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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8월 16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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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전 사장, '적자 수렁' 빠져나갈 카드있나

김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관심 집중…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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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김종갑 한국전력 신임 사장이 지난 13일 취임했지만 한전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탈(脫)원전·석탄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새롭게 취임한 김종갑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24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4년만에 분기기준 적자전환 했으며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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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사장도 취임사에서 "현재 한전의 재무상태는 좋지 않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전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키로 하면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의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2016년 원전 가동률은 80%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50%대로 크게 떨어졌다. 다수의 원전이 설비점검에 들어가면서다. 현재 11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된 상태다.

원전 가동률 하락은 한전 수익성 악화와 직결되는 요소다. 한전은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입할 때 저렴한 가격부터 순차적으로 구매한다. 가장 저렴한 원전의 전력 구매를 줄인다는 것은 곧 단가가 비싼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과 다르지 않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전 이용률이 1% 감소하면 한전이 전력을 구입하는데 추가적으로 1013억원 가량이 늘어난다"며 "지난해 원전 이용률 목표 85%에서 15%포인트 가량 미달돼 한전이 추가로 부담한 액수는 1조52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에너지 가격까지 오르면서 한전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국내 전력생산의 주축인 발전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중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는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발전의 주 원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 유연탄 가격은 t당 88.41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66.03달러) 대비 약 34% 급등했다. 또한 발전사들이 개별적으로 매입하는 LNG 수입단가도 1년 새 평균적으로 10% 가량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자 발전공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발전공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한전의 연결재무제표에 악영향을 준다. 결국 원전·석탄발전의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적자에 주요 원인인 셈이다.

한전 본사 사옥
한전 본사 사옥

◇한전 수익성 개선 위해 김종갑 사장에게 남은 카드는?

한전이 내외부에서 동시에 발생한 악재로 적자에 처했지만 아직 실적 반등의 여지는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부터 산업용 경부하 요금개편이 언급되면서 올해 실제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력요금은 시간대별로 차등 적용된다. 전기사용량이 적은 새벽시간의 경우 경부하 요금을 적용받아 싼 값에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여론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당분간 개편될 가능성이 낮다. 앞서 지난 17일 다가구·다세대 공동설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한전은 요금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산업용 전기료 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은 법개정 없이 관련부처 인가만 난다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 이사회 결정을 통해 산업부 인가와 기재부 협의를 거쳐 인가만 난다면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은 바로 추진된다"고 말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정부 방침 상 한전이 직접 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전기사업법 상 한전은 발전시장에 직접적인 참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한 한전의 발전시장 진출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하지만 한전이 발전 시장에 직접 진출하더라도 당분간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 발전의 경우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당장 수익성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외부적 요인을 제외하고도 김 사장의 능력과 의지로 한전 실적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사장은 특허청장과 산업부 1차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이후 민간기업 CEO를 10년 이상 맡아왔다. 2007~2010년까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사장과 2011년부터 한국지멘스 대표를 맡아왔다. 특히 한국인 가운데 첫 한국지멘스 회장을 맡을 정도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민관을 두루 거치면서 갖춰진 김 사장의 위기 대응 능력이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서 돋보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들이 김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업부 출신이면서 민간기업 CEO까지 거친 김 사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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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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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m7804@asiatime.co.kr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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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새 주인 누가될까… 사업성 ‘태광’ 앞서

