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자자보호 확고한 금융위, 권익은 어쩌려구?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11-27 08: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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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25일 금융위원회가 5대 시중은행 자산관리 및 신탁담당 부행장을 소집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에 대해 후속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 금지 대상인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위험 ELS가 편입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공모형 신탁 판매 허용을 건의했다. 그러나 금융위의 반응은 냉담했다. 신탁을 놔두면 사모펀드를 규제하는 효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DLF 후속대책에 은행권이 시끄럽다. 지난 14일 금융위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을 완화하기 위해 분주하다.

은행들은 금융위에 신탁상품의 판매를 허용해달라며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공모형 신탁의 경우 원금손실률이 20%를 넘어도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LS의 경우 고객 대부분이 위험성을 알고 있고, 오랫동안 판매하면서 노하우를 쌓았단 점 등을 강조하며 원금손실률이 기준을 넘더라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촉구에 나섰다.

자칫하면 47조원이 넘는 시장이 고스란히 남의 손에 쥐어줘야 할 판이다. ELT 시장 규모만 6월말 기준 40조4000억원이다.

금융위의 반응은 차갑다. 공모형 사모펀드의 판매를 적극 권유하면서도 20% 미만의 신탁상품만 판매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모형 ELT는 법리적 검토 등을 거쳐 허용여부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대책방향에 확고하다. 26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핀테크 기업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쟁점이 잘못 흘러가고 있다"며 "은행이 잘못해서 시작됐는데, 이제는 은행이 피해자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은행은 무조건 신탁이 죽었다고 협박해서는 안된다"며 "투자자보호를 위해 DLF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론 은 위원장의 말대로 은행이 잘못해서 시작된 사안이다. 그러나 투자자보호 강화를 명목으로 예금 이상의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재테크 수단을 빼앗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젊은 세대는 몰라도 고령자들은 은행 밖에 모른다.

 

투자자보호를 위해서는 피해예방도 중요하지만 권익 제고 역시 중요하다. "은행은 무조건 고객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은 위원장의 말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현재 방향은 투자의 길을 막아 소비자 권익보호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투자자 피해예방, 권익 증진이라는 목적과 함께 이를 통한 은행산업의 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당국과 은행권이 보다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가장 이상적인 정책을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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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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