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더 이상 '제2의 카드사태' 안된다

신도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6 08: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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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까지 벌어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14일 대법원 선고…"카드사에 법정 최고형"
당시 유출 피해만 1억건…사회적 파장 심해
대법원 판결 계기로 보안체계 점검 나서야
▲ 신도 경제부 기자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지난 14일 대법원이 카드사들에 내린 판결로 조치된 벌금은 적었지만 '법정 최고형'이라는 점에서 사법부의 선고가 시사하는 의미는 크다. 허술한 개인정보 보호 체계에는 처벌의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다.


해당 사태는 카드사의 허술한 보안 체계의 맹점을 이용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말까지 장기간에 걸쳐 국민·롯데·농협카드 3사로부터 1억400만건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주민번호, 집주소 같은 기본 개인정보 뿐 아니라 연봉, 직장정보, 결제일, 신용한도와 등급 등 각종 민감한 정보가 모두 포함됐다.

대다수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 사건으로 정보가 유출된 3사를 비롯한 모든 카드사의 신뢰에 금이 갔다. 당시 17만명에 이르는 피해자가 고객정보 유출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당시 유출이 확인된 카드사 사장단들이 나와 대국민 사과로 머리를 조아렸다.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는 법이 만들어지는 등 사회적인 파장도 컸다. 이 사건은 금융산업에서 개인정보 관리라는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 사건이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각 사에 내려진 벌금은 총 4000만원에 불과하지만, 벌금의 규모보다는 법정 최고형이라는 점에 무게를 둬야 한다. 카드사는 국민 개개인이 가진 '신용'이라는 중요한 가치로 사업을 진행하지만 허술한 보안으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신용 없는 사업'에 내려지는 처벌은 당연하다는 것이 이번 대법원 판결의 중요한 의의다. 카드사들은 대법원 선고를 계기로 다시 한번 보안 체계를 되돌아보고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카드사태가 발생한 2014년부터 대법원의 판결까지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서 개인정보 보호 의식이 희미해질 수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를 맞이했고 급속한 디지털화로 간편함과 신속함에만 무게를 두다 보면 개인정보 보호와 충돌된다. 스마트폰이 해킹되고 보이스피싱이 횡행하는 모습에도 '우리의 보안 체계는 빈틈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하는 금융권의 안일한 인식은 유출 사고로 인한 교훈이 6년간 희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도 금융 보안과 관련해 아찔한 사고들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탈취한 개인정보를 1.5테라바이트(TB) 규모의 외장디스크에 저장해두는가 하면, 토스에서는 타인의 결제정보를 이용해 부정결제가 일어난 사건이 발생해 금융감독원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모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의 허술한 보안 체계를 노리고 일어난 범죄들이다.

카드사는 물론, 금융권 전체가 이번 판결을 돌아보고 보안 체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 누군가 내 개인정보, 금융정보를 훔쳐본다는 생각만으로도 해당 문제가 일어난 금융사를 이용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만약 '제2의 카드사태'가 발생한다면 2013년의 사례보다 더 크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더이상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무조건 빠르고 간편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 첨단화된 금융범죄에서 정보유출은 한순간이다. 대법원 판결로 끝난 정보유출 사건을 되돌아보며 다시 한번 금융권이 보안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금융은 신뢰를 먹고 성장한다. 고객의 신뢰를 만드는 것은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 전체의 노력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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