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식품업계 “뉴트로냐, R&D 축소 기류냐”

류빈 기자 / 기사승인 : 2019-11-08 02: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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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류빈 기자] "'뉴트로'로 화려하게 포장된 궁여지책일 뿐이냐, 아니면 진짜 추억소환을 통한 유통업계의 새 트렌드 개척이냐."

 

극심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식품업계가 과거 인기를 끌었던 과자, 라면 등이 복고 감성을 내세워 재출시하는 등 뉴트로(New+Retro) 트렌드에 부쩍 힘을 주고 나서자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평가다.

 

식품업계는 1020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며 전 연령층의 입맛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포장만 요란할 뿐, 사실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불황을 겪는 과정에서 신제품 개발 투자의 여력이 부족하자 궁여지책성 제품정책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있다. 

 

▲ (시계방향) 오리온 배배, 롯데리아 오징어버거, 롯데제과 갸또 (사진=각사 제공, 이미지 합성=아시아타임즈 류빈 기자)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과거 출시했었던 ‘베베’의 제품명을 변경하고, 본래의 맛과 모양을 그대로 구현한 ‘배배’를 7년 만에 재출시했다.

1995년에 선보인 배배는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식감의 쿠키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제품이다. 오리온은 2012년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하며 종산했다. 오리온은 이후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고객센터 등으로 400건이 넘는 소비자의 재출시 요청이 빗발치자 7년 만에 다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작년 3월 단종됐던 ‘갸또’를 1년9개월 만에 다시 선보였다. ‘갸또’는 2011년 3월 출시되자마자 한 달 만에 20억원을 판매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제품으로 이듬해에는 연간 20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바 있다.

프랑스어로 '과자, 케이크' 등을 의미하는 ‘갸또’는 부드럽고 달콤한 프랑스풍의 정통 디저트 케이크를 표방, 커피를 즐겨 찾는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를 모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갸또 치즈케이크’는 기존의 제품 특징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치즈 풍미를 더하고 바삭하고 고소한 화이트 크럼블을 토핑하는 등 새로움을 더했다. 디자인도 빨간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면서 고풍스러운 느낌의 로고체를 사용하는 등 변화를 주어 기존 ‘갸또’와 차별화 했다.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최근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단종했던 오징어버거를 한정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징어버거는 과거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10종의 버거를 대상으로 고객 온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오징어버거는 지난 2008년 출시 당시에도 매니아층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오징어버거는 탱글탱글한 오징어 살 패티와 중독성 강한 매운 맛이 특징이다.

농심은 올해 초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선보였던 '해피라면'을 약 30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해피라면은 과거 타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신라면'이 출시된 이후 단종시켰다가 최근 라면업계 저가 경쟁으로 소비자가 700원에 다시 출시한 것이다. 시그니처 캐릭터인 나팔 부는 아기 천사를 포함한 옛 패키지 디자인도 그대로 재현했다. 소고기 국물 맛을 기반으로 순한맛, 매운맛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되는 과거 인기 제품 재출시가 업계의 장기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선 기획단계부터 생산라인 구축, 홍보마케팅 비용 등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익을 높이기 위해 기존 인기 제품만을 재출시하면서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에는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로도 식품업체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1%도 채 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농심 1.1%(249억900만원), 롯데푸드 0.98%(178억7000만원), 롯데제과 0.73%(29억3600만원), 해태제과 0.4%(35억3900만원), 삼양식품 0.31%(14억2100만원), SPC삼립 0.23%(48억132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은 물론 소비 인구 자체도 감소해 시장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트렌드도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보니 신제품 개발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면서 “R&D 투자보다 기존에 높은 매출이 검증됐던 과거 인기 제품을 출시하는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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