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DLF대책 의견 거부…은행권 "신탁시장 무너진다"

유승열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3 0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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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키웠는데"…40조 ELT시장 증발 우려
비이자이익 감소…내년 경영계획 수립 차질

[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발생시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제도 개선안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모상품으로 구성된 신탁판매 허용 등이 묵인될 위기에 처했다. 은행권은 신탁시장의 위축은 물론 경영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공모상품으로 구성된 신탁의 은행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은행권의 건의는 수용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사모펀드 안에 공모펀드를 넣었다고 사모펀드가 공모펀드가 되지 않는 것처럼 공모펀드로 구성했다고 신탁상품이 공모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또 공모형 신탁과 사모형 신탁을 구분할 수 없는 만큼 공모형 신탁을 허용해달라는 건의는 사실상 현실성이 없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DLF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인 사모펀드와 함께 고난도 신탁상품의 은행 판매도 금지했다. 안정 성향이 강한 은행 고객 특성상 위험 상품 취급에 따른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란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 중 최대 원금손실률이 20~30%에 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권은 이같은 소식에 술렁이고 있다. 당국의 강경한 입장에 의견을 얼마나 들어주겠냐면서도 소급 적용해주지 않겠냐고 기대했었지만, 최종대책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은행권은 지난주 초 금융위가 은행권의 의견을 듣고 이어 소비자단체 등 각계의 의견수렴을 한 결과 이같이 가닥을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그간 DLF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 통과, 은행권 불완전판매 제재 강화 등을 주장해왔다.

은행권은 주가연계신탁(ELT) 시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6월말 기준 은행의 ELT 판매 잔액만 40조원 이상이다.

ELT란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을 주가연계증권(ELS)을 신탁 형태로 판 상품이다. 대부분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를 넘어 ELS를 담은 ELT도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수익성 악화에도 직결된다. 고난도 상품 판매금지는 비이자이익 감소를 초래해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꾸리기 위해 비이자이익 비중을 확대하던 은행에겐 타격이 크다.

당장 거의 대부분의 신탁 수수료이익 사라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3분기 신탁수수료 이익이 가장 큰 은행은 KB국민은행으로 2372억원이며, 신한은행 1763억원, KEB하나은행 1578억원, 우리은행 1288억원 등 순이었다.

여기에 1조1000억원가량의 신탁관련이익도 사라지게 되면서 비이자이익(5조원)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은행들의 내년도 경영계획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다. 그간 리스크 관리와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을 내걸던 은행들은 내년 사업계획에 비이자이익 증가 전략을 빼고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고객보단 생존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은행들은 수익성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점 통폐합에 속도를 올리려 하고 있다"며 "투자자 피해가 크다고 판매를 하지 말란 것은 빈대 잡으려 초가상간을 태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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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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