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직 칼럼] 위기의 40대

강현직 주필 / 기사승인 : 2019-12-12 16: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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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현직 주필
우리 사회에서 40대는 누구인가, 인생에 있어 가장 황금기라 할 수 있는 40대가 혹독한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1970~1979년생인 40대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 때 외환위기, 30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의 좌절과 고통에는 우리사회의 위기가 맞물려 있다.

한국인의 평균연령은 42.1세, 근로자 가구 가장의 평균은 49.5세,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시기는 43.3세, 보편적으로 소득이 점차 증가하다 40대 후반에 정점을 찍는다. 40대는 경험과 추진력을 갖춰 생애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이자 가정에서는 내 집 마련과 자녀 학자금 등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시기이기도 하다.

“40대는 부양가족이 있어 재취업하기 더 어려워요. 기업에서도 40대를 부담스러워 합니다. 젊으면 차라리 비정규직이라도 하겠는데 갈 곳이 없어요” 실업급여를 신규로 신청하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는 한 40대의 독백이다. 한때 직원 10명을 데리고 마케팅 업체를 운영했던 다른 40대는 마흔이 되던 2013년 ‘기사님’이 됐다. 불황에 문을 닫은 뒤 6년째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기할 만한 일자리는 감감무소식이다. 자영업과 직장에서 낙오한 사람이 속출하는데 딛고 올라갈 사다리마저 무너져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부터 4년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78.4%) 하락은 2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40대 취업자는 43만6300명 줄어 30대의 두 배를 웃돈다. 40대 취업자 감소 기간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길다. 사회의 주축을 이루는 세대에서 ‘고용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인 주당 17시간 이하의 40대 취업자는 월평균 28만6000명 이상 늘은 반면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인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1만4000명 감소했다.

정부는 40대 고용부진과 노인일자리 증가세를 ‘인구효과’ 탓으로 돌리고 있다. 40대 인구는 줄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4년간 40대 인구가 4.7% 줄었지만 취업자 감소율은 6.3%로 훨씬 더 컸고 60세 이상에선 인구가 5.1% 증가하는 동안 취업자는 8.4% 급증했다. 40대 고용 참사를 인구 감소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40대가 ‘사회의 중심’임에도 홀대받는 것은 정치권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내년 총선에서도 청년층과 고령층을 위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40대는 소외돼 있다. 이는 40대 대부분을 직장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는 안정적인 계층으로 인식하고 밀려난 40대는 ‘일부’로 치부해 배려하지 않는 탓이다. 정부 인식도 안이하다. 홍남기 부총리는 취업자 감소에 대해 “30~40대 고용 부진은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치부했다. 일자리를 잃은 40대는 갈 곳도 많지 않다. 재취업 문을 두드리려 해도 고용서비스 제공기관은 노동부의 중장년일자리 희망센터 한 곳뿐이다.

40대의 위기는 당사자뿐 아니라 국가 경제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40대가 일터에서 밀려나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자녀들이 한창 자라나고 씀씀이도 활발한 40대가 경제적으로 무력해지면서 가정이 타격을 받을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소비가 줄어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40대의 소득 감소는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경제 활력도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40대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특단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 경제의 허리역할을 하는 40대를 위한 ‘맞춤형’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교육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워 다른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게 정부가 도와줘야 하고 제조업이 부진하다면 경험을 살려 교육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로 옮겨갈 수 있는 가교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40대의 재취업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늘리고 제조업 활성화 방안 등 장단기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더 이상의 40대 추락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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