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택배법 제정’ 촉구집회 깜짝 등장한 ‘한국당’이 남긴 아쉬움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19-11-06 07: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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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생활물류서비스법을 제정하라”


지난 4일 국회 앞에서 열린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 촉구 전국 택배노동자대회’에서 무대에 오른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외친 말입니다.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택배노동자 처우개선! 생활물류서비스법 쟁취' 집회를 연 가운데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송석준 의원은 자신을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이라며 “여당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여야 의원들이 함께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하 생활물류서비스법)을 공동 발의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생하고, 소비자 민원에 시달리기도 하고, 작은 것에서 큰 것까지 여러분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며 “정당한 대우와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지요.

그동안 노동집회 현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송 의원처럼 이야기하는 의원은 더더욱 만나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뒤끝토크는 택배법 제정 촉구 집회에 깜짝 등장한 한국당과 법안 제정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자는 지난 4일 한국당 의원이 집회현장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노조집회 현장을 누비면서 한국당 의원들은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현장에 나타나 노동자의 말을 들었다는 점에서는 참 반가웠지요. 일하지 않는 국회, 특히 한국당의 장외투쟁 등으로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비판받는 상황에서 송 의원의 깜짝 등장은 법안 제정 가능성을 높여준 셈이니까요.

이 때문에 현장에 있던 노동자들은 의아해하면서도 송 의원이 무대에서 내려오자 박수까지 쳤습니다.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장은 “내가 살아가면서 한국당 국회의원에게 박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할지 몰랐다. 오늘 참 흔치 않은 광경이 이 장소에서 이뤄졌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한국당부터 가장 왼쪽에 있는 민중당까지 모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의 보편적 상식이 생활물류서비스법으로 맞닿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한진, 롯데, 로젠, 우체국 택배노동자 2000여명이 4일 오후 국회 앞에서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그런데요. 이 법안은 법 사각지대에 놓인 택배노동자가 법적 테두리에서 보호받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제정되지 못하면 사실상 폐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고, 내년이면 총선준비로 여야 모두 법안을 챙길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게다가 택배업계가 이 법안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입니다. 너무 택배노조의 의견이 반영됐다며 한국통합물류협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죠. 이 때문에 지난 4일 월요일, 자신의 생업을 뒤로 하고 2000여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국회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자는 현장에 나타난 한국당 의원을 지켜보면서 반가움 보다는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이왕 무대에 올라온 거 송 의원이 “생활물류서비스법 제정하라”가 아닌 ‘올해 반드시 제정하겠다’라고 외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 의원은 제정을 촉구 하는 사람이 아닌 법을 제정하는 사람이니까요.

또 송 의원을 제외한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의원이나 공동 발의한 여당 의원 20명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이들이 나타나 택배업계의 반대를 설득하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해 ‘올해 안에 법을 제정 하겠다’고 약속해야 하는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는데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요.

주 평균 7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하며, 휴식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택배노동자들은 이 법안이 제정되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법안을 발의하고도 해를 넘겨 폐기하는 길을 열어준다면 직무유기 아니겠습니까. 부디 20대 국회 마지막은 생활물류서비스법과 같은 민생법안들을 챙겨 국회의 의무를 다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의 뒤끝토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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