태광 컨소· 앵커PE·폴캐피탈 3파전 내달 초 우협자 선정, 연말 매각 완료 안정적 기업 운영에 'SI' 필요성 대두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애경산업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광 컨소시엄을 비롯해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폴캐피탈코리아가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 등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산업적 관점에서 사업 이해도와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전략적 투자자(SI)에 대한 기대가 높은 모습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 매각 본입찰이 오는 22일로 예정됐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38%가 매각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고 매각 작업을 연내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본입찰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는 △폴캐피탈코리아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태광산업 컨소시엄 등이다. 먼저 폴캐피탈코리아는 지난해 3월 설립된 글로벌 '폴캐피탈'의 한국지사다. 지난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당시 영향력을 드러낸 바 있다. 폴캐피탈코리아의 김경철 대표는 업계에서 관록 있는 인물로 통한다. 2013년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약 1조원에 사들일 때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PE는 홍콩계 사모펀드다. 국내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큐텐·큐익스프레스 △컬리 △프레시지 △라인게임즈 △이투스 등이 있다. 최근 몇년새 인수 기업마다 실적이 신통치 않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2019년 CJ푸드빌에서 투썸플레이스를 약 4500억원에 인수해, 2021년 또다른 사모펀드 칼라일에 약 8750억원으로 매각 한 바 있다. 이는 사업 능력을 일부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 컨소는 유일한 SI로 참여했다. 자회사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를 전면에 내세워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입찰에 참여했다. 태광산업은 주요 사업인 석유화학을 대체할 사업군 중 하나로 화장품을 설정하고 애경산업 인수에 참여했다. 화장품 사업이 화학과 연계돼 있는 만큼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해서다. 기업 운영 측면에서 태광산업이 애경산업의 유력 인수자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 운영사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다수 사모펀드가 수치에만 매몰돼 기업의 영속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에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사업으로 운영하려는 필요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태광산업도 인수대금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 앞서 태광산업 측은 인수자금으로 자사주를 기초로 3186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했는데 이 부분이 주주 이익을 저해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서다. 심지어 이에 반발한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EB 발행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까지 한 상태다. 지난 12일 한국투자증권이 EB 전량 인수를 확약한 점은 태광산업에 긍정 요소다. 한편 애경산업의 화장품 실적 위축에 매각가 논란 재점화도 예상된다. 애경산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713억원과 영업이익 112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6.1% 감소한 수준이다. 중국 시장이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으며 실적 위축이 본격화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애경산업 매각 추정가는 약6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화장품, 생활용품에 더해 연구 개발부터 수십년 쌓아 온 유통망까지 인수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품 사업의 실적 위축이 매각가 하향 조정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EB 발행' 주주가치 훼손…"혼내주고 싶다"

태광산업 'EB 발행'…2차 가처분신청 금감원 정정 명령…정당성·투명성 부족 "지배 주주 지배력 강화에 유리한 구조" [아시아타임즈=김빛나 기자] 자금 조달을 둘러싼 태광산업과 트러스톤의 갈등이 '지배주주 vs 소액주주' 구도로 비화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최근 태광산업의 교환사채(EB) 발행 금지를 요청하는 2차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6월 30일 1차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2차 가처분신청에서는 청구 대상이 '태광산업 이사들'에서 '태광산업'으로 변경됐다. 이번 문제가 태광산업이 개정 상법이 명시한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하고 주주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차는 태광산업 이사들의 위법 행위로 회사의 피해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중지해달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며 "2차는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이 개정 상법이 보장하는 주주권을 본질적으로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해 이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앞서 6월 27일 태광산업은 이사회에서 3200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결의했다. 보유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이 교환 대상이며 채권 투자자가 원할 경우 자사주와 교환할 수 있는 구조다. 트러스톤이 1차 가처분을 신청하자 뒤이어 금융감독원도 제동을 걸었다. 발행(처분)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를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은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태광산업이 제출한 교환사채권 발행 결정에 대한 심사 결과 발행 상대방 등에 대한 중요한 누락이 있어 정정명령을 부과한다"고 공시했다. 상법 시행령 제22조에 따르면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는 EB를 발행할 때에는 이사회가 발행 상대방과 발행 조건을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자금 조달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를 공란으로 두며 태광산업의 자사주 활용이 지배 주주에게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사주를 낮은 가격에 우호 세력에게 넘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며 실질적으로 지배 주주의 지배력을 강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 네이버 카페에서는 태광산업 소액주주들이 태광산업 이사들을 배임죄로 고발했다는 글에 '속이 다 시원하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혼내주고 싶다', '응원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EB 발행에 찬성한 이사를 겨냥한 비판도 나왔다. 한 게시글에서는 "대주주만 욕할게 아니다. 경영을 잘하고 감시하라고 뽑아놓은 이사가 일부 주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한다면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태광산업이 해명한 'EB 목적'도 비판을 받고 있다. 태광산업은 '신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라고 EB 발행을 해명했으나 태광산업 및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은 논평을 통해 "태광산업이 석유화학과 섬유업을 하다가 느닷없이 3200억원이 필요하다며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를 발행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뷰티·에너지·부동산 사업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말뿐이지 그 어디에도 구체적인 계획도 준비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거래의 목적과 이유를 숨기거나 추상적으로 둘러대는 것은 명백한 거짓, 부실 공시"라며 "이런 견강부회식 공시에 철퇴를 내리지 않으면 주주 충실의무를 명시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도심 호텔 인수 성공한 ‘한화 김동선’… 운영 능력 시험대

