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토크] '결국 정리해고'...아시아나항공 조업사 KO사태 속 ‘실종’된 고용노동부

김영봉 기자 / 기사승인 : 2020-05-13 0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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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영봉 기자] “수년간 비행기 청소에 손가락이 휘어지고 약으로 버티며 몸 바쳐 일 했는데,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자, 이제는 집에 가라고 합니다.”(아시아나케이오 김수남 지부장)


지난 11일이었지요. 아시아나항공 조업사 KO에서 수 년 동안 일했던 노동자들이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아 결국 정리해고가 됐습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1일 오전 11시 인천중부고용노동청 앞에서 '4조원 쏟아 넣고 결국은 비정규직 정리해고! 아시아나케이오 정리해고 규탄, 아시아나 원하청 상대 투쟁 선포'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김영봉 기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자회사인 케이오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시행했고, 4월 10일에는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열락한 뒤 정리해고를 통보했다지요.

이후 정리해고 대상자가 된 직원들이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달 6일부터는 인천중부고용노동청 앞에서 텐트농성에 돌입하며 정부에 11일까지 부당해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정리해고 당일인 11일이 되어서도 마지막까지 사측의 정리해고를 멈출 수 있게 정부가 나서달라고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도움을 요청하며 근 일주일동안 고용노동청 앞에선 정리해고자들의 호소에도 고용노동부는 그들에게 다가온 시퍼런 해고 칼날을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말한 “실직과 생계위협으로부터 국민 모두의 삶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된 셈이지요.

기자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항공종사자들의 무급휴직 강요 사태와 정리해고 수순을 바라보면서 무기력한 고용노동부의 모습을 느꼈습니다. 항공산업에 4조원에 가까운 코로나19 자금을 쏟아 붙고도 강요되고 있는 무급휴직을 막지 못했고, 급기야 정리해고를 막아달라는 8명의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또 인천 영종도를 고용유기지역으로 지정하고 한시적 해고금지를 선언해달라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도 응답하지 않았지요. 그러는 동안 힘이 없는 비정규직과 계약직 노동자들은 사측의 강요에 무급휴직을 받아들여야만 했고, 일부 노동자들은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뒤끝토크에서 묻습니다. 고용노동부는 과연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정부 부처인가요? 국민세금으로 항공사들에게 혹은 하청업체들에게 4조원이 가까운 자금을 지원하고, 5000억원이나 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하고서도 기업들에게 해고하지 말라는 말을 왜 못하고 있는 건가요? 이런 무기력함이 문재인 대통령께서 내민 고용유지정책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8명의 정리해고자들은 이제 고용노동부가 아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아시아나항공 등 원청에서 13일부터 투쟁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고용노동부의 역할에는 노사관계의 조정을 담당도 있지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께서는 현 시점에 무엇을 해야할지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뒤끝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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