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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0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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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CAR

[시승기] 무적 군함 위용 ‘그랜드 체로키 L’… 편의성 제고 고민해야

[아시아타임즈=곽호준 기자] ‘그랜드 체로키 L’은 지프의 플래그십 대형 SUV로 강력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한 브랜드의 기함에 걸맞게 고급감 넘치는 실내와 편리한 사양을 고루 갖췄지만 이외의 치명적인 단점들이 발목을 잡는다. 각 잡힌 외모에 5.2m가 넘는 차체 길이, 3m에 이르는 휠베이스에 기반한 넓디넓은 실내는 3열 시트까지 갖춘 데다 호화롭기 그지없다. 루프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높은 전고 덕분에 고급스러움을 표방한 플래그십인데도 정통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지프 DNA가 그대로 녹아든 자태를 뽐낸다. 이것이 그랜드 체로키 L을 마주한 첫인상이다. 경쟁사의 플래그십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편의 장비로 무장해 웬만한 단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어떤 자동차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이번 시승으로 느낀 그랜드 체로키 L의 극명하게 나뉘는 대표적인 장단점을 정리해 봤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써밋 리저브다. 장점1 랜드로버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드넓은 실내 그랜드 체로키 L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랜드로버 차량들의 실내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다. 시트는 탑승객을 포근하게 감싸는 팔레르모 가죽으로 마감했고, 트림 곳곳에 리얼 우드와 같은 수공예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특히 롱바디 버전의 장점을 잘 살린 광활한 실내 공간은 실용적이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차체 길이가 5220㎜, 휠베이스는 3090㎜로 기본 모델보다 각각 400㎜, 170㎜ 더 길다. 이 덕분에 3열은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리로 마련됐다. 2열 시트를 앞쪽으로 살짝 당겨 양보하면 건장한 성인 남성이 앉기에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되고, 네모 반듯한 천장 덕분에 헤드룸도 넉넉하다. 장점2 정통 오프로더란 선입견을 깨부순 우아한 승차감 지프는 그 어느 브랜드보다 오프로드에 진심이다. 시그니처 모델로 랭글러, 루비콘 등이 꼽힌다. 하지만 플래그십이 갖춰야 할 기본 중 하나는 오프로드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기보다는 단연 편안하면서도 우아한 승차감이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승차감과 오프로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에어 서스펜션’을 품었다. 효과는 확실하다. 높은 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포근한 승차감을 선보이고, 노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충격과 진동을 걸러내는 능력이 일품이다. 게다가 에어 서스펜션의 높이를 총 5단계로 조절해 비포장도로에서 지프만의 오프로더 감성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단점1 남부럽지 않은 편의 사양 갖췄지만 실용성은 글쎄..? 플래그십 모델답게 남부럽지 않은 다양한 편의 사양은 편리함을 더하지만 생각보다 실용적이지 못하다. 대표적으로 자체 티맵 내비게이션을 탑재했으나 반응속도가 느리고, 잦은 네트워크 오류가 오히려 불편함을 가중한다. 보기와는 달리 인터페이스도 간단치 않아 무선 애플 카플레이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해 스마트폰 전용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게 더 편하다. 또 운전석뿐만 아니라 동승석 시트까지 마사지 기능을 담았다. 적용 부위도 다양하고 강약 조절이 가능하지만 사실상 구색 맞추기에 가깝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꾹꾹’ 눌러주는 지압 효과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마사지 부위를 가볍게 터치하는 수준으로 딱 한 번 맛본 뒤로는 해당 기능에 손이 잘 가지 않을 정도다. 단점2 업그레이드가 절실해 보이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그랜드 체로키 L에는 풍성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탑재됐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자율주행 레벨 2 등급의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나이트 비전 카메라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해당 기능들의 인식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례로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감지하는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는 정상 주행 상황에서도 차선 이탈 경고를 하는 경우가 잦았다. 어두운 밤에 전방의 동물이나 사람을 감지해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나이트 비전 카메라는 인식 대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경고음을 울리는 때가 종종 있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총평 정리하면 그랜드 체로키 L은 플래그십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최첨단 사양으로 무장했다. 다만 전장 관련 사양들은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편 그랜드 체로키 L은 ‘오버랜드’와 ‘써밋 리저브’ 두 가지 트림이 마련됐다. 판매 가격은 각각 8780만원과 978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시승기] 효율 좋은 고성능을 표방한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아시아타임즈=곽호준 기자]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는 마세라티의 첫 전동화 SUV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는 브랜드가 표방하는 고성능의 기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효율성까지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마세라티 본격적인 전동화 모델로의 전환을 위한 시작, 하이브리드 마세라티는 레이싱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럭셔리와 고성능을 고집해 왔다. 실제로 마세라티를 떠올리면 감미로운 음색의 엔진 사운드와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는 고성능 모델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전동화 모델과는 거리가 먼 브랜드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런 마세라티도 전동화 시대의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브랜드 최초로 전기차 라인업에 붙일 명칭인 ‘번개’라는 의미를 담은 ‘폴고레(Folgore)’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로의 전환을 알렸다. 다만 마세라티는 갑작스러운 전기차로의 전환보다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모델들을 미리 내놓았다. 처음에 내놓은 모델은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그 후속으로 선보인 모델이 이번 시승으로 만난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이하 르반떼 HEV)이다. 르반떼는 기블리와 함께 브랜드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한 전략 모델이다. 그러나 르반떼도 브랜드가 표방하는 고성능이란 이미지를 간직한 채 친환경 흐름에 맞춘 적합한 스펙을 갖춰야 했다. 기존보다 CO2 배출량을 줄이고 효율성까지 지닌 고성능 모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의미다. 이것들을 모두 갖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대전환에 있어서 르반떼 HEV에도 어쩔 수 없는 희생이 따랐다. 바로 4기통 엔진을 품었다는 것. 기존에 6기통이나 8기통 엔진을 품었던 르반떼도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친환경 정책 앞에선 엔진 다운사이징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핵심 변화 파워트레인과 성능 그러면 르반떼 HEV의 핵심 변화라 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은 어떨까? 르반떼 HEV는 4기통 2.0ℓ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여기에 ZF 사의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총 최고출력 330마력과 최대토크 45.9kg·m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기존과 동일한 전·후 토크 배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풀타임 4륜 구동이다. 인상적인 부분은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한 르반떼 모데나(350마력)에 필적하는 출력을 내면서 효율성은 더욱 높아진 점이다.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6초면 시속 100km까지 가속이 가능한 성능을 지니면서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당 7.9km로 성능과 효율의 균형을 이뤄냈다. 스티어링 휠 왼쪽 뒤편에 위치한 시동 버튼을 누르면 특유의 엔진음과 배기음을 토해낸다. 마세라티만의 고유의 음색은 여전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순수 내연기관 라인업의 사운드에 비해 많이 얌전해진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부밍음이 커지며 위화감을 조성하지만 6기통 모델처럼 주위를 압도할 정도의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지는 못한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며 속력을 올리기 시작하면 2000 rpm 초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제법 경쾌한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변속기는 충격 없이 재빠른 변속을 이어가며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꾸준하게 rpm을 끌어올리는 성능이 인상적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탑재된 e 부스터 기능 덕분이다. 이 기능은 엔진의 터보차저를 도와 터보 지연 현상을 방지하고 낮은 rpm에서도 엔진 출력을 꾸준하게 유지해 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이 최대 rpm에 도달했을 때 추가적인 부스트를 작동하여 지치지 않고 꾸준한 성능을 발휘토록 도와준다. 잘 달리는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잘 멈춰 서는 것이다. 르반떼 HEV는 가속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도움을 별도로 받진 않는다. 다만 르반떼 HEV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륜 2 피스톤 플로팅 타입의 캘리퍼가 345㎜의 디스크 로터가 맞물리고, 후륜은 1피스톤 플로팅 타입 캘리퍼가 330㎜ 디스크와 조합된다. 이런 스펙을 바탕으로 일상에서 스포티한 주행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든든한 제동력을 선보인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총평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정리하면 브랜드 전기차로의 전환을 위한 전략 모델이기도 하지만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도 할 수 있다. 르반떼는 GT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모델인 모데나, 모데나 S, 트로페오 총 4자리 트림을 마련해놨다. 모두가 무작정 빠르게 달리고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때론 스포티한 주행을 맛보기도 하면서 일상에선 납득 가능한 연비를 제공하는 이른바 효율 좋은 고성능을 생각한다면 르반떼 HEV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시승기] 군더더기 없는 다재다능한 왜건,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아시아타임즈=곽호준 기자] 'V60 크로스컨트리'는 볼보의 상징처럼 편안함과 안전성 그리고 왜건 특유의 공간 활용성을 겸비했다. 여기에 티맵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비서 ‘아리아’ 등 다양한 편의 사양까지 갖추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자동차 기자의 직업 특성상 시승을 거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차종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성상 세단과 SUV를 대부분 타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서도 세단을 시승할 때면 SUV의 넉넉한 공간성과 실용성이 생각나고, SUV를 탈 때면 세단의 탄탄한 주행 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이 떠오를 때가 많다. 이런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적절하게 조합한 차종이 바로 '해치백'과 '왜건'이다. 여기에 준수한 주행 성능과 필수 편의 사양까지 잘 갖추고 있다면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는 다재다능한 자동차라 할 수 있다. 이 조건들을 충족하는 차가 있다. 바로 볼보의 V60 크로스컨트리(이하 CC)다. 트렌드보다 볼보만의 아이덴티티 고집 먼저 외모부터 살펴보면 기존 볼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V60 CC는 부분 변경을 거쳤지만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토르의 망치라 불리는 T자형 주간주행등과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엠블럼은 이젠 볼보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그리고 곧게 뻗은 스웨덴 로드가 떠오르는 세로형 테일램프도 변함없이 유지했다. 실내 역시 익숙하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볼보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계기판과 센터 모니터를 일체형으로 통합한 최신 차량들과는 달리 볼보가 늘 해오던 방식인 독립형 레이아웃으로 구성했다. 인테리어는 최신 추세를 따르지 않았지만 열선 및 통풍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꼭 필요한 편의 사양들은 고루 갖춰 편안함을 더했다. 왜건의 장점을 잘 살린, 우수한 공간감과 실용성 운전석에 앉는 순간 내부의 안락한 공간감이 절로 느껴진다. 이는 V60 CC의 비교적 드넓은 차체 너비(1895㎜)와 높은 차체 높이(1490㎜) 덕분에 준수한 실내 공간성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감은 적재 공간까지 이어진다. V60 CC의 트렁크 기본 용량은 529ℓ로 동급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465ℓ)와 BMW 3시리즈 투어링(500ℓ) 대비 큰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2열을 폴딩 할 경우 최대 1441ℓ까지 늘어나기 때문에 공간 활용성 역시 상당히 실용적이다. 볼보의 가장 강력한 무기, 인포테인먼트 가장 두드러지는 편의 사양은 바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그중에서도 인식률 96%를 자랑하는 음성인식 비서 ‘아리아’로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점은 가장 큰 무기로 작용한다. 내비게이션인 티맵의 조작과 설정, 전화 및 문자 발송, 실내 온도 조절 등 운전 중에 직접 조작하기 까다로운 기능들을 모두 음성인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의외로 스포티한 주행 감각과 인상적인 승차감 외모보다 내실에 집중한 만큼 V60 CC의 진가는 오히려 주행 성능에서 확인할 수 있다. V60 CC에 탑재된 B5 파워트레인은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된다. 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하고, 상황에 따라 전기모터가 14마력과 4.1kg·m의 힘을 보탠다.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고, 상시로 네 바퀴를 굴리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됐다. 볼보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가 직접 바퀴를 굴리는 것이 아닌 보조 역할을 해준다. 이 덕분에 가속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전혀 없다. 물론 엔진의 힘만 발휘해도 일상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으나, 전기모터가 보태주는 힘 때문에 누구나 만족할 수 있을만한 경쾌한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엔진 회전 질감은 대체로 부드럽고 온화한 편이다. 하지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급격히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면 다이내믹한 엔진 사운드를 내기 시작한다. 엔진이 내뿜는 넉넉한 힘을 네 바퀴에 고스란히 전달하며 도로를 안정적으로 헤쳐나간다. 생각 이상으로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뽐내기에 운전 재미까지 더해준다.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승차감이다. V60 CC의 평소 하체 감각은 탄탄한 편에 가깝다. 서스펜션 자체가 탄탄하면 안정적인 주행 성능에는 도움이 되지만 승차감에는 오히려 역효과로 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60 CC의 하체는 차체가 거친 노면이나 높은 방지턱을 지날 때 올라오는 충격과 진동을 고스란히 상쇄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플래그십 모델처럼 값비싼 에어서스펜션이나 가변 서스펜션을 탑재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좋은 승차감을 위해 고가 부품을 사용하는 것은 쉬우나 차량 가격이 높아지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한 부품을 사용해 기술력으로 좋은 승차감을 만들어낸다면 가격은 낮출 수 있고 상품성을 높일 수 있다. 볼보는 이를 하드웨어보다는 고유의 기술력으로 해낸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격이다. 2024년형 V60 CC는 B5 AWD ‘플러스(Plus)’와 ‘얼티밋(Ultimate)’ 두 가지 트림을 마련했다. 기본 모델인 플러스는 5630만원, 얼티밋은 6260만원이다. 승차감과 실용성을 모두 겸비한 수입산 사륜구동 중형 왜건이란 점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을 앞세웠다고 볼 수 있겠다.

