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 계약금 반환소송 고행길 예고

김성은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6 16: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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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측 11일 계약해지 통보
HDC현산 "일방적 해지 유감…재실사 불응으로 인수 결렬"
계약금 반환 소송 앞둬…한화·현대 사례, 최종판결까지 4년 이상 소요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HDC그룹 지주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성은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끝내 무산되면서 2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HDC현산이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시 장기전이 예상됨에 따라 이번 노딜의 여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금호산업의 선행조건 미충족을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결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1일 계약 해제를 통보한 뒤 나흘 만에 HDC현산은 "재실사는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미래에셋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및 신주인수계약을 지난해 12월 체결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구주)를 3228억원에 매입하고, 아시아나항공이 새로 발행할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HDC현산은 총 인수금액의 10%를 계약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갑작스런 코로나19 확산에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자 HDC현산의 태도는 미온적으로 변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과 금호산업 측의 계약금 반환 소송전이 험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HDC현산의 출혈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노딜 사례를 살펴보면 계약금 소송의 마무리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된 경우가 많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노딜과 같이 외부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던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당시 계약금 반환 소송은 약 8년이 소요됐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공개경쟁입찰 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는 인수금액 6조3000억원 중 계약금 3150억원을 우선 지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매각대금 납부에 차질이 생겼고, 결국 2009년 인수 절차가 중단됐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양해각서에 따라 계약금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에 한화는 2009년 11월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대법원을 거쳐 지난 2018년 1월 서울고법은 한화에 1260억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

현대그룹은 4년여만에 현대건설 인수 계약금 반환 소송을 끝냈다.

지난 2010년 11월 현대그룹은 컨소시엄 대표인 현대상선을 통해 현대건설 인수 계약금 2755억원을 예치하고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인수자금 출처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매각주간사는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를 해지하고, 현대차그룹에 현대건설을 매각해버렸다.

그러자 현대그룹은 계약금 2755억원에 손해배상청구액 500억원을 더해 총 3255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지난 2016년 3월 대법원은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낸 이행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이 2066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동국제강의 쌍용건설 인수 노딜의 경우, 소송기간은 비교적 짧았지만 이행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지난 2008년 동국제강은 쌍용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입찰대금 4600억원 중 계약금 231억원을 납부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쌍용건설 주가가 하락했고, 동국제강의 인수 유예 요청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주식매매 양해각서 해지를 통보했다. 2009년 동국제강은 계약금을 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1년 패소로 끝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HDC현산이 계약금을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인수 결렬의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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