며 선박 스스로 모든 단계를 수행했다.
일본은 2025년 상업 운항을 시작해 2040년에는 일본 국적 선박의 절반 이상에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조선사들도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이 상업 운항을 목표로 한 2025년 한국 조선사들도 완전자율운항 선박 운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양국이 같은 해에 선박 운용을 계획하고 있어 '자율운항선박 한일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HD현대는 사내벤처로 ‘아비커스’를 출범하고 400억 가량을 투자해 레벨2의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2.0'을 개발했다. 하이나스 2.0은 각종 항해 장비 및 센서로부터 제공된 정보를 융합해 선박이 최적 항로와 속도로 운항할 수 있도록 안내·제어하는 AI 기반의 자율항해시스템이다. 지난해 6월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태평양 횡단에 적용하여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자율운항선 단비(DAN-V)를 건조해 원격제어시험, 경로추종시험, 충돌회피시험 등 자율운항선 운항을 위해 필수적인 주요 기능들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기술들은 레벨3에 해당한다. 한화오션은 확보된 자율운항 기술을 실선에 적용, 검증해 오는 2024년 완전자율운항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1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에 독자 개발한 원격자율운항 시스템(SAS)과 스마트십 시스템(SVESSEL)을 탑재해 지난 6월 거제~제주도~대만 가오슝항을 잇는 약 1500㎞의 항로를 운항하며 자율운항기술 실증을 완료했다.
울산대학교 김기수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일본이 선발주자로서 자율운항선박 시장에 뛰어든 것은 맞지만 한국 조선3사의 현재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이미 승기를 잡은 상황”이라면서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유럽이 강세이기에 한국 조선3사는 이제 유럽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체개발하고 있는 자율운항선박에 대해서 김 교수는 “자세히 봐야 하는 것은 선박의 크기 차이”라면서 “한국은 대형 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이 도입되지만 중국은 소형 선박에 시스템이 도입된다. 아시아를 한정해서 본다면 한국이 가장 앞서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우선 아직까지는 국제 해상법상 완전한 무인 운항은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일정 정원의 선원이 타지 않은 배를 운항하는 것은 불법이다.
더불어 원격/자율 운항자의 법적 의무와 역할이 정립되지 않아,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소재나 보험 적용 부분이 모호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해운 규정과의 충돌, 시스템 해킹 및 오류 등의 통신 사고에 대한 대응 체계 확립도 필수적이다.
이에 IMO(국제해사기구)는 2025년까지 자율운항선박의 용어 정리부터 국제 규정과 규제사항 등을 정립하고 2028년에는 관련 규약까지 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MO는 지난 5월 영국 런던 본부에서 'IMO 대한민국 대표부'와 공동으로 '자율운항선박( MASS :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s) 협약 개발에 대한 진전(Making Headway on the IMO MASS Code)'이라는 주제로 자율운항선박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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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김종길 산업부 kjk54321@asiatime.co.kr
입력 : 2023-09-07 15:47 수정: 2023-09-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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