[시승기] 입맛대로 놀아주는 고성능 왜건, BMW ‘M3 투어링’

[아시아타임즈=곽호준 기자] 강력한 퍼포먼스에 실용성까지 겸비한 고성능 왜건을 만났다. 바로 BMW의 고성능 모델인 ‘M3 컴패티션 투어링’이다. 수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한 BMW M3는 6세대로 넘어오면서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는 바로 차체의 크기와 무게다. 스포차카가 가장 기본으로 갖춰야 할 조건은 바로 날렵한 차체와 가벼운 무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6세대 M3는 이런 기본적인 요소를 무시하듯 더욱 무거워지고 육덕 해진 덩치로 탄생했다. 이는 분명 차량의 다이내믹한 운동성능에도 영향을 끼칠 터다. 겉으로 보기엔 기존 M3의 날렵하고 강력한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이런 선입견을 안고 2년 만에 M3를 투어링 모델로 마주했다. 여전히 M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커진 차체가 가장 눈에 띈다. 운전석 시트에 앉는 순간 굴곡진 보닛이 시선을 사로잡아 마치 머슬카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진 세로형 키드니 그릴은 호불호가 분명한 디자인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블랙 사파이어 메탈릭 컬러를 입힌 M3 투어링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위압적이고 공격성이 넘친다. 오히려 기본 모델인 3시리즈처럼 샤프한 키드니 그릴이 자리 잡으면 자칫 M만의 포스가 느껴지기 어려울 거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그릴의 테두리에 크롬 장식을 빼버리고 굵직한 가로형 핀을 배치한 것이 강인한 인상을 보여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고성능 모델답게 차체 곳곳에 공력 성능을 신경 쓴 흔적이 돋보인다. 전면 범퍼의 양 끝을 찢어 만든 에어커튼은 고성능 브레이크의 냉각과 차체의 원활한 공기 흐름을 다스린다. 후면은 루프에 다소 얇은 스포일러를 탑재했고 범퍼 하단에는 날이 선 리어 디퓨저 사이에 쿼드 머플러를 꽉 차게 배치하여 고성능 모델임을 강조했다. 머플러는 단순한 멋이 아닌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걸거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 시 팝콘 튀기는 배기음을 내며 귀를 즐겁게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M3 세단과의 가장 큰 차이는 측면이다. M3 투어링은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적절하게 조합한 전형적인 왜건의 실루엣이 두드러진다. 세단의 낮은 전고를 바탕으로 트렁크를 매끄럽게 감싸는 긴 측면과 급경사로 떨어지는 뒤태의 차체 비율이 포인트. 여기에 앞뒤 범퍼 곳곳에 각지고 깊은 굴곡을 추가해 스포티한 맵시를 잘 살렸다. 분명 3시리즈 자체가 몸집을 한껏 키웠기 때문에 어쩌면 M3의 커진 덩치는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몸집이 커지고 무거워지면 일반적으로 거동이 둔해진다. 이로 인해 기존의 퍼포먼스와 펀드라이브 요소가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는 생각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커진 차체를 무조건 단점으로만 지적할 순 없다. 실용성을 강조한 M3 투어링은 이 덩치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보다 실내 공간을 더욱 키울 수 있기에 공간 활용 측면에서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M3 세단과 비교해 투어링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트렁크 공간이다. 기본 적재 공간은 500ℓ에 이르며 뒷좌석은 40:20:40의 분할 폴딩이 가능하다. 2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1,510ℓ까지 늘어나 공간 활용성은 매우 실용적이다. 실내를 감상하기 위해 도어를 열면 M 스포츠 시트가 반겨준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에 탑재된 오렌지 컬러의 시트는 다소 튀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매력을 지녔다. 무엇보다 일반 시트 대비 비교적 낮은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큰 불편함이 없어 투어링이란 장르와 잘 어울린다. 인테리어의 구성은 BMW의 최신 경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운전자 중심으로 꾸려진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식 센터모니터를 일체형으로 통합한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가장 돋보인다. 웬만한 물리버튼은 거의 다 사라졌고 터치식으로 조작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대부분 조작이 가능토록 완전히 바뀌었다. 다만 M3 투어링은 고성능 차량의 필수 요소인 직관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두툼한 M 전용 스티어링 휠에는 M1, M2 커스텀 물리 버튼을 그대로 유지해 운전자가 원하는 주행 모드를 즉각적으로 변경할 수 있게 했다. 센터 콘솔에는 M 전용 기어 시프트를 중심으로 i드라이브 휠 컨트롤러와 주행모드, 배기 플랩 버튼 등으로 꽉 채워 주행 중에 바로 조작할 수 있다. 아무리 M3가 최첨단 기술과 편의 사양들을 대거 투입하더라도 핵심은 단연 주행 성능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왜건이지만 직렬 6기통 3.0리터 트윈터보 엔진과 ZF 스포츠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 고성능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구동방식은 풀타임 4륜 구동인 ‘M xDrive 시스템’이 탑재되며, 무려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6.2kg·m를 뿜어낸다. 이를 몽땅 쏟아내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단 3.6초로 M3 세단 대비 0.1초밖에 느리지 않다. 세단과 비교해 몸무게는 80kg이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로백 0.1초 차이는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빠르고 폭발적인 가속 성능에는 변속 세팅이 한몫을 한다. 주행 상황에 맞춰 똑똑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변속 셋업은 전혀 불만이 없다. 심지어 변속 시마다 땅땅 거리는 의도적인 변속 충격은 스포츠카의 펀드라이브 감성을 고스란히 충족시켜준다. M3 투어링의 주행 감각은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성격이 확실하게 달라진다. 가장 기본 주행 모드인 컴포트는 단어 의미 그대로 편안한 왜건으로 변신한다. 엔진의 쏟아지는 출력과 힘 모두를 의도적으로 억누르고 반응 속도도 차분하다. 하체의 느낌은 묵직하나 노면을 유연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승차감은 일상에서 충분히 타협할 만한 수준이다. 반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차분했던 엔진 반응은 날카롭게 바뀌고 서스펜션의 감각도 더욱 단단해진다. 급가속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낮은 rpm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최대토크와 재빠른 변속에 힘입어 목이 뒤로 젖혀질 정도의 엄청난 가속 성능을 선보인다. 자유자재로 구동방식을 변경할 수 있는 M 전용 xDrive 시스템은 운전 재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이 시스템은 구동방식을 4륜 구동(4WD), 4륜 스포츠(4WD SPORT), 후륜구동(2WD) 총 3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네 바퀴를 모두 굴리는 4륜 구동과 4륜 스포츠의 경우 연속된 굽잇길이나 급코너 구간에서도 뛰어난 트랙션 수준을 보여준다. 적절하게 롤링을 제어하며 차체를 노면에 꼭 눌러 붙이는 주행 안정감은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뒷바퀴만 굴리는 후륜구동은 보다 역동적인 모션과 주행이 가능해진다. 이는 운전자가 마음만 먹으면 트랙션 컨트롤(DSC)을 해제하고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기존 M3의 펀드라이브 감성까지 느낄 수 있다. 즉 M3 투어링은 운전자의 입맛대로 구동방식을 바꿔가며 다양한 주행 감성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BMW M3 투어링의 가격은 1억3820만원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다는 전제하에 평소 실용성을 활용한 아웃도어나 패밀리카로 사용하고, 때로는 스포츠카만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느끼는 만능 스포츠카를 찾는다면 M3 투어링이 가장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시승기] 미국차보다 더 미국차 같은 혼다 '파일럿'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전장 5m가 넘는 혼다의 대형 SUV ‘파일럿’은 미국차보다 더 미국차 같았다. 큰 덩치, 군더더기 없는 실내 공간, 탄탄한 기본기가 바로 그것이다. 파일럿이 8년 만에 변신했다. 파일럿은 혼다의 여러 모델 중 어코드에 비해 국내엔 덜 알려졌지만, 미국에선 절찬리에 판매되는 인기 SUV다. 포드의 익스플로러가 경쟁 모델인데 ‘패밀리 SUV’라는 콘셉트가 비슷하다. 일단 크기가 미국차 답다. 전장 5090mm, 전폭 1995mm, 전고 1805mm 등 파일럿은 국내에 판매되는 SUV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국내에서 한 크기하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가 작아 보일 정도였다. 전장은 미국 경쟁 모델인 익스플로러보다도 길다. 국내 도로 사정상 파일럿보다 크면 솔직히 불편하다. 파일럿은 이런 점에서 큰 차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파일럿은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 비율이 좋아 둔해 보이지 않는 것이 좋았다. 블랙 프런트 그릴과 크롬 가니쉬, 후면의 무광 파일럿 배지, 블랙 루프 레일 등 힘을 준 디테일은 ‘상남자’ 다웠다. 커다란 그릴이 눈에 띄는 전면은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기 로봇 ‘건담’을 닮아 친근감이 생기기도 했다. 군더더기가 없는 실내는 8인승이 탑승 가능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일단 시트부터가 크다. 시트 배열은 ‘2-3-3’ 구조인데, 2열의 가운데 시트는 탈착해 트렁크에 별도 보관도 가능했다. 시트를 내려 2열 팔걸이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527리터로, 동급 최대를 자랑한다. 적재 공간은 3열 시트 폴딩 시 1373리터, 2열 시트까지 다 폴딩하면 2464리터까지 커진다. 운전을 하면 기본기가 튼튼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힘을 쥐어짜기보단 가진 힘을 여유롭게 썼다. 최대 289마력, 최대토크 36.2kg·m의 성능을 내는 V6 3.5리터 가솔린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보여줬는데, 급가속 시에도 이 큰 덩치가 빠르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여나갔다. 엔진에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소리만 요란한 경우가 가끔 있는데 파일럿의 V6 엔진은 조용하고 강했다. 승차감은 나무랄 데 없었는데, 아쉬운 점은 시트였다. 시트가 커서 편하긴 했으나, 허리를 잘 지지해주지 못해 가끔 몸이 한쪽으로 쏠리기도 했다. 그 외에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눈에 보이는 곳곳에 컵홀더가 마련되는 등 수납공간도 넉넉했다. 12개의 고성능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이 더 해지면 청명한 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혼다 센싱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은 안전을 더해주고, 화려하진 않지만 헤드업디스플레이도 갖췄다. 3열 공간도 나름 여유로웠고, 4~5인 가족이 함께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기엔 파일럿만한 SUV가 없지 싶다. 팰리세이드나 기아 모하비 등 국내 대형 SUV가 작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파일럿을 강추한다.

