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연횡' 한진家...시나리오별 경영권 '경우의 수'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4 06: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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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갈등 봉합 땐 조 회장 경영권 유지...조현아 전 부사장엔 ‘칼호텔’
‘가족 간 분열’ 조원태 VS 조현아...캐스팅보트는 ‘KCGI와 반도건설’
한진가 배제, KCGI·반도건설 등 외부세력 연합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한진가의 경영권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강성부 펀드 KCGI에 이어 반도건설까지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건설은 기존 6.28%의 단순투자에서 지난 10일 8.28%까지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참여로 방향을 틀었다. 경영권을 두고 팽팽했던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부사장, 한진가와 KCGI 간 줄다리기를 지켜 본 반도건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며 캐스팅보트를 움켜 쥐었다는 평가다. 

만약,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누나인 조 전 부사장을 설득시키지 못할 경우,자칫 등기이사 연임에 실패하고, 경영권까지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하는 만큼 조 회장의 머릿 속도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한진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두 남매 간 갈등이 봉합되고, 가족 간에 남아 있는 미묘한 갈등을 봉합해 경영권을 지킬 가능성과 남매의 난으로 가족 간 분열 가능성, KCGI와 반도건설 연합 가능성 등이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등기이사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갈등이 3월 주총까지 이어지고 반대표를 던지면 조 회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 총수일가 갈등 봉합 땐 조 회장 경영권 유지...조현아 전 부사장엔 ‘칼호텔’

한진그룹에 따르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오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3월 23일)되는 조원태 회장의 연임건을 다룬다. 앞으로 2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진총수 일가의 내부 갈등을 봉합할 경우 생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우선, 한진칼 지분구조는 KCGI가 17.29%로 가장 많고 △델타항공이 10% △반도건설 8.28%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전무 6.47% △이명희 고문 5.31% △국민연금 4.11% 순이다. 구조적으로는 한진총수 일가가 하나로 뭉쳤을 땐 24.79%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게 된다.

남매와 가족 간 갈등이 봉합됐다는 전제로 살펴보면 한진가는 자신들이 총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24.79%와 특수관계인 포함 총 28.94%, 우군으로 인정받은 델타항공 10%지분까지 포함하면 총 38.94%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한진가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가족 간 화합이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그룹 내 중요역할과 ‘계열사를 떼어 줘야하는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

앞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20년 인사에서 아무런 직책을 가지지 못하면서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아버지인 故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을 따르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 및 법적대응까지 시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그룹 중요자리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이번 남매의 난 사태로 키워  계열사까지 떼어 줘야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이 시나리오에는 조 전 부사장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칼호텔 계열사와 그룹 계열 등기이사 자리가 거론된다.

앞서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남매간 갈등을 보며 “조 회장으로서는 상황이 만만치 않게 됐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리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것(계열사)을 내어줘야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버지인 유훈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가족 간 분열’ 조원태 VS 조현아...캐스팅보트는 ‘KCGI와 반도건설’

두 번째는 ‘남매의 난’이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오는 3월 주총까지 이어져 한진총수 일가가 분열하는 시나리오다. 현재 이명희 고문을 비롯한 한진 3남매의 지분은 모두 합하면 24.79%다.

여기에 조 전 부사장(6.49%)이 조 회장의 연임에 브레이크를 걸면 연임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조 회장은 앞서 어머니인 이 고문과 화해하긴 했지만, 한 차례 갈등을 겪었던 만큼 남매 간 갈등이 변수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배제하고 어머니(5.31%)와 함께 혹은 혼자 반도건설(8.28%),KCGI(17.29%) 등 다른 주주들과 손을 잡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조 전 부사장은 이들 대주주들과 거래를 통해 그룹 내 지위를 확보하고 주주들이 원하는 요구사항(배당률, 사외이사 등)을 들어주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남는다. 

물론, 조 회장은 3월 23일 등기이사 임기 종료로 인해 경영권을 잃게 되는 시나리오다. 조원태 회장의 지분과 우호지분인 델타항공 등 그룹 내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해도 총 지분율은 20.67%에 불과하다.

반대로 조원태 회장도 KCGI나 반도건설 등과 손을 잡고 조현아 전 부사장과 완전히 등지는 시나리오도 유효하다. 다만, 이때는 이들 주주들에 대한 요구를 대폭 수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벌 흑역사의 한페이지로 기록되는 등 리더로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 시점에서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결이다. 

▲ 한진칼 최대주주 강성부 KCGI 대표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그래픽=아시아타임즈 )
◇한진가 배제, KCGI·반도건설 등 외부세력 연합

마지막은 가능성은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가 반도건설, 국민연금과 손을 잡고 한진총수 일가를 완전히 배제하는 경우다. 새 경영진을 내세우는 시나리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사모펀드 특성상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최근 무섭게 지분을 늘리며 한진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는 KCGI의 행보를 봤을 때 직접 경영에 참여한다는 이야기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실제로 최근 KCGI는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한진 경영진들을 향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과도하다며 송현동 부지 및 한진그룹 유휴자산 매각을 압박한 바 있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대한항공 부채비율이 너무 과도하다”며 “(경영진이)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월 한진그룹은 저희 KCGI 발표에 대응해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했다. 당시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고 국내 호텔의 효율성을 높여, 부채비율 395%, 신용등급 A+까지 높이겠다고 제안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형식적인 지배구조 개선안만 발표했을 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KCGI가 반도건설과 국민연금, 외국인 등 기타 주주들을 설득해 한진총수 일가를 배제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내세워 지분 가치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반도건설은 이번 경영참여 선언을 통해 “향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여 적법한 절차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서 관련 행위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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