서울 5성급 리조트, 4000억원대 인수 재무개선 급한 삼정기업, 헐값에 팔아 영업외 수익, 3분기 당기순이익↑ 이자↓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호텔)가 3분기 실적 상향을 예고했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파라스파라 서울’ 리조트를 저렴하게 인수한 영향이 크다. 한화호텔은 이 덕분에 영업외수익이 급증해 재무구조가 오히려 견조해질 전망이다. 다만 운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은 약 4200억원에 ‘파라스파라 서울’ 리조트를 인수했다. 정상북한산리조트 보통주 29만5000주를 295억원 출자하고 기존 출자금액 5억원을 더해 300억원에 파라스파라 서울을 품었다. 한화호텔은 인수와 동시에 이름을 ‘안토’로 변경했다. 부채 3900억원까지 넘겨받았지만, 업계에서 추정하는 해당 리조트 가치 5000억~6000억원을 감안하면 최대 2000억원의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한화호텔은 지난 6월말 기준 보유현금 2600억원으로 자금여력도 준수하다. 지난해 3월 신용등급도 기존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되며 재무 안전성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인수 여파로 한화호텔은 오히려 재무구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업·자산을 매입하면 취득 시점에 영업외수익이 한번에 인식돼 ‘염가매수차익’이 생겨서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아니므로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한화호텔도 인수 내역을 밝히며 “3분기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가량 늘어나고 회사의 총 자산 규모는 약 5조4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삼정기업 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활용해 이자비용도 낮출 수 있다. 한화호텔의 해당 리조트 인수를 IB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서울의 유일한 리조트라는 좋은 입지의 부동산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토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5성급 프리미엄 리조트다. 총 객실수도 콘도 224실(분양 대상), 호텔 110실(비분양 시설)로 총 334실의 대형 리조트다. 일반적으로 국내 중소형 호텔이 10~50개, 중간 규모 호텔이 50~200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는 점으로 안토의 규모를 짐작 가능하다. 대단위 콘도를 짓기 위해 삼정기업은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부었다. 정상리조트는 2023년말 기준 완성 건물 재고자산이 2416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분양률 저조로 지난해말에도 완성 건물 재고가 2315억원이나 남았다는 점이다. 이는 총 분양 예정 가액인 7751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자 부채도 크게 늘었다. 순차입금은 5년 전인 2020년 1811억원에서 지난해 2036억원으로 200억원을 훌쩍 넘었다. 2024년말 기준 타인 자본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도 57.4%로 절반을 넘어선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 이하일 때를 적정수준으로 평가한다. 정상리조트는 무리한 차입으로 인한 대규모 개발로 재무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정적인 것은 지난 2월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리조트 공사 현장 화재 사고다. 삼정기업이 시공을 맡은 해당 현장은 개관 3개월을 앞두고 화재로 6명이 사망했다. 이 일로 부자(父子) 관계인 삼정기업의 회장과 삼정이앤시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금액도 최소 수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방 건설경기 침체 등에 맞물려 미분양이 늘며 삼정그룹은 1조원 이상의 채무를 지고 있다. 서울 유일의 5성급 리조트를 급매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한화호텔은 이제 ‘운영 능력’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사실 호텔업계 내에서 한화호텔의 존재감은 흐릿하다. 계절별 축제, F&B(식음) 강화, 꾸준한 리뉴얼 등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호텔업계에서 특색을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실제 최근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도 위치상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서울시청 앞 ‘더 플라자’ 호텔은 객실점유율이 신통치 않다. 한화호텔이 지난해 일부 층을 사무공간으로 바꾼 데 이어 지속적으로 호텔업계에서 리모델링 언급이 나오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신용평가사에서는 한화호텔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리포트를 통해 “피인수회사가 2024년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인 가운데 약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순차입금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해당 회사가 연결재무제표로 편입됨에 따라 동사의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도 “거래규모 대비 동사의 재무여력, 분양수익금으로 차입금 상환 및 잔여채무 정산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동사가 보유한 호텔·리조트 운영 노하우, 브랜드 마케팅 역량, 회원제 네트워크를 결합할 경우 ‘파라스파라’의 운영 효율성 제고와 수익구조 다각화 등 장기적인 사업 시너지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