[시승기] 폭스바겐 전기차 'ID.5 GTX'에 반하다

[아시아타임즈=뮌헨(독일) 천원기 기자] 고개가 33개나 된다는 알프스의 카이저 프란츠 요세프 회헤 전망대에 오르니 자줏빛이 도는 폭스바겐 ‘ID.5 GTX’가 유난히 번쩍거렸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알프스와 순수전기차 ID.5 GTX가 묘하게 어울렸던 것이다. 이곳은 ID.5 GTX의 성능과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무공해차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승 코스였다. 독일에서 시승한 ID.5 GTX는 고성능 ‘GT카’의 전형을 보여줬다. 내연기관의 GT카를 그대로 전기차 버전으로 옮겨 놓은 듯했는데, 빠른 가속 성능과 어느 좌석에 앉아도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네 바퀴를 굴리는 ID.5 GTX는 최고출력 220kW(299PS)의 성능을 확보해 쿠페형 SUV임에도 제로백이 6.3초에 불과하다. 이 성능은 시승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고도차가 큰 알프스의 고갯길을 넘어갈 때 ID.5 GTX의 순발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성능이 나오지 않으면 애꿎은 가속페달에 화풀이하기 일쑤인데, ID.5 GTX는 가속페달에 살짝 발만 갖다 되도 가속이 시원스럽게 이뤄졌다. 배터리가 바닥에 깔려 무게 중심이 낮은 덕분에 코너를 감아 나갈 때도 흔들림이 없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도 이런 주행 성능이 나오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차세대 플랫폼 ‘PPE’가 적용된 신차가 기다려졌다. ID.5 GTX는 고속주행 안전성도 뛰어났다.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에 올라 한계 속도까지 밀어붙이면 긴장보단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타이어 접지력은 더욱 끈끈해져 도로와 밀착한다. ID.5 GTX가 오직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실내로 들려올 뿐이었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에 있어 100년 넘게 전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온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느낄 수 있었던 시승이었다. 반자율주행기술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도 주행을 한결 여유롭게 했다. 주행모드에 따라 변화의 폭도 상당했는데, 이는 운전 재미를 더해줬고, 증강현실 HUD도 필요한 정도를 정확하게 제공해줬다. 또 하나 감탄했던 게 ‘승차감’이다. 2인 1조로 시승한 덕분에 주행 중 운전석, 보조석, 2열 등에 앉아 볼 수 있었는데, 어느 좌석에 앉더라도 승차감이 매우 좋았다. 2열 승차감은 1열보다 더 좋다는 느낌도 받아 패밀리 SUV로 부족함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유럽 기준 480km로 부족함이 없었고, 30분 충전으로 32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충전의 불편도 없었다. 디자인적으론 기존 폭스바게의 ‘ID 패밀리’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돼 특유의 귀여운 외모가 특징이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형 디자인은 스포티한 멋을 냈다. 공기저항계수가 0.27를 기록한 만큼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유려하다.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전장 4582mm, 전폭 1852mm, 전고 1619mm 등의 크기는 성인 4명이 앉아도 부족함 없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2열은 무릎공간은 물론 머리공간도 넉넉했다. 기본 549리터를 제공하는 적재 공간도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웠다. ID.5 GTX는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상품성이 꽤 나 훌륭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 국내 출시가 안 됐다는 것.

[시승기] '겉바속촉' 현대차 신형 싼타페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선보인 신형 싼타페는 겉은 바삭한데 속은 촉촉하다. 도심형 SUV에서 아웃도어까지 고려하는 등 현대차가 콘셉트까지 확 바꾸면서 ‘겉바속촉’의 신차로 태어났다. 5세대로 진화한 싼타페를 만났다. 우리나라 중형 SUV 모델을 대표하는 싼타페는 완전히 달라졌다. 깔끔한 슈트를 벗고 ‘힙합’을 새로 입었다. 영국 럭셔리 SUV 브랜드 랜드로버의 디펜더와 닮은 꼴이다. 하지만 콘셉트가 비슷한 것이지, 디테일은 전혀 달랐다. 사진으로만 봤을 땐 ‘너무 ‘네모 네모’한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세련되고 멋스러웠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뒤태도 전체적인 모습과 잘 어울렸다. 커다란 21인치 휠은 멋스러움을 더했다. 현대차의 엠블럼을 재해석한 H 라이트도 보기에 좋았다. 네모난 외모지만 리어 스포일러 각도 최적화, 후측면부 엣지 적용, 차량 하부 언더커버, 상·하단 액티브 에어 플랩 등 공기저항을 줄이는 기술이 적용돼 공기저항계수는 0.294에 불과하다. 동급 최고 수준의 공력성능은 연비 등 전반적인 주행 성능을 끌어 올려준다. 네모난 외모는 최적의 실내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도 도움이 됐다. 신형 싼타페는 언 듯 보기엔 엄청 커보이나 실제론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보다 작다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공간 활용성은 싼타페가 한 수 위다. 최신 차량이기도 하겠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고려한 디자인 덕분이다. 루프랙을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히든타입 어시스트 핸들’을 좌우 C필러에 적용한 것을 보면 현대차가 이를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다. 전장 4830mm, 전폭 1900mm, 전고 1720mm 크기의 싼타페는 축거의 경우 대형 SUV 만큼이나 길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는 뜻이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725리터에 달하고, 2열과 3열을 폴딩하면 차박도 거뜬하다. 넓은 테일게이트는 커다른 짐을 심기에도 편리해 보였다. 캠핑용품은 막 때려 넣으면 된다. 신형 싼타페만 있으면 일주일간 여행을 떠나도 문제가 없을 듯했다.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돋보였다. 1열, 2열 탑승자가 어느 위치에서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양방향 멀티 콘솔은 요긴하게 쓰였고, 콘솔 용량도 부족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2대까지 동시에 가능하고, 1열 동승석 글로브 박스 상단엔 UV-C 자외선 살균 멀티 트레이가 장착돼 자주 사용하는 휴대 물품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모와 달리 승차감은 한없이 부드럽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kgf·m의 힘을 내는데 8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와 어우러져 부드럽게 가속된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땐 허우적대지 않고 자세를 잡는다. 한계 속도도 꽤 높았고, 고속에서도 주행안전성이 떨어지지 않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5000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디지털 룸미러, 듀얼와이드선루프,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등 각종 편의장비가 탑재된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2,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첨단 주행 보조 기능도 아낌없이 탑재됐다.

[시승기] 벤츠의 DNA가 고스란히…'AMG EQE 53 4매틱+'

제로백 3.5초 고성능 전기 세단 공기 역학 고려 역동적 디자인 화려함의 극치, 가죽은 비단결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차가 너무 좋은데요?” 폭풍우가 쏟아지던 날, 운전을 마친 대리기사가 차에서 내려 감탄을 쏟아냈다. 와이퍼가 쉼 없이 움직일 정도로 비가 내렸지만, 대리기사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가끔은 콧노래까지 불렀다. 운전을 업으로 하니 날씨 따윈 상관없겠단 생각이 들면서도 그의 여유로운 운전 모습은 인상이 깊게 남았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던 그 날씨에 벤츠가 아니고 다른 브랜드의 차였어도 그는 여유로울 수 있었을까. 독일 럭셔리차를 대표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DNA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벤츠의 중형 전기 세단 ‘EQE’를 시승했다. 시승차는 그중에서도 ‘AMG’가 붙은 고성능 모델 ‘AMG EQE 53 4매틱+’이었는데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그 어떤 브랜드가 이런 우아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을까. 전장 4965mm, 폭 1905mm의 당당한 체구는 제로백 3.5초의 성능을 내는 모터를 품고 있다. 외관은 활 모양의 ‘원-보우’ 라인이 포인트다. 한눈에 봐도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이란 게 눈에 들어온다. 둥글둥글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실내는 화려함의 극치를 달린다.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3개의 디스플레이는 ‘백미’다. 벤츠는 이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쳐 ‘MBUX 하이퍼스크린’이라고 부르는데 실내를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미래차로 만들어준다. 시트 등에 적용된 나파 가죽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한가지 흠이라면 머리 공간이 부족하다. 가끔 운전하다 머리를 살짝만 들어도 천장에 닿았는데 전기차다 보니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야 하기 때문일 테다. 주행 성능은 부족함이 없다. 솔직히 프로 카레이서가 아니면 이 차의 성능을 100% 꺼내 쓰기란 쉽지 않을 듯했다. 제조사에서 밝힌 제로백 3.5초의 성능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느끼는 순간, ‘역시 벤츠’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맴돈다. 벤츠답게 고속 주행 안전성도 수준급이다.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가속페달에 힘을 주기 시작하면 속도가 빠르게 올라가는데 EQE는 불안한 기색이 전혀없다. 시속 100km쯤이겠지란 생각으로 계기판을 보면 숫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를 가리키고 있다. 무엇보다 놀란 점은 정숙함이다. 모터가 회전하며 내는 특유의 고주파 같은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오직 EQE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들릴 뿐. 최대 3.6도의 조향각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물건이다. 핸들링을 민첩하게 해주는데 고속해선 주행 안전성에 도움을 주고, 유턴 시엔 회전반경을 줄여준다.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은 어떠한 주행 환경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슬리퍼리,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 5가지로 제공되는 주행 모드도 각 모드별로 확실한 차이가 있어 운전 재미가 더욱 극대화됐다. 벤츠답게 다양한 첨단기술도 탑재됐다. 증강 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원격 주차,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은 기본 적용된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도 아낌없이 적용됐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354km로 부족한 수준은 아니다.

