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송미술관 소장품 경매까지 내몬 고율상속세율 재검토를

아시아타임즈 / 기사승인 : 2020-05-21 15: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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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자존심’ 간송미술관이 국가 보물로 지정된 금동불상 2점을 처음으로 경매에 내놓는다. 간송(澗松) 전형필(1906~1962) 선생이 문화재 관리를 위해 설립한 보화각(71년 간송미술관으로 개칭) 설립 후 82년 만이다. 그 이유로 2년 전 2대 장남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1934~2018)이 타계하면서 3대 차남 전영우(80), 장손 전인건(49)씨 등에 부과된 막대한 상속세가 꼽힌다.

다음 주 경매에 나오는 불상은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이다. 청동에 금을 입힌 명품으로 각각 보물 제284호와 285호로 지정됐다.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구매 시기·과정은 명확하지 않지만 7세기 고대 한국 불상의 특징과 변천을 드러내는 명품이다. 추정 경매가가 30억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간송이란 상징성을 고려할 때 문화계에 주는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경매는 일명 ‘민족문화의 수호신’으로 불린 간송의 면모에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간송 집안이나 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상실감을 줄 수 있다. 반면 간송미술관의 재정난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낙찰이 되더라도 재정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소장품 경매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상속세 규모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의 상속세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10~30%를 할증, 최대 65%의 세율이 부과된다. 이를 내면 사실상 가업 승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기업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또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가업 상속 공제제도를 두고 있으나 요건이 너무 엄격해 이용률이 낮다. 이번 간송미술관 소장품 경매도 이러한 상속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단적인 예다. ‘한국의 미’를 소중히 간직하라는 간송의 유지마저 지킬 수 없게 하는 상속세율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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