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조용병 운명의 날…변화보다 안정 그 이유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5 16: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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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지속성장 위해 지속가능경영이 필수
"손태승, DLF 사태 빠른 대처…종합 금융그룹 도약 적임자"
"조용병, 초저금리 시대 대비 완료…코로나 위기대응도 적극"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금융권 '슈퍼 주총데이'가 시작되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운명이 결론나고 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로 국민연금공단의 반대에도 부딪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이 확정됐고, 채용비리로 곤혹을 치뤘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연임 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속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금융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신한금융지주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이어 채용비리로 수사를 받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우리금융지주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가결했다. 당국의 중징계와 국민연금공단의 연임 반대 의견에도 주주들은 손 회장을 선택한 것이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아 연임이 불가하게 됐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0일 손 회장이 금감원의 문책 경고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며 손 회장의 연임은 가능하게 됐다.

26일 열리는 신한금융 주총에서는 조용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연임을 가로막던 리스크가 일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채용비리로 수사를 받아온 조용병 회장은 지난 1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채용비리 관련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면하며 연임이 가능해졌다. 조 회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받을 경우 임기만료 후 차기 회장 도전이 불가능하다. 항소를 결정한 그는 2심과 3심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3년의 임기를 채우는 데 문제가 없다.

국민연금의 반대라는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손 회장의 사례를 보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 지분 9.95%를 가진 최대주주지만, 조 회장 연임에 지지를 보낸 재일교포 지분이 전체 주식의 약 14%를 차지하는 등 우호 지분만 합해도 25%를 넘는다.

금융권에서는 이사회 및 주주들의 결정이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융산업에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장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장기지속경영이 필수라는 점에서다.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 기업의 경영방침이나 목표에 영향을 받게 돼 장기지속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사상 최저 0%대까지 낮추면서 우리나라는 초저금리 시대로 들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과 그룹의 순이자마진(NIM)은 지속 하락하고 있고, 금융그룹 성장의 안전판이었던 이자이익은 올해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은행의 이익이 20%가량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손 회장과 조 회장은 그간 비이자이익 개선, 해외진출, 핀테크를 통한 신기술 도입 등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 등으로 비이자이익 개선에 나서며 초저금리 시대 극복 위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고 신남방국가로 진출을 꾀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여기에 손 회장은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와 종합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 악화로 떨어지는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지를 보이며 자사주를 매입해왔고, 회장·행장 분리에 따라 증권사·보험사 대형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충 등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영관리에 전념하고 있다.

조 회장의 경우 최근 계열사 CEO들에게 직접 핵심기술 관리 및 지원을 당부하는 등 '2020 스마트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달리고 있다. 올해를 '일류신한'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 경영전략을 준비중이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한은 대한민국 리딩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지만 이제 단순한 1등이 아닌 '일류'라는 더 큰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우수한 경영능력도 이유다. 작년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 1조9041억원을 시현했다. 지주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 1344억원 포함시 약 2조원을 초과하는 규모로 경상기준 사상 최대실적이다. 신한금융도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을 견인했다. 손 회장은 성공적 지주사 체제 구축,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검증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조 회장은 지난 3년간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인수 등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을 국내 리딩 금융그룹으로 이끄는 등 우수한 성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실추된 금융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실제 우리금융은 DLF 피해자 보상에 가장 적극적이었음은 물론 키코 배상에도 적극 나서며 소비자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장동우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손 회장은 검증된 경영능력과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췄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며 "DLF 사태 발생 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고 진정성 있게 대처하는 과정 역시 금융소비자 보호를 통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 두 번째)과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왼쪽 세 번째)이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손 회장은 여신 지원으로 밤낮 없이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직원들의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권행장과 해결방안 등을 논의했다./사진=우리금융지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금융권의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정을 벗어난 갑작스러운 변화는 위기시 금융의 해야 할 역할을 방해할 수 있다"며 "금융인으로서의 사명을 갖고 우리 경제를 위해 금융이 적재적소에 제대로 역할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유동성이 막히고 있다. 또 장기자금조달시장은 물론 단기자금조달시장에도 돈이 안풀리면서 내달부터 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100조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해 기업이 문 닫는 일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은행의 대규모 자금지원은 물론 창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시기를 다투는 상황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자금공급을 실현시킬 적임자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 계열사별 지원체계를 마련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항상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철학에 따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손 회장은 연임 확정 후 그룹 CEO들을 화상회의로 소집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기존의 위원회를 코로나19대응반, 경영리스크대응반, 민생금융지원반 등 3개 부문으로 확대 편성했다. 

 

그는 "24일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회의에서 기업구호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발표한 만큼,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는 우리금융이 중소·소상공인은 물론 중견·대기업까지 포함한 코로나 피해기업 살리기에 앞장서자"고 주문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재난 위기 대응에도 경각심을 유지하되, 코로나로 인한 장기적 경기 침체를 상정해 그룹사별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대응-회복-성장'이라는 위기경영 단계에 맞춰 철저히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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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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