[시승기] '단점이 없다'…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이번에 시승한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 ‘508’은 속된 말로 깔게 없다. 디자인, 성능, 연비 등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오감을 자극하는 인테리어는 프랑스 특유의 감성이 짙게 묻어나고, 단단하게 받쳐주는 시트와 하체가 느껴질 때쯤이면, 푸조가 왜 모터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사실 자동차가 태어난 곳은 독일이지만 프랑스 역시 ‘세계 자동차의 역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그중 푸조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이다. ‘죽음의 랠리’라고 불리는 ‘다카르 랠리’ 3연패가 우연이 아니란 사실을 이번 508 시승을 통해 확실히 느꼈다. 올해 우리나라에 400억원을 투자해 ‘푸조 재건’에 나서겠다고 밝힌 최고경영자의 말이 반가울 따름이다. 푸조 브랜드를 계속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푸조 508의 크기는 전장 4750mm, 전폭 1860mm이다. 푸조의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그렇게 크지는 않다. 우리나라로 치면 준중형 세단과 중형 세단의 중간 크기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휠베이스가 2800mm에 달해 공간적으로 부족함은 없다. 무게는 1.5톤에 불과해 경쾌하게 달린다. 508을 시승하며 가장 놀랐던 부분은 파워트레인 성능이다. 잠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시승차를 건네준 탁송기사가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차가 힘이 넘치는데요.” 수많은 자동차를 경험했을 탁송기사도 508의 성능에 만점을 준 셈이다. 실제 디젤엔진이란 게 아쉽긴 하지만 배기량 1.5리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는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30.61kg·m의 성능을 낸다,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1750rpm의 저회전 구간부터 나오는 최대토크는 508를 처음부터 힘차게 밀어준다. 빠른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제법 크게 조작해도 508은 접지를 잃지 않고 도로에 딱 붙어 달린다. 급가속 시 들려오는 엔진소리는 마음을 울렸다. 연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과장 조금 보태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갈 정도다. 공인된 복합연비는 리터당 15km 수준인데, 여유롭게 주행하면 리터당 20km에 육박하는 연비효율을 보였다. 승차감도 뛰어났고, 5000만원 안팎의 가격도 그리 비싸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인테리어는 미적인 부분과 조작 편의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전부 잡았다. 전체적인 실내 구성요소인 콤팩트 사이즈의 더블 플랫 스티어링 휠,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 8인치 터치 스크린, 7개의 피아노 건반과 같은 토글스위치는 보기에도 좋고, 조작 편의성도 뛰어났다. 손길 닿는 곳엔 대부분 고급 소재가 쓰였고, 마감 처리도 세심해 508의 품격을 높였다. 외모는 쿠페 스타일의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로 멋을 냈다.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했고, ‘와이드 앤 로우’의 다이내믹한 비율은 달리기 성능과 딱 맞아떨어진다. 사자가 연상되는 날카롭고 강렬한 전면부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시승기] 혼자 타면 '스포츠카' 가족이 타면 '패밀리카'…렉서스 RX 500h

강렬한 인상의 '외모' 달리기 실력도 '일품' 21개 스피커가 '빵빵'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기자는 렉서스가 새롭게 선보인 5세대 ‘RX’를 시승했다. 짧은 시승이었지만, 렉서스가 모든 기운을 모아 만든 자동차란 느낌이 충분했다.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가 만든 만큼 실내는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웠고, 주행 성능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RX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기술은 이차의 백미다. 1억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다. RX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부분이 디자인이다. 시승차는 RX 중에서도 가장 폭발적인 성능을 내는 ‘RX 500h F 스포츠 퍼포먼스’ 모델이었는데, 준대형 SUV임에도 날렵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독일이나 미국의 SUV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파격이긴 하나, 불호가 없는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한 번 봐도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디자인이다. ‘스핀들’ 디자인 콘셉트로 개발된 RX는 거대한 그릴 양쪽에 날카롭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가 배치된다. 이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선으로 엣지를 준 옆면과 후면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렉서스는 “생동감 넘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말이 딱 들어맞는다. 달리기 성능은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전장 4890mm, 전폭 1920mm, 전고 1695mm 등 달리기엔 다소 불리한 크기임에도 도로에 딱 붙어 달리는 맛이 일품이다. 회전할 땐 운전자가 의도하는 만큼 몸을 돌려주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고, 다소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나가도 몸놀림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다. 힘도 넘친다. 2.4리터 터보 엔진과 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출력 371마력을 내는데, 의도하는 것 이상으로 힘을 내어준다. 거기다가 박진감 넘치는 가상의 엔진 사운드까지 더해지면 잠시 잊고 있었던 ‘질주 본능’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다. 승차감도 뛰어나 가족과 함께 타면 패밀리카가 되지만, 나 홀로 운전을 즐기면 영락없는 스포츠카로 변신한다. 렉서스는 RX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최신 편의·안전 장비도 빼곡하게 담았다. 전방위적으로 안전 운전을 돕는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 기본 적용된 것은 돋보이는 대목이다. 스마트폰 무전 충전기 등 곳곳에 수납공간도 잘 마련됐다.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총 21개의 스피커로 마치 콘서트장에 있는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시승기] 전기차도 렉서스처럼…'RZ450e'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와 이게 가능해?” 렉서스 ‘RZ450e’를 시승하는 내내 동승자와 이런 질문을 되풀이했다. 터치 한 번으로 반투명 유리가 투명하게 변하는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보고선 깜짝 놀랄만한 기술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이다. 지붕을 가득 채운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가 투명하게 변하면 파란 하늘이 한눈에 들어와 운치를 더했다. 그러나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이게 렉서스지!”라는 말이 동시에 터졌다. RZ는 일본 렉서스 최초의 ‘전용 전기차’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간 봐왔던 렉서스의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결같은 부드러움 승차감, 화려한 겉모습보단 실속을 채운 성능…, 이건 누가 봐도 렉서스였다. 전기차랍시고 다소 불쾌한 승차감을 ‘혁신’이라 부르짖는 경쟁사와 달리 안락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렉서스가 만든 전기차에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RZ의 가장 좋은 부분은 역시 승차감이다. 크기는 우리나라 제네시스의 중형 SUV GV70과 비슷한데,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덕분에 무게는 2톤이 조금 넘을 뿐이다. GV70의 파생형 전기차 모델인 GV70 전동화 모델과 비교하면 200kg이나 가볍다. 무게가 가벼워지면 주행 성능은 물론 승차감에서도 큰 장점을 발휘한다. 렉서스뿐 아니라 경쟁사들이 왜 전용 플랫폼에 목을 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뛰어난 주행 안전성도 돋보였다. 주행 안전성과 승차감은 양립하기 어려운 요소지만, RZ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내연기관 기준 312마력의 최대출력은 부족함이 없다. 가파른 산길을 오를 데에는 ‘이쯤이야’ 한다. 굽은 도로를 돌아 나갈 때는 ‘더 밟아도 돼’라며 자신감을 심어준다. 운전을 거칠게 해도, 요철이 심한 도로를 지날 때도 RZ는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롱링, 피칭을 최대한 억제하며 달리는 모습을 보여줬단 뜻이다. 새롭게 개발된 ‘다이렉트4’ 사륜구동 시스템도 운전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필요할 때면 구동력을 후륜에 집중해 뒤를 미끌리 게 할 수도 있다. ‘댄디’한 외모도 눈길을 끌었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실내도 렉서스다운 부분이다. 타즈나 콘셉트가 적용된 실내 공간은 운전자가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하게 꾸며졌다. 첨단주행 안전 기술인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가 기본 적용되는 등 안전을 빼놓지 않는 것도 렉서스다웠다. 1회 충전 주행거리도 부족함 없는 377km를 찍었다.

