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에 관심 집중…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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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김종갑 한국전력 신임 사장이 지난 13일 취임했지만 한전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탈(脫)원전·석탄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새롭게 취임한 김종갑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24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4년만에 분기기준 적자전환 했으며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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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사장도 취임사에서 "현재 한전의 재무상태는 좋지 않다"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는 시점까지 '비상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전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대키로 하면서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의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2016년 원전 가동률은 80%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50%대로 크게 떨어졌다. 다수의 원전이 설비점검에 들어가면서다. 현재 11기의 원전이 가동 중단된 상태다.
원전 가동률 하락은 한전 수익성 악화와 직결되는 요소다. 한전은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입할 때 저렴한 가격부터 순차적으로 구매한다. 가장 저렴한 원전의 전력 구매를 줄인다는 것은 곧 단가가 비싼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과 다르지 않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전 이용률이 1% 감소하면 한전이 전력을 구입하는데 추가적으로 1013억원 가량이 늘어난다"며 "지난해 원전 이용률 목표 85%에서 15%포인트 가량 미달돼 한전이 추가로 부담한 액수는 1조52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제에너지 가격까지 오르면서 한전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국내 전력생산의 주축인 발전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중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는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를 발전의 주 원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지난해 국제 유연탄 가격은 t당 88.41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66.03달러) 대비 약 34% 급등했다. 또한 발전사들이 개별적으로 매입하는 LNG 수입단가도 1년 새 평균적으로 10% 가량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자 발전공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한 발전공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한전의 연결재무제표에 악영향을 준다. 결국 원전·석탄발전의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가 적자에 주요 원인인 셈이다.
◇한전 수익성 개선 위해 김종갑 사장에게 남은 카드는?
한전이 내외부에서 동시에 발생한 악재로 적자에 처했지만 아직 실적 반등의 여지는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부터 산업용 경부하 요금개편이 언급되면서 올해 실제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력요금은 시간대별로 차등 적용된다. 전기사용량이 적은 새벽시간의 경우 경부하 요금을 적용받아 싼 값에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여론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당분간 개편될 가능성이 낮다. 앞서 지난 17일 다가구·다세대 공동설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한전은 요금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을 운영하면서 산업용 전기료 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은 법개정 없이 관련부처 인가만 난다면 빠르게 적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 이사회 결정을 통해 산업부 인가와 기재부 협의를 거쳐 인가만 난다면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은 바로 추진된다"고 말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정부 방침 상 한전이 직접 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 전기사업법 상 한전은 발전시장에 직접적인 참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한 한전의 발전시장 진출이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대로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하지만 한전이 발전 시장에 직접 진출하더라도 당분간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 발전의 경우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당장 수익성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외부적 요인을 제외하고도 김 사장의 능력과 의지로 한전 실적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사장은 특허청장과 산업부 1차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이후 민간기업 CEO를 10년 이상 맡아왔다. 2007~2010년까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사장과 2011년부터 한국지멘스 대표를 맡아왔다. 특히 한국인 가운데 첫 한국지멘스 회장을 맡을 정도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민관을 두루 거치면서 갖춰진 김 사장의 위기 대응 능력이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서 돋보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들이 김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업부 출신이면서 민간기업 CEO까지 거친 김 사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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