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불똥’에 일회용품 허용, 소비자 반응이...

류빈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0 05: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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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일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지자체 공문이 비치돼 있다. (사진=류빈 기자)
[아시아타임즈=류빈 기자] “다회용 컵을 누가 사용했는지 알 길이 있나요? 씻었다 해도 찝찝하긴 마찬가지죠. 코로나 옮느니 일회용 쓰는 게 마음 편한 것 같아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만난 A씨(30)는 해외 출장으로 필리핀 마닐라를 다녀온 뒤 입국장에 위치한 한 카페 매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그는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해당 매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일시적으로 일회용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국내에도 워낙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고 공항뿐만 아니라 시내 역시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어디서든 다회용 컵을 이용하게 된다면 조금 사용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위치한 한 카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류빈 기자)


이는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코로나 확산 우려에 공항·항만·기차역 인근의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점, 제과점 등에서만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최근 고시를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시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식품접객업소 내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자체에 보내는 공문을 통해 외국인들의 방문이 잦은 공항, 항만, 기차역, 터미널 인근의 식품접객업소를 규제 완화 대상 지역으로 꼽았다.

기존에는 식품접객업 매장 내에서는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식기·용기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다회용기 사용으로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자 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 허용 기간은 감염병 위기 경보 '경계' 이상 단계가 유지되는 한도에서 지자체장이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하게 했다.

다만 공항, 항만, 기차역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는 것과 이미 지난달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늦장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서울 시내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B씨는 “코로나 때문인지 유동인구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아무리 깨끗이 세척한다고 해도 손님들이 오지 않아 매출도 평소에 비해 절반 정도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안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일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평소에도 일회용 컵이 더 위생적이다. 앞으로 또 어떤 질병이 유행할지 알 수 없는데 일회용 컵을 금지하는 것은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 C씨는 “아무래도 위생적인 면에서는 일회용이 낫다고 본다. 환경보다 내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환경 문제 때문이라면 다회용 컵보다는 국가 자체에서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해 혜택을 주는 방안으로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위치한 한 카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매장 내에서 감염 예방행동 수칙과 손세정제를 비치해 둔 모습 (사진=류빈 기자)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 역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 전부터 전 직원 마스크 착용하고 고객 동선마다 손세정제 비치하고 시간대마다 전 직원들 열 체크해서 혹시라도 미열이 있으면 바로 귀가조치하고 있다”면서 “저희가 평소에도 위생관리를 기존 법규 이상으로 철저히 하고 있던 터라 특별히 바뀌는 건 없겠지만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더욱 더 까다롭게 위생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감염병 경계경보 해제 이전이더라도 신종 코로나 전파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면 지자체장이 원래대로 규제를 시행할 수 있게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전염병이 있을 때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뒀다"며 "정부가 공항, 항만, 기차역, 터미널 인근을 일회용품 규제 허용 대상으로 제시했으나, 지자체장 재량으로 대상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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