[시승기] '개척자'…'구매욕' 자극 기아 EV9 '3가지 맛'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이건 안 살 수가 없겠는데…,’ 기아 ‘EV9’를 시승하는 내내 든 생각이다. 자동차를 담당하는 기자들은 1년에 수십대의 차량을 시승한다. 남들은 평생 타지도 못할 차들을 체험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고,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매번 그런 것은 아니다. 시승이 끝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쉬움을 주는 자동차는 1년에 몇 대 안 된다. 그중에서도 ‘구매욕’을 자극하는 자동차는 극히 드물다. 기아 EV9은 시승 시간을 꽉꽉 채우고도 더 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 SUV EV9은 일단 실내 공간에 반하게 된다. 시승차는 6인승 모델로, 2열은 독립 시트가 적용돼 시트가 ‘2-2-2’ 구성을 갖췄다. 특히 시승차의 2열은 180도 회전하는 스위블 시트가 적용돼 2열과 3열 탑승객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다. EV9 TV 광고를 보면 2열과 3열에 손주와 할머니가 앉아 체스를 두는데, 충분히 그런 공간이 나온다. 기아는 단순히 넓은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소통하는 공간을 자동차 안에 만들어 냈다. 그동안 이런 창조적 공간을 만들어 내는 자동차가 있었을까? 이런 점을 생각하니 “개척자”, “경쟁 모델은 없다”는 기아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있을 듯했다. 참고로 스위블 시트가 아니더라도 일반 벤치 시트와 릴랙션 시트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확장형 센터 콘솔은 앞뒤로 길이 조절이 가능해 2열 승객이 테이블 등 다용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당연하겠지만, 수납공간은 차고 넘친다. 당당한 크기, 존재감 뚜렷한 외모 크기는 당당하다. 전장 5010mm, 전폭 1980mm, 전고 1755mm의 크기를 바탕으로 휠베이스는 3100mm에 달한다. 그동안 남다른 크기를 자랑했던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보다도 훨씬 크다. 존재감이 뚜렷한 외모는 자꾸 쳐다보게 만든다. 넓은 면과 굵은 선으로 웅장한 멋을 한껏 살렸다. 공력 성능을 극대화한 21인치 휠은 전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며 세련된 멋을 잘 살려냈다. 통상적으로 휠이 커지면 연비가 떨어지는데 EV9은 반대다. 휠이 커지면서 타이어 폭도 넓어져 제동력과 핸들링 성능이 개선된 것은 1석 2조라 할만하다. 디자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면부는 다양한 조명으로 미래 지향적 느낌을, 측면부는 대형 SUV다운 완벽한 비율을, 뒤태는 곳곳에 엣지를 더해 세련되고 강인한 이미지를 더했다. 이런 디자인 특징은 실내로 고스란히 이어져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디자인의 기아’라는 말이 있듯이 디자인에선 흠을 잡기가 쉽지 않다.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3개의 디스플레이가 매끄럽게 이어진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실내 디자인의 백미다. 기아 EV9…승차감, 성능 다 잡았다 승차감에 대한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2톤이 넘는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뼈대를 이루는 ‘E-GMP’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일단 시트가 몸을 잘 잡아준다. 그렇다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다. 적당한 두께감과 포근함이 느껴지는 시트다. 시트엔 ‘에르고 모션’ 기능이 탑재돼 장시간 운전하면 스스로 허리를 마사지해 피곤을 덜어준다. 1열뿐 아니라 2열, 3열도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하는데, 여기엔 기아의 기술력이 숨어있다. 기아는 전기차의 무게를 고려해 길고 두꺼운 댐퍼를 사용해 진동과 충격 흡수 능력을 키웠다. 흡사 에어서스펜션처럼 부드러운 승차감을 만들어 낸다. 고속으로도 달리다가 제법 큰 요철이나 굴곡 있는 노면을 만나도 자세가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승차감이 부드럽다고 핸들링이나 조향 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아니란 뜻이다. 소음·진동 대책도 잘 세워져 있다. 전기차라 모터가 돌아가는 특유의 소리가 있는데, EV9은 이 소리까지 잡아냈다. SUV인 만큼 오프로드에 특화된 주행모드도 선택할 수 있다. 내연기관 기준 385마력의 힘은 부족함이 없다. 1회 충전 주행거리 역시 454km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시승차는 4륜이었는데, 후륜은 501km나 달린다.

[시승기] 토요타 '크라운'…왕관을 쓰기에 충분하다

'크라운' 토요타의 기술력 돋도여 험준한 산길도 문제없는 주행 고속안전성도 '굿' 연비도 우수해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토요타의 자신감엔 다 이유가 있었다. 차명이 ‘왕관’이란 뜻을 가진 토요타의 ‘크라운’, 솔직히 이 차를 직접 몰아보기 전엔 50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은 비싸다 생각했다. 그러나 굽이 굽은 도로를 돌아나가는 순간,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금세 깨닫게 됐다. 강원도 정선에서 토요타 크라운을 시승했다. 첫 만남은 알쏭달쏭했다. 소개받기론 세단과 SUV를 결합한 크로스오버라고 했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이건 세단이었다. 차고가 조금 높아 보이는 것 말고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왜 크로스오버라고 했을까? 이 궁금증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크라운은 16세대 모델이다. 기존과는 달리 크로스오버 모델을 시작으로 세단, 스포츠, 에스테이트 등 4가지 타입으로 순차 출시된다고 했다. 세단으로 출시될 ‘녀석’이 진짜 궁금하다. 이런 궁금증을 뒤로하고 크라운에 올라탔다. 시승차는 연비가 뛰어난 2.5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과 고성능 모델인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등 2가지 모델로 준비됐는데, 고성능 모델 위주로 살펴본다. 물론 가격도 1000만원가량 더 비싸다. 고성능 모델에 맞는 디자인 요소로 엣지를 준 것도 특징이다. 우선 널찍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토요타는 ‘아일랜드 아키텍처’ 콘셉트라고 했다. 한눈에 봐도 최근 유행하는 디자인이다. 커다란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파노라마 형태로 탑재돼 보기에 시원했다. 공조장치 등 여러 버튼 등이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것도 돋보였다. 8방향으로 조절되는 시트는 착좌감이 뛰어나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덜했다. 시스템 출력 348마력을 발휘하는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은 확실히 운전 재미가 느껴진다. 강원도 산길에서 운전에 자신감이 붙을 정도였다. 연속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가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크라운의 주행 능력에 연신 감탄이 나왔다. 좌우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해도 거동이 자연스러웠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토요타의 ‘달리기’ 실력이 확실히 녹아있단 느낌을 받았다. 세계 판매 1위 토요타의 저력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자동 6단 변속기도 똑똑하게 움직였다. 가감속을 쉼 없이 하더라도 제 위치에 맞는 변속에 기어를 물려줬는데, 가속하고 싶을 땐 빠른 가속이 가능했다. 고속 안전성도 뛰어났다. 한계 속도가 꽤 높았고, 그 속도에서도 전혀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연비도 리터당 11km로 수준급이다. 고성능 모델엔 주행 안전성을 끌어올리는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솔레노이드 타입의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은 도로 상황에 즉각 반응해 선회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줬고, 롤 제어에도 제몫을했다. 최적의 승차감을 만들어 내는데도 가변 서스펜션의 역할이 컸다. 퍼포먼스 주행에 초점을 맞춘 사륜구동 시스템도 돋보였다. 필요시에는 구동력을 후륜에 100%에 몰아 줬는데, 코너 탈출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후륜 구동 세단처럼 스포츠 주행을 가능케 했다. 앞좌석 통풍시트 및 뒷좌석 열선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11개의 스피커가 적용된 JBL 오디오 시스템을 비롯해 반자율주행 기술 등 첨단 편의장비도 차고 넘친다. 70년의 세월 동안 진화를 거듭한 크라운은 확실히 왕관을 쓸만했다.

[시승기] '가격-성능' 다 잡았다…현대차 신형 '코나 일렉트릭'

실구매가 '3000만원대'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넓은 공간에 승차감도 매우 만족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이…,’ 곧게 뻗은 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지자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았다. ‘코나 일렉트릭’이 낼 수 있는 최고속에 이르렀음에도 차체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래도 제법 키가 큰 소형 SUV가 아닌가. 낮은 무게 중심에서 느껴지는 고속 안전성이 고스란히 온몸으로 느껴졌다. 이번에 시승한 현대자동차의 2세대 코나 일렉트릭은 가격과 성능을 모두 잡은 전기차다. ‘비싸다’는 지적도 있지만 화려한 옵션과 V2L 등 전기차 특화 기술을 고려하면 절대 비싼 가격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실제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롱레인지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실구매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대에 불과하다. 어떤 이는 폭스바겐 ‘ID.4’와도 비교하는데, 코나 일렉트릭이 훨씬 싸다. 2600mm가 넘는 휠베이스는 안락한 2열 공간도 만들어 낸다. 성능도 코나 일렉트릭이 앞선다. 크기는 ID.4와 비교해 살짝 작지만,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으로 417km 주행 가능하다. 서울에서 부산을 갈 수 있는 거리다. 모터 성능은 ID.4와 비슷하지만, 무게는 코나 일렉트릭이 500kg이나 더 가볍다. 가벼운 만큼 코나 일렉트릭의 주행 느낌이 훨씬 좋다. 전기차 특유의 시원한 가속력은 기본이다. 안정적인 거동도 엄지를 치켜세우게 한다. 연속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가도 불안한 모습이 전혀 없다. 방지턱을 넘어가는 느낌도 세련됐다. 1열은 물론 2열 승차감도 뛰어나다. 뛰어난 정숙성도 인상적이었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이 크지 않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적었다. 소형 SUV라는 세그먼트를 생각하면 정숙성은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수납공간은 차고 넘쳐 용량이 큰 페트병도 거뜬히 수납할 수 있다. 안전·편의장비 측면에선 동급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한다. 배터리 전기를 외부에서 뽑아 쓸 수 있는 V2L를 비롯해 서라운드 뷰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키 없이 운전 가능한 디지털 키, 공기청정 기능 등을 현대차가 이 가격대의 전기차에 넣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작동하는 반자율주행 시스템도 똑똑하게 움직였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도 차급을 뛰어넘는 고가 사향이다.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으로 차량을 항상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시승기] 역시 '명불허전'…현대차 '쏘나타 N라인’

이왕이면 '290마력' 2.5터보 모델로 거동 훌륭…'으르렁~' 배기음까지 '훈남' 외모…패밀리카도 문제없어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중형 세단 시장이 침체에 빠지긴 했으나,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는 역시 이름값을 했다. 쏘나타는 최근 SUV 열풍에 ‘영광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탄탄한 주행 성능과 흠잡을 곳 없는 완성도는 쏘나타가 왜 ‘국민차’로 불리는지를 명확하게 말해준다. 8세대 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디 엣지’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다운사이징 엔진이 적용된 1.6터보 가솔린 모델과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배지가 붙은 N 라인을 차례로 탔다. 기본 모델도 상품성이 훌륭했으나, 290마력을 내는 N 라인 모델에 좀 더 마음이 갔다. 쏘나타 N 라인은 2.5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습식 듀얼클러치변속기가 조합돼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본형 모델엔 없는 듀얼 머플러는 나름 ‘으르렁~’하는 배기음도 낸다. N 라인만의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적용된 것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N 라인은 기본형보다 많게는 800만원이나 더 비싸다. 그러나 그 가치를 충분히 보여준단 생각이다. 쏘나타 N 라인은 전체적인 주행 느낌이 기아의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연상됐다. 승차감도 비슷한 느낌이다. 엔진 시동을 걸면 낮게 깔리는 엔진 소리가 1.6터보 가솔린 모델과는 확실히 다르다. 누가 들어도 더 고급진 소리다.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kgf·m의 성능은 초반 가속력보단 중고속에서 힘있게 밀어준다. 가감속이 많은 한적한 산길을 달리거나 두터운 토크가 필요한 고속에서의 항속에서 진가가 나온다. 특히 와인딩 코스에선 꽤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줬다. 코너를 감아 돌아나갈 땐 한계 속도가 생각보다 높았다. 버킷 시트도 몸을 잘 잡아줘 도움이 됐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단단한 편이나 패밀리카로 타기에는 부담이 없을 듯했다. 이런 점에선 운전자 취향에 맞게 승차감을 조절하는 전자식 서스펜션이 빠진 게 아쉽다. 그러나 4000만원 안되는 가격을 생각하면 나름 합리적 구성이란 생각이다. 이번 쏘나타는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외모도 크게 달라졌다. ‘일자 눈썹’이 인상적인 얼굴은 누가봐도 ‘훈남’이다. 멋진 슈트를 차려입은 신사가 떠올려진다. 청바지 차림의 자유분방함도 엿보였다. 사실 전 모델은 ‘불호’가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역동적인 측면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실내도 생각보다 변화가 크다. 기존 버튼식 변속기를 컬럼식으로 바꿔 스티어링 휠 쪽으로 옮기면서 이 부분이 깔끔해졌다. 곳곳에 수납공간도 충분했다. 계기판과 중앙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합쳐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번 쏘나타에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도 강화돼 차량을 항상 최신 사양으로 유지할 수도 있다.

