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신일제약 등 바이오주 '이상 급등'...손놓은 거래소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08-02 23: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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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최상위권을 제약·의료기기 등 바이오 관련주가 사실상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 개미'의 막대한 유동성이 바이오주로 몰리는 가운데 뚜렷한 성과 없이 코로나19 관련 테마주로 부각되며 이상 급등락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종목도 일부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다면서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2일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1월 20일) 이후 현재(지난달 31일)까지 전체 코스피·코스닥 주가 상승률 1~20위 중 단 2개를 제외한 18개가 모두 바이오 관련 종목으로 집계됐다. 이들 18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80.50%에 이르렀다.

이중 신풍제약 우선주인 신풍제약우는 코로나19 발생 직전 5950원에서 현재 16만원으로 약 반년 만에 주가가 약 27배로 폭등, 2589.08%의 상승률로 1위에 올랐다.


신풍제약 보통주도 887.12%의 상승률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풍제약의 경우 이 기간 거래금액 순위에서도 LG화학, 네이버 등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급등한 대기업들마저 제치고 전체 6위(일평균 2736억원)를 기록했다.

 

▲신풍제약의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


이처럼 바이오주가 무더기로 급등하면서 거래소에 따르면 제약·의료기기 등 건강관리 업종(239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37조7664억원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직전보다 97조3137억원(69.29%)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증시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이 기간 7.96%에서 12.99%로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문제는 급등한 바이오주 중 실적 개선이나 신약 개발 성공 등 뚜렷한 성과 없이 백신·치료제 등 테마성 기대감에만 의지해 주가가 솟아오른 종목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상승률 20위권 내 18개 종목 중 증권사 3곳 이상이 투자의견·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진단키트 업체 씨젠(상승률 7위)과 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의 모기업인 SK케미칼 및 SK케미칼우뿐이다.

그 외 15개 종목 중 그나마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1개 이상 있는 곳도 5곳(멕아이씨에스, 휴마시스, 알테오젠, 메드팩토, 엘앤씨바이오)뿐이다. 나머지 10개 종목은 현재 증권사들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셈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가 상승률 1, 3위를 차지한 신풍제약은 과열 논란의 핵심이다.

신풍제약은 상장 제약사 중 작년 매출액(연결기준 1897억원) 순위 20위권의 중견 제약사로 코로나19 발생 직전 시총은 3700억원(이하 보통주 기준)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폭등, 현재는 시총 3조656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60위다.

작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20억원으로 대형 제약사 한미약품 영업이익(1039억원)의 약 52분의 1도 안 되지만, 시총은 한미약품(3조1206억원)을 오히려 5000억원 이상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실적에 비해 주가가 크게 뛰면서 거래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근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1971배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달 31일 장중 9% 이상 올랐다가 장 마감 약 16분을 남기고 갑자기 하한가 가까이 추락, -19.77%로 거래를 마치는 '널뛰기'를 했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장 마감 약 10여분 전까지 상한가를 달리다가 순식간에 14.63% 급락 마감하면서 약 10여분 사이에 시총이 3조원 가까이 사라지는 진기록을 연출했다.

신일제약도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약품 덱사메타손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주가 상승률 16위(338.65%)에 올랐다.

하지만 이처럼 주가가 급등하자 이 회사 오너 일가는 지난 한 달 간 지분 2.85%, 135억원어치를 장내 매도해 상당한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는 총 18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8건)보다 2배 이상(125%) 급증했다.

이중 바이오 관련 종목이 지정된 사례가 13건으로 72.22%를 차지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종목 등에 대해 투자자에게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시장경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단계별로 ▲투자주의종목 ▲투자경고종목 ▲투자위험종목이 있는데 이중 투자위험종목은 가장 강력한 수준의 경고로 지정과 동시에 매매거래가 1일간 정지되며, 거래 재개 이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면 다시 하루 거래가 정지된다. 그러나 지정된 이후에도 주가 급등이 이어지는 등 이러한 조치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월 말 국제 유가 급락으로 원유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의 기초지표 가치가 하락했으나 일부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의 경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초지표 가치와 시장가격의 괴리율이 무려 1000%를 넘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지난 5월 17일 레버리지 ETN의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으로 설정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아 간신히 시장을 안정시켰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우선주 과열 현상이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지난달 우선주 유통주식 수를 늘려 주가 급변동을 막는 내용의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의 바이오주 과열 현상은 괴리율을 통해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원유 ETN, 우선주의 사례와 차이가 있다면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 거래소의 역할이 주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불공정거래 등을 사후적으로 찾아내는 데 있는 만큼 직접 조처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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