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낙하산 아니다" vs 기업은행 노조 "약속 지켜라"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4 16: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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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임명절차 바란 것…내부출신 바란 것 아냐"
노조, 기업은행 특수성·윤종원 전문성 정면 반박
"낙하산 방지·임명절차 개선 약속 왜 안지키느냐"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윤종원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 투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은행장 선임에 대해 정부의 인사권을 거론하며 '낙하산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는 "투명하고 공정한 임명절차를 바라는 것이 조직 이기주의냐"며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고 주장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은행은 정부가 출자한 국책은행이고 정책금융기관이고 인사권이 정부에 있다"며 "우리가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이고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격 미달 인사라면 모르겠으나 그분(윤 행장)은 경제 금융 분야에 종사해 왔고, 경제 수석에 IMF 상임이사를 하는 등 경력 면에서 미달되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냥 내부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노조 분들도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등의 역할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느냐 관점에서 인사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즉각 "우리는 내부인사를 고집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노조는 "낙하산 반대가 투명하고 공정한 임명절차를 바라는 것이지, 어찌 내부 행장 요구냐"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은행장을 선임하라는 것이 어찌 조직 이기주의인 것이냐"고 반박했다.

또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지만, 기획재정부 지분 53.2%를 제외한 46.8%의 지분을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일반 주주들이 보유한 상장회사라며 일반적인 정부 정책금융기관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61년에 제정된, 아무런 검증 없이 만들어진 은행장 선임절차를 여전히 법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후보 시절 이를 개선하겠다던 문 대통령이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는지 정부나 청와대의 답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 행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이 지원하는 여신은 시중은행들도 같은 구조로 지원하고 있다. 국책은행보다는 시중은행 성격이 더 강한 곳이 기업은행"이라며 "이 부분에서 윤 전 수석은 은행업,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며 윤 전 수석을 낙하산 인사라고 말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야당 시절 낙하산 기업은행장을 반대해놓고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에 임명했는지, 후보 시절 금융노조와 낙하산 인사 근절을 협약해놓고 약속을 어긴 것인지, 기업은행장 임명절차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낙하산을 임명했는지에 대한 답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 사태 해결은 문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집권의 초심을 잊지 않고 약속을 지켜준다면 기업은행 노조는 모든 저항과 투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당·정·청과의 대화의 문이 닫힘에 따라 기업은행 노조의 행장 투쟁은 앞으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출근 저지 투쟁에는 전보다 많은 인원이 본점 로비를 지켰다. 또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한국은행 노조, 금융감독원 노조 등이 투쟁에 참여하며 노동계 전반으로 불거지고 있다.

다만 내부 인사 지체 등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대통령이 직접 인사의 정당성을 말함으로써 윤 행장 반대 투쟁이 장기간 계속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자신들은 뒤로 빠진 채 윤 행장에게 왜 잠재우지 못하고 있느냐며 질책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도 기업은행 노조를 지적하며 낙하산이 정당하다고 몰아세우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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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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