[시승기] '뉴 아레나'…렉스턴, 2년 탄 오너가 알려줄게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KG 모빌리티의 ‘올 뉴 렉스턴’을 2년 조금 넘게 탔다. 큰 불만은 없었는데, 이번에 나온 ‘렉스턴 뉴 아레나’를 보곤 시기가 났다. 확 바뀐 실내가 너무나 부러웠기 때문이다. 새롭게 돌아온 렉스턴을 타고 강원도 DMZ(비무장지대) 일대를 돌아봤다. 렉스턴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등과 경쟁하는 대형 SUV 모델이다. 오너 대부분이 팰리세이드, 모하비 등을 놓고 비교하다 렉스턴의 ‘외모’에 반해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더러는 중형 SUV 모델인 기아 쏘렌토 등과 고민하기도 한다. 이런 고민의 글은 렉스턴 관련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데 최종 결정은 렉스턴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렉스턴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번 렉스턴은 디자인 측면에서 ‘1%’ 부족했던 실내 디자인 개선이 핵심이다. 기존 오너가 ‘부러움의 시선’으로 봐야 할 정도로 KG 모빌리티가 완벽하게 다듬었다. 기존엔 다소 ‘올드’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돌출형 모니터가 적용된 AVN 시스템을 중심으로 주변 디자인을 전부 뜯어고쳤다. 확실히 한눈에 봐도 세련돼졌다. 모니터 역시 기존 9인치에서 12.3인치로 크기를 키웠다. 수평적 디자인 콘셉트가 적용된 송풍구 등은 확실히 ‘요즘 차’ 같다. 인테리어 컬러도 변화를 줬는데, 개인적으로 빨간색의 ‘마룬레드’ 시트가 마음에 든다. 시트 위쪽엔 ‘스웨이드’로 포인트를 줘 심심함은 덜어내고 고급스러움은 더했다.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의 ‘르반떼’에서 봤던 그것과 비슷하다. 시트 관리도 어렵지 않을 듯했다. 스웨이드는 시트 외에도 도어트림과 대시보드에도 적용돼 고급감을 더한다. 최고급 트림인 ‘더 블랙’엔 전동식 발판도 제공된다. 렉스턴은 키가 커 발판이 있어야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고정형도 무난하지만, 전동식은 디자인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있어 보인다. 턴시그널 램프도 이번에 적용됐다. 다이내믹 웰컴·굿바이 라이팅이 적용된 4빔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작동되는 것을 보기만 해도 흐뭇해졌다. 파워트레인 변화는 없다. 202마력을 내는 2.2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주행 성능은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렉스턴이 좀 무거운 녀석이긴 하나, 45kg·m의 최대토크는 부족하지 않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1.6km인데, 2년간 타면서 고속도로에선 리터당 20km를 찍기도 했다. 4계절 변화가 뚜렷하고, 수도권을 벗어나면 비포장도로가 제법 많은 우리나라에선 렉스턴만 한 차가 없다는 생각이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도 4륜 기어만 넣어주면 걱정이 없다. 차동기어잠금장치(LD)가 적용돼 험로 탈출도 문제없다. 반자율주행도 수준급이다. 레벨 2.5 수준으로 고속도로에선 과속 카메라가 앞에선 규정 속도에 맞춰 속도를 스스로 줄이기도 한다. 물론, 이 기능만 믿고 과속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최첨단 주행안전 보조장비가 많아 안전 운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운전에 집중하지 않으면 ‘삐~’하는 경고음이 사방에서 들리곤 한다. 이번 렉스턴에선 승차감도 개선됐다고 하는데, 드라마틱하게 바뀌진 않았다. 그렇다고 기존 승차감이 나쁘진 않다. 다만, 디젤 엔진 치고는 꽤 정숙한데, 특유의 진동은 어쩔 수 없다.

[시승기] 2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리터당 '17km' 넘는 우수한 '연비' 뛰어난 실내공간, 패밀리카 제격 최대 230마력 등 성능도 '인상적'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사람들이 2년이나 기다리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 지인이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운전대를 잡자마자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한 말이다. 차 바꿀 때가 돼 SUV 중에서도 제법 덩치가 있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기아 쏘렌토 등을 놓고 구매를 고민했던 그는 운전대만 잡고도 이미 쏘렌토에 마음이 기운 듯했다. 한때는 신차를 받기까지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했던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지 직접 시승해 봤다. 우선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연비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리터당 15km 수준이었으나, 트립 컴퓨터에 찍힌 연비는 리터당 17km가 넘었다. 한 번 주유로 800km 주행은 거뜬해 보였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연비는 구매 고려 대상 1순위로 꼽힌다. 팰밀리카로 이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거주성도 돋보였다. 중형 SUV로 분류되는 쏘렌토는 전장 4810mm, 전폭 1900mm 등 당당한 체구를 보여준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축거는 2815mm로 성인 남성 4명이 타도 공간에 부족함이 없다. 시승차는 5인승이었는데, 3열을 갖춘 6인승 모델은 6명이 타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했다. 참고로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쏘렌토가 살짝 작긴 하다. 컵홀더 등 수납공간도 3열까지 빈틈없이 마련됐다. 성능은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7㎾ 전기모터가 결합해 최대 23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쏘렌토 디젤 모델의 경우 194마력을 내는데, 하이브리드 모댈 대비 힘과 연비가 부족하다. 세금도 더 비싸 유지비도 많이 든다.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이래서 대세일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 디젤차를 고집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SUV=디젤’이란 공식은 이미 예전에 깨졌다. 6단 자동변속기도 똑똑하게 움직였다.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보니 정숙성도 뛰어났다. 고속에서 들어오는 엔진소리도 꽤 정제돼 있었다. 가속 시 들어오는 엔진소리도 마찬가지다. 힘이 넘치다 보니 달리기 실력도 거침이 없다. 시내는 물론 고속에서의 달리기 실력에도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시원한 가속 성능에 한번 놀라고, 급차선 변경 시 거의 느껴지지 않는 롤링에 두 번 놀랐다. 크기가 중형 SUV이지만, 가벼운 몸놀림과 함께 우수한 조종 안정성을 보여줬다. 가죽 시트의 질감 등 소재도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다. 인공지능 음성 인식 기능을 비롯해 간편 결제 시스템인 카페이 등 커넥티드 기능도 수준급이다.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 등 첨단주행기술은 경쟁 모델 대비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 호불호없는 디자인도 쏘렌토의 매력을 더한다.

[시승기] BMW 'M'이 만든 괴물 '뉴 XM'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가속페달에 발을 살짝 얹었을 뿐인데 2.7톤에 달하는 육중한 ‘뉴 XM’이 힘차게 나아갔다. BMW가 만들면 전장 5m가 넘는 대형 SUV도 스포츠카가 됐다. 시승 내내 ‘‘M’의 손끝이 닿으면 이렇게 되는구나’라는 속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BMW가 40여년만에 M 전용 모델인 뉴 XM을 선보였다. M은 BMW의 고성능 브랜드다. 단순히 M이라는 배지만 다는 게 아니다. 자동차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 올리기 위해 M 브랜드 전담팀이 별도로 운영된다. 그렇게 탄생한 게 1978년 공개된 ‘M1’이 처음이다. 이번 뉴 XM은 두 번째 모델이다. BMW는 초고성능 SAV(스포츠액티비티)라고 명명했으나, 처음 마주한 뉴 XM은 ‘잘 달릴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을 얹어 무게는 2.7톤이 넘었고, 거대한 크기는 둔해 보였다. 실제 뉴 XM은 전장과 전폭이 각각 5110mm, 2005mm에 달한다. 크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에스컬레이드 구형과 맞먹는 크기다. 그러나 가속을 시작하면 돌변한다. 2.7톤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가속이 경쾌하다. 속도는 순식간에 올라간다. BMW가 공개한 제로백 ‘4.3초’의 성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뉴 XM은 시스템 합산 653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81.6kg·m이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성능을 낸다. 전기모터가 돕지 않아도 489마력을 내는 V8 가솔린 엔진은 뉴 XM을 끌기에 충분했다. 시승이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 이뤄진 탓에 이 어마어마한 성능을 100% 뽑아 쓰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뉴 XM은 속도만 빠른 게 아니다. 주행 안전성도 뛰어났다. 속도를 올릴수록 타이어가 도로와 끈끈하게 붙어 달리는 맛이 난다. 저속에서는 민첩한 코너링 성능을, 고속에서는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후륜조향(BMW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기술도 적용됐다. PHEV의 장점을 잘 살린 것도 뉴 XM의 매력적인 부분이다. 순수 전기 모드로만 62km 주행이 가능해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평일에는 전기차로 타면서 환경을 살리고, 유류비 등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캠핑이나 야외 활동이 많은 주말에는 뉴 XM의 ‘질주 본능’을 느끼며 삶을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실내 구성은 최신 차답다. 12.3인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통합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고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앞좌석 도어 및 센터콘솔 암레스트 온열기능인 인 히트 컴포트 패키지 등 최고급 편의사양도 기본 탑재됐다. 거대한 크기만큼이나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특히 2열 공간이 그랬다. 긴 전장이 만들어낸 2열의 거주성은 이급의 차들 중 최고였다.

