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인터뷰] 대한항공 승무원 박창진 “故노회찬 의원 한 마디에...” 정치인 '출사표'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0 08: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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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회찬 의원 “당신의 잘못은 없다”에 정치인 ‘결심’
“기득권 아닌 갑질로부터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치인 되고 싶다”
박창진의 3대 ‘의정활동’ 키워드...‘갑질타파·재벌경영자 책임·항공(교통)관련법’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승무원에서 정치인 박창진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는 고인이 된 노회찬 정의당 의원 첫 마디 때문입니다.”(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인터뷰 중) 

▲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승무원에서 정치인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오는 21일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대회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선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회당 부근 카페에서 아시아타임즈와 인터뷰하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을 폭로해 사회적 파문을 불러 일으킨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앞두고 최근 아시아타임즈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검은색 정장에 노란 넥타이, 그리고 세월호 노란리본 뱃지를 달고 나타난 박창진 지부장의 모습은 그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이어갈 것인지 이미 짐작케 했다. 그는 자신이 사회에서 느꼈던 부당함을 토대로 기득권이 아닌 보통사람들을 위한 정치, 갑질 없는 사회를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아시아타임즈는 승무원에서 신인 정치인 박창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와 정치인으로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를 인터뷰를 통해 담았다.
▲ 지난 2018년 대한항공 물컵갑질 당시, 노회찬 정의당 의원과 박창진 전 사무장의 물컵갑질 규탄 모습 (사진=박창진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 블로그)
◇ 박창진, 故노회찬 의원 “당신의 잘못은 없다”에 정치인 ‘결심’

박창진 지부장이자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은 자신이 정치인이 되기로 한 이유를 두고 故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첫 마디가 컸다고 회상했다.

박 지부장은 “2018년 4월 대한항공 물컵갑질 사건 후 제가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을 때, 故노회찬 의원이 현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 노 의원은 저에게 ‘박창진 사무장 뉴스로 많이 지켜봤다. 고생이 많고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너무 슬퍼하지 마라. 이 모든 일에 당신의 잘못은 없다’라고 하더라”며 “정말 제가 이 사회로부터 듣고 싶었던 말”이라며 정치인이 된 이유를 밝혔다.

박 지부장의 이 말에는 우리 사회가 기득권을 보호 하느라 약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땅콩회항 사건 후 사측으로부터 각종 인사 불이익을 받은 후 홀로 싸워온 그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나 사회가 아닌 정치인 노 전 의원에게 위로를 받은 셈이다.

그는 “우리 사회는 약자들이 피해를 감내해해야 하고, 피해자가 잘못한 것처럼 인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정치인 박창진은 노회찬 의원처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당신의 잘못은 없다’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회찬을 통해 정치적인 시민으로 눈을 떴고, 적극적인 사회적 참여자가 되기로 한 것이다.
▲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018년 6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갑질 근절 캠페인을 진행한 가운데 아이를 안고 나온 시민이 박창진 공동대표와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김영봉 기자)
◇ “기득권 아닌 갑질로부터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치인 되고 싶다”


“민주화되고 노동과 인권이 제대로 보장된 선진국가라고 하는 나라를 보면 실질적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의회에 진출해 정치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 당의 국회의원 비율을 보면 이미 기득권을 쥐고 있었던 판사, 검사, 자본권력 중심에 섰던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 권력자에게 또 다른 권력을 주는 것 밖에 안 된다. 저는 갑질로부터 약자를 보호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박창진 지부장은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이미 기득권 쥔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치 밖에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재벌 기득권으로부터 갑질을 당했고, 그에 맞선 그가 내놓은 답변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박 지부장은 “저 같이 권력으로부터 저격 받아 왔던 사람, 기득권이 아닌 사람들이 실제적 삶의 주체라고 생각한다”며 “즉 보통의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최소한 (기득권으로부터) 견제가 되고 정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갑질이라는 우리 사회의 극명한 권력 간의 불균형으로 일어나는 문제, 이 배경에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저는 갑질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입법기관에 들어가면 실질적인 구조의 변화를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구조적인 한계로 탈락자, 낙오자로 내몰린 그들이 그 동안 해왔던 성실과 근면, 책임을 다했던 사회구성원으로서 ‘나는 잘못이 없는 사람이구나.’ 당연히 구제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업계 노동자들이 2018년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항공산업 필수유지업무 전면개정 촉구'하는 항공,공항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영봉 기자)
◇ 박창진의 3대 ‘의정활동’ 키워드...‘갑질타파·재벌경영자 책임·항공(교통)관련법’


정치인으로서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의정활동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박창진 지부장은 “21대 국회의원 도전을 앞두고 갑질타파, 재벌통제시스템, 항공(교통)관련 법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제가 노동자로서 인생의 반을 살다보니 우리 사회의 비민주적 문화는 직장문화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의 행동은 속한 집단 내에서 행동패턴에 따라 규정되는데, 직장 내에서 이미 민주적 활동이 막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컨대 노조에 가입하면 피해를 받으니 가입 못하는 상황이고, 갑질을 제보하면 내부고발이라는 덫을 씌워 이 사회에서 매장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갑질을 근절하고, 직장 내 민주화 틀을 마련하는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재벌들이 온갖 나쁜 짓을 해도 면제부를 받고 있는 상황이 국민들에게 학습되고 있다”며 “‘돈 많고 권력이 있으면 아무 짓이나 해도 되겠구나’ 혹은 ‘돈 없는 사람들은 조금한 잘못을 저질러도 큰 벌을 받고 감옥에 간다’ 등 이런 불평등이 인정되는 가치관이 부여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령 대한항공의 경우를 보면 사내이사, 사외이사 제도가 있지만 거수기, 친인척 등 내 편을 세워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저는 법률안을 만들어 공정하게 선출될 수 있는 제도, 즉 재벌경영자 책임법 등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항공사 직원이자 노동조합 위원장답게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항공분야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 터전이었던 항공·교통분야에 당연히· 관심이 있다. 특히 정당한 방법으로 항공노동자를 탄압할 수 있는 제도 ‘필수유지업무’, 이 제도를 바꾸는데 우선순위를 두겠다” 강조했다.

한편 박 지부장은 21일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대회 출마선언을 통해 21대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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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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