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대' 기대감에 찬물…파업에 멍드는 차업계

천원기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4 05: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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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 르노삼성차 이어 부분파업 돌입
마지노선 400만대 무너졌는데…노조는 '줄파업'
'기아 K5'-'르노삼성 XM3' 신차 생산 '빨간불'
▲ 새해 벽두부터 강행된 강성 노조의 '경고성 파업'이 완성차업계에 시퍼런 '멍 자국'을 남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천원기 기자] 새해 벽두부터 강행된 강성 노조의 '경고성 파업'이 완성차업계에 시퍼런 '멍 자국'을 남기고 있다.

 

올해 완성차업계가 신차를 앞세워 10년만에 무너진 '400만대 생산'을 회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으로 빛이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전 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춰섰다. 노조 파업으로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는 신형 K5를 비롯해 K7, 모하비 등 신차 생산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아차는 작년 12월에도 이틀 동안 진행된 노조의 파업으로 3896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했다.

 

노조의 게릴라 파업에 직장폐쇄로 맞대응하고 있는 르노삼성차도 노조의 파업으로 1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노조의 잇따른 파업은 올해 '400만대 생산'에 부풀었던 완성차업계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완성차업계는 올해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이후 처음으로 국내 생산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는 등 10년만 무너진 400만대 생산을 단숨에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르노삼성도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차 'XM3' 출시가 임박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51만2900대에 그쳤지만 이후 400만대를 연이어 돌파했다. 지난해 400만대가 무너지면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올해 다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노조 파업이 이런 기대감을 급격히 사라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400만대 생산'은 심리적 안정감의 마지노선으로 평가된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 자체가 위기에 빠진 가운데 400만대 생산이 붕괴되면 자동차 업계의 투자 등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자동차 생산 5위의 강국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0년만에 400만대 생산이 무너졌다"며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의 변방으로 치부했던 멕시코에도 밀려 7위로 후퇴했다"고 말했다.

 

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노조의 이번 파업이 기존 파업과 달리 더욱 '악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새롭게 들어선 강성 노조가 세력을 과시하거나 단순히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후의 보루'인 파업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격려금 600만원 지급을 꼬투리 잡고 있다. 현대차는 사측과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리한 기아차 노조와 형평성을 맞춰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1인당 200만~600만원까지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지만 "현대차 보다 많이 받아내겠다"는 노조 집행부의 협상 전략에 2019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은 겉돌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우리는 현대차와 달리 통상임금 소송에서 승소했으니 현대차 보다 많이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새롭게 들어선 집행부도 조합원들에게 통상임금 협상을 다시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르노삼성차도 마찬가지다. 사측이 6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노조에 약속했지만 노조가 전면 거부했다. 사측이 수출 물량 배정 등을 본사로부터 약속받지 못한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기본급 인상'이 첫 번째 조건이라는 입장이다.

 

노조 파업에 르노삼성차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2년 연속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신차 XM3의 정상적인 출시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재 임직원 80%가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강성 노조는 노조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비율은 30%가 채 되지 않는다.

▲ 13일 오후 부산 연제구 시청 앞에서 열린 르노삼성자동차노조 임금협상 쟁취 결의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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