[시승기] 토요타 '라브4 PHEV'…'힘' 넘치고 '경제성'은 덤

라브4 PHEV, 306마력 갖춰…'고성능차' 전기모드로 광화문-판교 출퇴근 'OK' 스포티한 외관…깔끔한 실내 10점 만점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무겁다, 낀 세대, 비운의 기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늘 이랬다. 배터리 용량을 키워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무겁지만, 그렇다고 연비효율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그닥 장점을 찾기 어려웠다. 가격도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비싸니 굳이 살 이유가 없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라브4 PHEV’ 모델의 시트에 앉았을 때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이 녀석의 장점은 무엇일까. 참고로 현대자동차 ‘투싼’과 크기가 비슷한 ‘라브4’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준중형 SUV 모델이다. 미국에서만 연간 40만대가량이 팔린다고 하니, 상품성이나 내구성은 이미 검증이 끝난 셈이다. 라브4 PHEV 모델은 여기에 전기 모터로만 6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시스템을 얹은 게 차별화된다. 토요타는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도 판매 중이다. 우선 시승하며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었던 부분은 ‘힘’이다. 라브4 PHEV 모델은 시스템 총출력이 306마력에 달한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준대형 SUV 카이엔(노멀 기준)이 347마력을 내니, 라브4 PHEV 모델의 성능이 결코 뒤처진다고 말할 수 없다. 라브4 하이브리드 모델과 비교해도 PHEV 모델이 최대 88마력을 더 높다. 이 같은 성능은 주행하면서도 크게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가속이 시원하게 이뤄진다. 무게가 2톤이 넘지만 전·후륜의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 속도가 빠르게 증가했다. 최소한 답답함은 전혀 느낄 수 없는 주행이었다. 주행 모드도 선택 가능하다. 4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데 EV모드는 전기 모터 사용을 극대화하고, HV모드는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해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전기 모터와 엔진 구동 비율을 스스로 조절하는 오토 모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경쾌한 달리기 실력만큼이나 부드러운 승차감도 인상 깊게 남았다. 전기 모터로만 60km 주행 가능하니 출퇴근 시 이용하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수도권 외곽에 살아도 문제없다. 이 정도 주행거리면 경기도 판교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해도 충분한 거리다. 집이나 회사에 전기차 충전기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경제적인 측면도 라브4 PHEV의 장점이다. 일단 가격이 5570만원으로 독일이나 미국산 PHEV 모델과 비교하면 매우 착한 편이다. 공인 연비도 리터당 15.6km로 수준급이다. 도심 혼잡 통행료 면제나 공영주차장 이용 시 50% 감면 혜택은 유지비 부담을 덜어준다. 스포티하게 멋을 낸 외관 디자인도 예쁘다. 보통 친환경차에는 잘 쓰지 않는 아이템인데, 후면에 듀얼 머플러를 단 것도 이색적이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구성됐다. 실내에 쓰인 소재도 좋아 실내외 구성에 10점 만점에 만점을 줘도 부족하지 않다. 2열 공간도 충분해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한 거주 공간이 나온다. 여기에 각종 편의장비도 잘 마련됐다. 토요타 최초로 ‘토요타 커넥트’가 탑재되는 등 커넥티드 기능도 갖췄다. 음성으로 지도 검색을 하는 등 네이버 클로바와 연동되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시스템도 잘 작동한다.

[시승기] 디자인·가격·주행성능 '3박자' 갖췄다… 한국지엠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전계약 3일만에 6000대 계약 돌파…'시장도 반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끝판왕 가성비'에 주행은 '짜릿'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장비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지난 22일 경기도 일산 킨택스에서 한국지엠의 ‘신형 트랙스’가 첫 공개되자마자 장내는 환호로 가득 찼다. 늘씬한 비율과 훈남 스타일의 외모에 이곳에 모인 취재진이 일제히 탄성을 질렀기 때문이다. 감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예상 밖의 ‘착한가격’에 ‘이건 된다’라는 기대감이 들었고, 뛰어난 주행성능에 기대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디자인, 가격, 주행성능에 모두가 놀란 것이다. 사전계약 3일만에 6000대 계약을 돌파하면서 신형 트랙스 상품성에 시장도 반했다. 2세대 트랙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소형 SUV 시장에 포진한 한국지엠의 엔트리 모델이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크기에 깜짝 놀란다. 휠베이스가 2700mm에 달하는데,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2720mm)와 준중형 SUV 투싼(2755mm)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런 만큼 실내 공간은 1열, 2열 모두 여유롭다. 4540mm에 달하는 길이와 낮은 전고는 크로스오버 특유의 비율을 만들어 낸다. 세단에 흡사하지만, 훨씬 역동적인 디자인에 당장이라도 뛰어나갈 것만 같았다. 특히 역동적인 모습은 옆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넓고, 낮고, 긴 차제는 스포츠카가 연상될 정도다. 적재 공간은 SUV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어 요즘 유행하는 차박도 문제없다. 고지식한 세단은 싫고, SUV의 공간 활용성이 필요하다면 이만한 차가 없다. 가격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다. 기본형 가격이 2050만원부터 시작해 소위 풀옵션 가격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경차도 2000만원이 넘는 시대에 이 가격이면 그야말로 ‘혜자’다. 그렇다고 편의장비가 부족하지도 않다.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 등 ‘듀얼 스크린’은 경쟁 모델에도 없는 구성이다. 레벨 2 수준을 제공하는 반자율주행과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등은 고급차에나 적용되는 첨단 기능이다. 이 밖에도 오토 홀드, 2열 송풍구,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편의장비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동그란 모양의 에어컨 송풍구 등 곳곳에 엣지를 더한 디자인은 계속 눈길이 갈 정도로 멋스러웠다. 주행 성능도 수준급이다. 시승차는 18인치 휠이 장착된 액티브 모델로 진행됐는데, 이보다 아랫급인 LS는 17인치, 멋을 낸 RS 트림은 19인치가 적용된다. 개인적으론 19인치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잘 어울린다. 휠은 크면 클수록 트랙스 크로스오버처럼 역동적 디자인을 더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후륜에 토션빔이 적용됐지만, 특유의 통통거리는 느낌은 없다. 1.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시원한 가속감을 보여준다. 엔진은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의 무난한 성능이지만, 상대적으로 공차 중량이 가벼워 주행은 경쾌하다. 실제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아반떼보다 약 100kg 정도 더 나갈 뿐이다. 투싼보다는 200kg이 가볍다. 고속에서도 차체나 스티어링 휠 떨림 없이 안정적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 주행 능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급을 높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참고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해 유지비 측면에서도 경쟁 모델 대비 유리하다.

삼성, 2분기 폴더블 점유율 반토막…3분기 반등 기대

삼성전자 폴더블 시장 점유율 9% 그쳐 화웨이 1위…모토로라도 점유율 끌어올려 Z폴드·플립7 흥행 3분기 점유율 반등 기대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반토막났다. 다만 7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플립7이 흥행을 이어가면서 3분기에는 점유율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9%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21%)와 비교해 12% 가량 하락한 수치다. 1위는 중국 화웨이로 45% 점유율을 차지해 선두를 기록했다. 이어 모토로라가 28%로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점유율을 각각 13%포인트, 14%포인트씩 끌어올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모토로라의 최신 시리즈 판매 호조로 미국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고 전체 폴더블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3분기에는 신제품 효과가 본격 타나기 시작한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7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플립7의 국내 사전판매는 104만대를 달성하며 역대 갤럭시 폴더블폰 사전판매 중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역시 역대 삼성 폴더블폰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사전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진 않았으나 전체 사전 판매량이 전작 대비 25% 이상 늘었으며, 현지 이동통신사를 통한 예약 판매는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드 모델의 역대급 디자인 변화가 판매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Z폴드7은 전작보다 25% 얇고 무게는 10% 줄였다. 화면은 11% 커지면서 일반적 스마트폰인 ‘바(bar)’ 형태에 가장 가까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접었을 때 두께가 8.9㎜인 만큼 최신 바형 스마트폰 갤럭시 S25 울트라(8.2㎜)와도 별 차이가 없다. 여기에 2억 화소 광각 카메라와 자동으로 사진과 영상 품질을 최적화해주는 인공지능(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 등 기능이 장착돼 내구성 등 측면에서도 역대 최상급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진석 책임연구원은 “갤럭시 폴드7은 같은 기간 갤럭시 폴드6 대비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3분기에는 삼성이 강력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용절벽의 눈물-④] 임용 감축 아닌 '수요 맞춤형' 교원정책으로 전환해야

