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를 찾았다"…캄보디아로 눈 돌린 은행권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4 08: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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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현지 자회사 합병…현지 5위 저축은행 도약
국민은행, MDI 1위 프라삭 인수…현지 은행과 '시너지'
매년 7% 성장률에 낮은 금융이용률…높은 성장가능성
JB금융 프놈펜상업은행 수익 200억원, 자산 1조원 돌파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신남방정책에 힘입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된 가운데 새로운 격전지로 캄보디아가 뜨고 있다. 은행들은 현지 법인 인수 및 법인 설립으로 현지 시장에서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매년 급성장하는 캄보디아 시장을 선제적으로 선점해 장기안정적인 해외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네트워크를 확장해 글로벌 비즈니스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WB파이낸스 본사 전경./사진제공=우리은행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내 자회사인 WB파이낸스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WB파이낸스로 합병했다.

이를 통해 핀테크 및 플랫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의 금융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비대면 전용상품을 제공함으로써 캄보디아 현지 리테일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합병법인의 자산 및 수익은 캄보디아 저축은행 중 다섯 번째에 이른다"며 "WB파이낸스를 중장기적으로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캄보디아에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현지 소액대출금융기관(MDI)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를 진행중이다. 작년 말 지분의 70%를 인수했고, 내년 말 경에 나머지 3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캄보디아 MDI 중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1위 MDI(2018년 MDI 시장점유율 41.4%)로, 캄보디아 내 177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MDI는 일반 마이크로파이낸스(MFI)와 달리 정기예금 및 저축성 예금 수취가 가능하다. 또 은행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체 금융기관 중에서 대출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8년 당기순이익 미화 약 7800만 달러(907억원)를 시현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 은행 법인을 설립해 6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10여년간 축적한 영업경험 및 Liiv캄보디아 디지털뱅크 추진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라삭 인수 즉시 리테일 및 디지털 부문의 역량을 이전하는 등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중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9월 캄보디아 현지 금융 기업을 인수해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 법인을 출범시켰다. 향후 상업은행으로 전환도 추진할 예정이다.

DGB금융도 캄보디아 소액대출회사를 인수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DGB금융의 자회사 DGB캐피탈은 최근 캄보디아 소액대출회사의 지분 100% 인수를 완료하고 'Cam Capital Plc' 법인을 출범했다.

이 기업은 지난 2015년부터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서 소액 담보대출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지법인으로, 향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법인장으로 선임된 로스 티어릿은 한국계 금융기관 최초 현지인 법인장으로 캄보디아 현지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프놈펜상업은행 본사./사진제공=JB금융지주

이처럼 금융사들이 캄보디아 내 금융회사를 인수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캄보디아의 높은 성장률과 낮은 금융생활 수준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연평균 7%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중인 캄보디아는 국내 금융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총 1625만명에 달하는 인구에도 불구하고 개설된 은행 예금 및 대출 계좌가 421만개, 81만개에 불과한 만큼 금융 서비스 이용 인구가 많지 않다. 자국 내 경제활동 대부분이 자국 화폐 대신 달러화로 사용하고 있어 환리스크 부담이 적고 낮은 규제장벽, 예금 및 대출의 금리 차이도 크지 않다. 또 불교 중심의 문화로 돈을 갚지 않는 것을 죄악으로 여기는 탓에 연체율도 낮다. 때문에 최근 3년 사이 현지 상업은행 수가 10여개 가까이 증가하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고속 성장을 이루며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JB금융의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207억원으로 전년대비 40.5% 증가하며 출범 이후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현지 상업은행 중에서도 유일하게 순이익 200억원을 돌파하며 한국계 진출 은행 중 업계 1위를 지켰다. 2019년 총자산은 21.8% 증가한 1조722억원을 기록, 한국계 은행 최초로 자산 1조원을 돌파했다.

또 우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 당기순이익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WB파이낸스의 성장에 힘입어 2017년 400만 달러에서 2019년 17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활발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해온 은행들이 최근 베트남을 넘어 캄보디아 등 동남아권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는 캄보디아 시장은 성공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지난 10년간 상업은행이 10개 이상 진출하는 등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은행의 우수한 리테일 역량과 디지털 금융서비스 도입으로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지역으로의 비즈니스 확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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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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