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황영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오랜만에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1998년 최초 개봉된 이 영화는 2차 대전 당시 참전한 라이언 일가 4형제 중 유일한 생존자이자 실종자인 막내 '라이언 일병'을 구하는 내용이다. 생면부지의 일병 단 한 명을 구하기 위해 8명 대원이 사지로 내몰리며 겪는 갈등 등을 그렸다. 1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8명이 목숨을 거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결국 8명 중 6명이 희생되며 라이언 일병은 돌아온다. 지휘관인 존 밀러 대위는 라이언 일병에 마지막으로 "Earn this...Earn it"(우리 희생에 맞는 삶을 살아라)라는 말을 남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전일 금투협에서 열린 11개 증권사와 함께 하는 'ISA 연계 자립준비청년 후원사업'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에 메시지를 냈다. 자립준비청년은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 보호가 종료된 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19세 이상 24세 이하의 청년층을 말한다. 'ISA 연계 자립준비청년 후원사업'은 국내 최초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한 투자형 후원모델을 도입해, 자립준비청년의 자산 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황 회장은 "계속 여러분들을 주위에서 보살피고 챙겨주고 도와주고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책임"이라며 "우리 사회가 그 책임을 다 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는 미국이 일등병 하나 구하려고 온 부대가 온 헬기 다 떨어뜨려 가면서 여러 명 죽어가면서 일등병 하나 구하려고 난리를 친다"며 "사병하나 죽으면 끝인데 왜 그러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라이언 일병이 하나가 어디 적지에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온 부대가 앉아서 그 아이를 구해온다는 신념이 있어야 내가 마음 놓고 전쟁을 할 수가 있다"며 "우리 사회가 좋은 사회가 되려면 우리 사회에 던져진 자격을 막 시작하는 여러분들이 한 사람도 낙오되지 않고 안정된 생활을 가질 때까지 여러분들 돌봐줄 수 있어야 대한민국이 안정되고 선진화된 좋은 사회"라고 강조했다. 또 "아직 거기까지 가려면 멀었는데 오늘 굉장히 좋은 스타트가 시작된 것"이라며 "모든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참여해 자립준비청년에 가장 따듯하고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집단이 자본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황 회장은 또 이들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투자법도 제시했다. 그는 "버핏은 어렸을 때 주식에 투자해 주식은 오래 갖고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1000달러가 연리 10%씩 10년이면 2600달러, 20년 후는 6700달러가 된다며 그래서 투자를 오래해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여러분이 선망으로 생각하는 강남 부동산이 지난 20년 간 4배됐지만, 한국 주식은 7배, 미국 주식은 15배가 됐다"며 "주가지수가 들락날락 하지만 주식은 거의 우상향으로 10년마다 2배 이상씩 성장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ISA를 통해 주식 투자를 하면서 여러분들의 자산을 굴려가는 그런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이번 사업은 보호 종료 후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청년들에게 금융투자 경험을 쌓도록 해 실질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후원사로는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D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가나다 순) 11개 증권사가 참여해 72명의 청년에게 3년간 약 8억원을 지원한다. 각 증권사는 청년 명의로 개설된 ISA 계좌에 3년간 매달 일정액의 적립금을 지원하고, 청년은 이를 운용하며 투자 역량을 키우고 자산을 설계해 나가게 된다. 올해는 72명의 청년이 1차로 선발됐으며, 금투업계는 매년 동일 규모 이상의 신규 인원을 선발하고 참여사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금투협 측은 "이 사업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금융교육 콘텐츠, 멘토링, 인턴십 연계 등을 통해 청년의 지속가능한 자립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후원사들은 청년들의 금융 이해력, 투자 판단력, 진로 설계 역량을 함께 갖출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현행 ISA 가입연령 제한으로 19세 미만의 보호시설 아동·청소년에게는 혜택을 제공하지 못해 아쉽다"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과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한편, 황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3대 금투협 회장을 지낸 금융계 거물 출신이다. 이후 한미협회 회장을 거쳐 2022년부터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