교대에 입학하면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건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교대를 졸업해도 2명 중 1명은 '임용고시'라는 첫 관문에서 좌절하고, 피땀흘린 노력 끝에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학교에서 선생님을 뽑지 않는 '임용절벽'에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한다. 이 문제는 지역별, 학제별 교사 수급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비단 교대 졸업생뿐만 아니라 좋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학습권 격차'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에 아시아타임즈는 오래된 '임용절벽'로 사회적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담은 기획기사를 연속 연재한다. [아시아타임즈=양혜랑 기자] 도시에는 교사 임용 대기자가 쌓이고, 농촌 도서 지역은 교사 부족으로 수업 공백이 발생하는 이중 불균형이 고착화되고 있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근거로 '교원 총량 감축' 기조를 유지하는 동안, 학제별 지역별 수요 차이를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해 현장의 괴리가 심화된 것이다. 초등 단계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여유 인력이 발생하지만, 고등 단계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선택·소인수 과목 담당 교사가 급증하는 등 구조적 수요도 이런 문제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보직 이동과 교사 임용 감축 등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박정인 단국대학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교수는 "교원 수급은 남는 교사를 부족한 지역에 '옮겨 꽂는' 수준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생 학습권 보장, 교사 전문성 강화, 지역 균형 발전의 세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수요 맞춤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농촌 지역 교사 확보와 장기적 안정화를 위한 단계별 로드맵, 데이터 기반의 탄력적 임용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 확보, '단기·중기·장기' 3트랙으로 접근해야 농촌 근무 기피의 핵심은 생활 여건과 경력 관리의 불확실성이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 △교사 관시 및 주거·교통·보육 지원△지역 근무 가산점·승진 가점·특별전형 혜택 △동반 근무·가족 동반 지원과 같은 현실적 인센티브를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청이 주도하는 '원격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단기 처방으로 제시된다. 우수 교사가 거점 학교나 교육청 스튜디오에서 실시간 원격수업을 제공하고, 농촌 학교는 실습·평가·생활지도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중기적으로는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양성하고 일정 기간 의무 복무를 부여하는 '지역 기반 교원 양성'이 효과적이다. 장학금·기숙사·현장실습을 묶은 트랙을 만들고, 임용 후 일정 기간 지역 근무를 수행하면 연구휴가·해외 연수·석·박사 학위 연계 같은 경력 자산을 보장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는 지역사회와 학교, 대학이 함께 설계·운영하는 '지역 인재 순환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장기 해법으로 박 교수는 국가 또는 시·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전국 단위 인력풀, 즉 '순환 교원단' 도입을 제안한다. 교사는 정규 신분을 유지한 채 2~3년 단위로 교원 부족 지역·학교·과목에 순환 배치되며, 근무 종료 후 원 소속지로 복귀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순환 대상은 농촌·도서 지역과 소규모 학교. 신설·소인수 과목을 우선한다. 운영의 관건은 설득력 있는 보상이다. △승진 가산점 △연구 휴가·연구비 △주거·생활 지원 △특수지 수당 등 실질적 인센티브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박 교수는 "순환근무를 '인력 보충'이 아니라 교사의 경력 개발·전문성 확장의 기회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환배치의 정당성과 수용성은 제도 설계의 균형에서 판가름난다. 박 교수는 "공공서비스의 평등 제공이라는 원칙 아래, 국가공무원은 재직 중 일정 범위의 근무지 이동이 제도적으로 수반될 수 있음을 사회적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생활권 변화가 큰 제도인 만큼 사전 공지, 희망제 병행, 가족·주거 지원, 복귀 경로의 예측 가능성, 충분한 보상 등을 통해 자율성과 안정성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는 순환·파견 제도를 보상과 결합해 운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일본은 교원 인사 교류제를 통해 도서·벽지 학교에 일정 기간 파견 후 원 지역 복귀를 허용하고, 지역 가산수당·주거 지원으로 실리를 보전한다. 독일이 주(州) 차원의 ‘임시 배치(Abordnung)’로 타 지역 파견을 실시하며, 복귀와 경력 인정 체계를 명확히 둔다. 핀란드는 농촌 근무를 전제로 하는 교원 양성 코스를 운영하고, 지역 수당·연구 지원을 결합한다. 박 교수는 "강제 배치는 반발을 키울 수 있다"며, "인센티브와 자발성 병행, 경력 인정과 복귀 경로의 명확화가 지속가능한 설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총량 감축'에서 '수요 맞춤형'으로⋯ 시나리오 기반 예측과 '탄력적 임용'으로 돌파 초등에서는 여유, 고등에서는 부족이라는 학제별 비대칭이 뚜렷하다. 고교학점제로 선택 과목·소인수 과목이 확대되면서 과목 단위의 세밀한 배치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총량 위주의 감축은 초등 잉여 해소에는 도움될 수 있으나 고교의 과목 미개설·축소 문제를 방치한다"며, "과목별수업 개설률과 학생 선택권 보장률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원격 공동교육과정의 순환교원단을 연결하면, 물리적 거점과 디지털 전달을 결합한 '이중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정책 입안자가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로 박 교수는 △학령인구 예측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다중 시나리오 설계 △학제·지역별 차별화 대응 △교직의 안정성과 매력 유지를 꼽았다. 첫째, 학령인구 예측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다중 시나리오 설계이다. 통계청·교육청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지역 이동, 전·출입, 산업단지 조성, 주거 공급 변화 등 변수를 반영한 예측 모델을 구축하고, 3·5·8년 중기 전망을 상시 업데이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학제·지역별 차별화 대응이다. 초등·중등, 일반고·특성화고, 도시·농촌 등 층위별 수요를 따로 산정하고, '과목×지역×학제' 매트릭스로 배치·임용을 조합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정기 간행의 교육백서를 법정 기반으로 상시 발간·공개하는 체계가 바람직하다. 셋째, 교직의 안정성과 매력 유지이다. 경력 경로가 불안정하면 유입이 급감하고 질이 하락한다. 국가 차원의 교원 인력풀을 데이터로 관리하고, '정원=학령인구'가 아니라 '정원=실질 교육수요(과목·지역·학제)×정책목표'에 따라 탄력적 임용제를 시행해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박 교수는 "전문성 보장 원칙을 전제로, 역량 있는 학부모를 '일일강사'로 제한적 활용하는 시범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교사 앞에서 수업능력을 검증받고, 교육적 효능이 입증된 수업만 학령기에 투입하는 엄격한 품질관리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는 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상호 이해를 높이고 협력 생태계를 복원하는 실험적 접근이라는 취지다. 실행 로드맵(안), 3개년 파일 5개 권역 확대 전국 정착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로드맵은 10년 단위의 단계적 정착 방안이다. 우선 1단계(13년)에서는 농촌·도서 지역 교육지원청 3곳 내외에서 '순환교원단'을 시범 운영한다. 교사가 2~3년 주기로 순환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관사·주거·교통·보육을 포함한 생활 지원 패키지와 승진·연구 활동 인센티브를 즉시 적용한다. 동시에 거점학교와 원격 수업을 결합한 공동교육과정을 가동해 과목 개설 공백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 단계의 성과지표(KPI)는 △과목 미개설률 0% △학기 중 결원 보충 기간 50% 단축 △학생 선택권 보장률(수강 희망 대비 개설률) 95% 이상 달성이 목표다. 2단계(4~6년)에는 5개 권역 거점 교육청을 중심으로 순환교원단을 확대하고, '지역 출신·지역 복무' 교사 양성 트랙을 본격화한다. 또한, 과목·지역·학제별 수요와 공급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대시보드를 구축해 결원 예측과 신속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 단계에서는 △농촌 신규 임용 충원률 90% 이상 △순환 근무 종료 후 원 소속지 복귀율 95% 이상 △교사 이탈률 전년 대비 30% 감소라는 성과 지표가 설정된다. 마지막으로 3단계(7~10년)에서는 전국 정착을 목표로 한다. 교원 수급 현황을 법정 '교육 백서'로 상시 발간하고, 탄력적 임용제를 제도화한다. 나아가 순환교원단과 일반 임용· 전보 체계를통합한 '국가·시도 연계 인력운영 플랫폼'을 완성해 교원 배치의 효율성을 높인다. 최종적으로는 △지역·학제 간 교원 배치 격차 지수 50% 이상 개선 △학습권 격차 지표(과목 개설률·교사 1인당 학생 수 등) 전국 표준편차 축소가 주요 성과 목표로 제시된다. 세 가지 목표 한 가지 해법, '수요 맞춤형'으로의 대전환 도시·농촌, 초등·고등 간의 비대칭은 '총량 감축'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농촌 확보를 위한 생활·경력 인센티브, 지역 출신 기반 양성, 전국 단위 순환교원단, 데이터 기반의 탄력적 임용과 법정 교육백서 체계를 결합해야 한다. 박 교수는 "학생 학습권 보장, 교사 전문성 강화,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세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교원 정책의 패러다임을 총량에서 수요로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의 역할은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이 삶과 진로를 주체적으로 설계하도록 돕는 촉진자로 확장되고 있다. 박 교수는 "교사에게 다양한 학교·지역·과목 경험을 제공하면 교육과정 설계 역량과 융합적 안목이 커진다"며, "순환교원단이야말로 미래형 교사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라고 평가했다.

[마켓Q] 미국은 '천조국' 미래에셋은 '천조사'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고객자산(AUM)이 1000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객자산의 30%가량을 해외에서 얻으면서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글로벌 고객신뢰를 입증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창업 때부터 '금융 수출'을 강조하며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혜안이 있었다. 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예금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원화예금 잔액은 2150조3000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은행의 예금액이 2000조원대 수준에 그치는 만큼, 미래에셋이라는 한 금융그룹의 AUM 1000조원 달성이 얼마나 '대기록'인지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간 국방비만 1000조원을 넘게 쓴다고 해서 '천조국'이라는 별명은 얻은 미국에 빗대 '미래에셋그룹은 천조사'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해 7월 말 기준 미래에셋그룹의 총 AUM은 약 1024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산은 752조원, 해외 자산은 272조원 규모로 해외 자산이 비중이 26.56%에 이른다. 계열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549조원(국내 471조원, 해외 78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 430조원(국내 236조원, 해외 194조원) ▲미래에셋생명 등 기타 계열사가 국내외 45조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23년말(427조9000억원)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불과 2년도 안 된 시점에 달성한 고속 성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여준 성장세는 단순한 자산 확대를 넘어선 '투자자 신뢰의 집약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반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 연금자산은 50조 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DB·DC·IRP) 적립금 증가액에서도 업권 전체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고객이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자산관리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미래에셋증권을 가장 먼저 찾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 기간 확정기여형(DC)·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3조4206억 원 늘어나 전체 42개 퇴직연금 사업자 증가액의 약 16.4%를 차지했다. 해당 기간 적립금이 3조원 넘게 늘어난 사업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업계 1위 '연금 명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성장은 튼튼한 체력이 뒷받침했다. 2021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자기자본 '10조 클럽'에 진입했고, 올해 기준으로는 12조30000억원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견고한 자본력은 단순히 숫자 크기를 넘어 미래에셋증권의 전략적 무기다. 대형 투자은행(IB) 딜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 해외 인수합병(M&A)과 신시장 개척의 실행력, 그리고 글로벌 사업에 전체 자본의 40%를 과감히 투입할 수 있는 결단은 바로 이 기반에서 나온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전략가(GSO) 박현주 회장의 전략 하에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11개 지역에 진출해 17개 해외법인을 운영하며 업계 최대 네트워크를 갖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2238억 원의 세전이익을 거뒀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전체 세전이익의 4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미국·홍콩·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비즈니스가 성장을 이끌었고, 인도에서는 현지 증권사 '미래에셋쉐어칸'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었다. 장기 성장하고 있는 인도 증권업계를 선점하고 그룹 차원으로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포석이다. 해외법인 호실적에 따라 전체 실적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은 상반기 2238억원의 세전이익을 거뒀고, 특히 지난해 4분기 미국법인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6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8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늘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대고객 인공지능(AI) 서비스는 업계 톱티어(Top-tier) 수준이다. 최근에는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디지털자산본부로 개편하며 미래 금융의 판도를 선도할 준비까지 마쳤다. 이제 미래에셋증권 단순한 '국내 1위 증권사'가 아니라, 한국 금융을 대표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도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올인원(All-in-one)' 서비스를 구현하고, 데이터 기반 디지털 자산관리와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결합한 전담 조직 'WM Studio'를 출범시키는 등 끊임없이 달려가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미국, 홍콩, 싱가폴 등 자산관리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자산관리(WM)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하고, 미국, 중국, 인도와 같은 고성장 시장의 기술혁신 기업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국내 및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본업에서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해외법인을 비롯한 신사업 부문에서의 성과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그룹의 AUM 1000조원 달성 기록은 1997년 7월 자본 100억원으로 창립한 이후 28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특히 지난해 말 AUM 906조6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불과 8개월 만에 100조원 넘게 늘어나며 초고속 성장을 실현했다. 역시 성과의 배경엔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전략이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2003년 홍콩 진출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인도 등으로 꾸준히 확장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미래에셋그룹 자기자본 23조원 및 19개 지역에서 52개의 해외법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임직원 수만 약 1만6000명의 국내 대표 '글로벌 투자전문그룹'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일찍부터 "한국 기업은 해외경영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과감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하며 적극적이고 과감한 전략적 인수합병(M&A)과 투자를 진행해왔다. 글로벌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세전이익은 약 1조4300억원(계열사별 단순 합산)이며, 이 가운데 33%인 4776억원은 해외 비즈니스에서 나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 세계에서 총 232조원 규모의 ETF를 운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 전체 ETF 시장규모인 약 226조 원을 웃도는 규모이자 글로벌 ETF 운용사 중 12위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은 박 회장의 '글로벌 투자 혜안'을 더욱 확산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박 회장을 미래에셋증권 책무구조도에 추가하고 글로벌 사업 관련 중장기 방향성 수립 및 사업기회 발굴·글로벌 전략 본부 조직 관리 관련 책무를 맡게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의 성장은 숫자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다"며 "박 회장을 책무구조도에 까지 이름을 올리는 책임 경영 강화로 국내 금융산업의 경계를 넘어 세계 금융지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