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보단 정치적 이해관계 우선
자질 부족 논란, 비리 의혹으로 결국 부메랑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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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최형호 기자] 문재인 정부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의 자질 부족 논란이 최근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강릉역 KTX 탈선 사고의 대응능력 미흡으로 스스로 옷을 벗었고, 한국지역난방공사의 황창화 사장 역시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때 공개석상에서 웃음을 보이는 등 눈치 없는 행동으로 국민들의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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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3선 의원 출신인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지인에게 태양광 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직에서 물러났다. 최 전 사장은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의 이번 납품비리 의혹 등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이 되면서 그간 꾸준이 지적돼 왔던 문 정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 취임1년 만에 드러난 캠코더 인사의 각종 사고
애초 캠코더 인사들은 전문성과 공공성 부족으로 공기업 사장직에 맞지 않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공약을 내걸었음에도, 자신의 최측근들을 공기업 사장자리에 앉히는 등 지난 정부 때와 다르지 않은 행보를 보이며 공기업 사장들이 자질부족으로 인한 낙마를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두고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들은 국회의원 출신들이 대부분이기에 전문성 부족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 이들은 기업인으로서의 갖춰야할 공공성보단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서기에 비리인줄 모르고 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일례로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경우 납품비리 의혹이 대표적이다. 19일 한 매체에 따르면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은 지난 10월 고속도로 휴게소 내 새로 생긴 'ex-cafe'에 특정업체 커피 기계가 납품됐다는 제보를 조사했다.
여권 인사가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에게 휴게소 카페 ex-cafe에 특정업체 커피 기계와 원두를 납품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제보 내용과 함께 특혜 논란과 현행법 위반 소지를 지적한 것.
특히 도로공사는 ex-cafe를 8곳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8곳 중 7곳에서 우제창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만든 커피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에 이 사안을 보고했지만, 청와대는 이를 묵인했다고도 했다.
도로공사는 즉시 해명자료를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김태우 전 수사관과 일부매체가 이강래 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ex-cafe는 브랜드커피의 절반 가격에 최고급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하고 기존 커피 가격을 내리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구매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해당 제품을 구입하도록 강요 등 개입한 사실은 전혀 없으며 운영업체가 자율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또한 김 수사관의 의혹제기한 시점이 퇴사한 날짜와 일치하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덧붙여 "공정한 기준으로 납품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도로공사 측은 공정한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이강래 사장과 우제창 전 의원은 2009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원내대변인으로 같이 한솥밥을 먹은 전력이 있어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당 시절 인연이 현 도로공사 사장을 역임하며 이어져 (납품비리)특혜의혹으로까지 불거졌다"며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공개적인 방식을 취하고 도로공사가 공공기관인 것을 감안해 말 그대로 공공성을 우선시했다면 애초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성 부족, 결국…
캠고더 인사는 전문성 부족도 뒤따른다. 기본적으로 한 계통에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었다면 이런 의혹과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 거란 시각이다.
최근 KTX 강릉선 탈선 사고 등 잇따른 안전사고로 사퇴한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을 때 최고위원을 지냈던 오 전 사장은 철도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비전문가다. 오 전 사장은 코레일 사장 취임 이후에도 코레일 운영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안전한 여객 수송은 뒷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최근 KTX사고를 보면 오송역 전기공급 중단에 따른 열차 운행 지연, 분당선 열차 고장, 광명역 KTX 고장, 호남선 하남역 새마을호 작업자 사망, 강릉선 KTX 탈선 등이 잇따라 일어났다. 특히 강릉선 KTX 사고는 지난 5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레일을 직접 방문해 철도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주문한 직후여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그럼에도 불구, 오 전 사장은 강릉역 KTX 탈선 사고때 "한파 때문에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다"는 전문성과는 다소 떨어지는 답변으로 비판을 받더니, 결국 이게 발목 잡혀 이틀 뒤인 지난 11일 사퇴했다.
이강래 사장도 도로공사와는 무관한 경력을 지녔다. 제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인사에 포함된 인물이기도 하다.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망 사고 당시 '미소 브리핑'으로 논란을 빚었던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인수위원과 국회도서관장을 지냈다. 그는 사장 임용 직전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서 이해찬 당시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전형적인 캠코더 인사 출신이기도 하다.
문제는 캠코더 인사의 자질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문 대통령의 제식구 감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4일 취임한 손창완 한국공항공사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손 사장 또한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낙선된 바 있는 문재인 대통령 측근 정치인이다. 손 사장 역시 한국공항공사와 어울리지 않는 이력이 지녔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 정부의 지지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무조건적으로 근절하는 일"이라며 "결국 이를 근절하지 못하면 과정은 공정하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생기고, 국민안전문제는 더욱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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