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누더기가 된 ‘주52시간제’ 정부와 정치권이 책임져야

아시아타임즈 / 기사승인 : 2019-12-11 15: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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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중소기업에 대해 1년의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주 52시간제 시행을 그만큼 미뤄지게 됐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50∼299인 기업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결국 국회의 탄력근로제 개선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다 탈이 나자 손을 든 셈이다.

이번 조치로 계도기간이 부여된 기업은 주 52시간제 위반 단속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주 52시간제 위반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사업주의 법 위반 사실과 함께 법 준수노력, 고의성여부 등을 최대한 참작해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선처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노동시간 규정위반이 확인되더라도 6개월의 시정기간을 부여해 기업이 자율 개선할 때까지 기다려 시정하면 처벌 없이 사건을 종결한다.

아울러 그동안 재난·재해 등에만 무제한노동을 허용했던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도 대폭 확대했다. 이는 법 개정 없이 시행규칙만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내년 주52시간제가 확대되는 중소기업 뿐 아니라 모든 기업에 허용된다. 하지만 ‘원청 갑질’이나 회사잘못으로 발생한 리콜사태, 단순 기계수리나 교통정체 등에도 이를 허용하면서 사실상 ‘주52시간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애초 주52시간제 취지는 휴식시간의 확대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는 중소기업 등의 실정을 무시하고 강행하면서 있으나마나한 ‘누더기’가 됐다. 이에는 정치권의 책임도 크다 ‘탄력근로제’의 근간이 될 근로기준법 개정을 정략적인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 온 까닭이다. 어쨌든 정부는 1년간의 계도기간을 통해 좀 더 제도를 다듬고 정치권도 노동자와 기업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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