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정부 지원금만 제대로 쓰여도"...거리에 선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들의 ‘절규’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8 0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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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된 아시아나항공 조업사 케이오 직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앞에서 해고철회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정리해고 된 노동자는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재벌에게 정리해고 되고 정부에게 철거된 천막농성장, 그 자리에 노숙농성투쟁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된 아시아나항공 조업사 케이오 노동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앞에서 정부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습니다.

그동안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고 원직복직을 위해 고용노동청에서, 국회에서, 청와대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아무도 들어주지도 나서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 5월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정부도 정치인들도 자신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실질적인 오너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인 박삼구 이사장에게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런데요.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된다는 이유로 그룹 사옥이 있는 이곳, 종로구 일대를 집회금지 구역으로 고시하고, 지난 16일 이들의 마지막 투쟁 공간인 천막농성장을 강제 철거해버렸습니다. 물론 구청의 결정은 혹시나 모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명분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결정에는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무기한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당한 아시아나항공 조업사 케이오 직원들이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과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한 달 넘도록 거리에서 정리해고를 해결해 달라고 외쳤던 이들의 목소리를 정부가, 그리고 국회가 조금이라도 듣고 해결을 위한 행동을 했다면 이들이 한 달 넘도록 거리에서 이러고 있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그런 아쉬움이요.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은 단 하나의 일자리라도 지키겠다고 국민 앞에서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무너져 가고 있는 산업을 살리겠다며 항공분야에 국민세금인 수 조원을 쏟아 넣고 있으면서도, 이들 6명의 정리해고자를 보호할 수 없는 이 현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초 정부는 고용유지를 위해서 대기업에 코로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지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하면서 대기업들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 이들이 고용유지를 하는지 안하는지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민세금만 투입하고 있는 이 현실을요.

정부 지원금이 취지에 맞게 잘 쓰여 졌더라면 이들이 지금 한 달 넘도록 밖에서 노숙을 하며 원직복직을 외치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거리에 나와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무리한 것들이 아닙니다. 그저 자기자리에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고용유지 조건을 강화해달라는 겁니다. 최소한 자금 지원 기간 동안 해고를 금지하고, 기금 상환 시점까지는 고용유지 의무를 유지시켜 달라는 목소리입니다.

더 이상 정부가 정치권은 이들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거리에서 농성하지 않고 가정으로 돌아가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십시오. 오늘의 뒤끝토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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