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금투협 회장 사망...'주인 없는' 회사의 '비극'

김지호 기자 / 기사승인 : 2019-11-06 16: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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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사망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고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쏠린다.

앞서 권 회장은 운전기사와 임직원 등을 상대로 폭언한 녹음 파일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이 일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권 회장은 이번 일로 심리적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거취를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언론에서 이번 사안의 내막을 제쳐두고 권 회장의 취중 자극적 발언만 보도하고 문제 삼은 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도 지속적으로 권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권 회장의 심적 고통은 극에 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권 회장에 대한 공격은 공개된 녹취록에 비해 정말 잔인했다. 또 녹취록의 배경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권 회장의 녹취록 속 운전기사인 A씨의 경우 초대 황건호 회장의 운전기사였다가 무기계약직으로 변경됐다. 이후 황 전 회장이 나가자 차량관리직이라는 ‘쉬운’ 보직을 맡았다. 금투협에 관리할 차량은 채 10대가 안 된다.

그러나 조직의 효율을 강조하는 권 회장이 다시 운전 보직으로 변경하자 A씨는 이에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녹취록을 사측과 노조에 협상도구로 활용해 지난 8월부터 다시 운전기사 보직으로 변경하는데 성공했다. 녹취록은 보직변경과 권 회장의 사과로 이미 마무리되기 한참 전의 일이었지만 이에 대한 배경을 다룬 언론은 극소수였다.


이번 녹취록 유출경로로 의심받고 있는 금투협 노조는 전일 총회를 열어 노조위원장 B씨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을 결정했다. B씨의 직무는 즉시 정지된 상태다.

B씨는 권 회장의 비위(녹취록 등)를 빌미 삼아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에서 개인 연수 등을 요구하다가 조합원의 반발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집행부조차 ‘해사(害社)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B씨에 등을 돌렸다. B씨는 이 과정에서 권 회장의 관련 녹취록을 언론사에 유출했다는 의혹도 조합원들로부터 받고 있다. 하지만 B씨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처럼 녹취록이 권 회장과 사측을 사실상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됐고 또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나 현재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언론이 같은 내용을 무분별하게 퍼뜨리면서 권 회장을 심적으로 압박했다.

금투협 홍보라인 역시 이번 사안을 “기사를 안 쓰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수수방관했다. 회장이 눈물까지 보이면서 심적 괴로움을 표출했음에도 사무금융노조 표현대로 ‘지나가는 소나기라 생각하고 버티는 것이 상책’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명백한 오판이고 권 회장 죽음에 큰 책임이 있다.

이번 권 회장의 사망으로 금투협 조직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투협은 ‘주인 없는 회사’에서 선출직 회장의 3년 임기만 버티고 보자는 자세를 가진 직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권 회장은 키움증권 사장을 9년가량 지내면서 후발주자로 변변한 지점도 없는 온라인특화 증권사인 키움증권을 어엿한 10위권내 종합증권사로 키워냈다.

협회장 취임 직후 증권거래세 인하를 비롯해 세제 개편안, 사모펀드 활성화 등 각종 규제 완화에서 업적을 냈다. 관료 출신에다 증권사 사장을 지낸 그의 강점이 잘 발휘됐고 전임 황영기 회장에 이어 금투협을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중이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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