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단통법…"가계통신비 잡으려면 통신법 뒤엎어야"

이수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0 17: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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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구조 개선 토론회...휴대폰 싸게 사도 통신비 부담 여전
'누구를 위한 단통법' 의문…"가계통신비까지 고려해야"
▲ 서울의 한 휴대전화 판매유통점.사진=이수영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수영 기자] 이동통신 업계 전문가들이 단통법 개정에 앞서 가계통신비 부담까지 줄이려면 산업 특성을 감안해 전체적인 통신법안을 손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이통 3사,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는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단통법 개정에 앞서 업계 관계자·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이를 수렴·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단통법이 소비자간 휴대전화 가격 차별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가계통신비와도 연계된 것이기 때문에 제정 취지에 맞추려면 전체 통신법을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법보조금을 받아 최신 휴대전화를 싸게 사더라도 통신사 2년 약정 기간동안 가계통신비 부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이유에서다.

변정욱 국방대 교수는 "항상 모든 통신 정책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가계통신비에 있다. 정부는 정책적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압박 받을 수 밖에 없기에 (단통법은)두마리 토끼라고 본다"며 "단통법을 개선하면 나중에 가계통신비가 발목을 잡는 등 또다른 어려움이 등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홍명수 명지대 교수는 "단통법을 제정할 당시 통신 시장의 변화를 촉발하기 위해선 유통 쪽을 개선하는 쪽이 상당히 실효성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며 "그러나 통신시장 전체의 구조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차별 문제는 입법 과정부터 어려움이 남아있었다"고 지적했다.

지금처럼 단통법 하나에 많은 취지를 담는 것 자체가 정책적 혼선과 미흡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세부적인 조율이 필요하나, 내용이 방대해질 경우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도훈 경희대 교수는 "포괄적 규제는 행동의 혼선을 낳게 된다. 어떤 정책이 실제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성이 있으려면 보조적 수단이나 정책을 없애고 단순 명확하게 하는게 훨씬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래를 보면 지금 시장과는 다른 구조가 될 텐데 보편적 시장이라는 게 상정될 수 있는지, 또한 단통법이 규율할 수 있는 시장 개입은 어디까지인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오병철 연세대 교수, 변정욱 국방대학원 교수, 이봉의 서울대 교수, 이경원 동국대 교수, 홍명수 명지대 교수.사진=온라인 캡쳐

참석자들은 단통법 개정에 앞서 이통사들이 처한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단말 가격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지금의 이통 3사 경쟁 구도가 애초 왜 발생했는지 원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 강화로 인한 산업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권남훈 건국대 교수는 "이동통신 유통구조에 대한 논의는 상품 특성 및 경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규제가 과연 시장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해 겸허하게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명성 강화, 정보비대칭성의 해소, 행동경제학적 넛지 등은 항상 필요하다. 경쟁촉진과 같은 일반적 목표의 정책은 필요하나, 경쟁 방식을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은 과도한 자신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봉의 서울대 교수는 "선진국이라면 25년이나 휴대전화 유통구조 개선을 가지고 논의하겠나"라고 꼬집으며 "지난 10~20년 사이에 국내만 보더라도 네이버, 카카오와 같이 급성장한 기업들이 나왔다. 기간산업에 규제를 많이 받아온 이동통신 산업은 어떤 질적 성장을 이뤘나싶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나온 의견을 검토해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창룡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행사에서 "업계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면서 단말기 소비자들의 이해도 보호할 수 있는 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협의체의 논의 내용을 참고해 실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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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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