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큰 그림'…'KC대 인수'와 '지뢰제거 사업' 연관성은?

정상명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2 16: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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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대 정규이사 추천에 이봉관 회장 이름 올라
이사회 장악 위해 광범위 로비했다는 주장 나와
2018년 지뢰제거 사업 진출로 주가 급등
남북경협 두고 수혜 예상되는 신사업 진행
▲ 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KC대학 전경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서희건설이 KC대학교(옛 그리스도대)를 인수하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2018년 추진하려다 무산된 '지뢰제거 사업'이 재조명 받고 있다. 특히 KC대학이 경기도 파주시에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교 정상화보다 사업적 측면에 초점을 둔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다.

​<아시아타임즈>는 지난 20일 'KC대학에 군침 흘리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사회 장악하나' 보도를 통해 KC대학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서희건설의 모습을 조명했다.

관선이사 체제인 KC대학은 현재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를 통해 정규 이사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사분위는 신규 이사의 추천권을 그룹별로 배분하는데, 가장 많은 추천권을 가진 전현직이사협의체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을 비롯해 측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이 KC대학 측의 입장이다.

  

KC대학 측은 서희건설이 학교 정상화를 명분으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한다고 판단,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가 되는 이사 후보에 대학교 전 총장을 비롯해 회계법인 부대표, 교육부 전 관료 등 그리스도의 교회와 무관한 인물들이 올라와 있다는 것.

일각에서는 학교 측에서 지속적으로 서희건설의 개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교육부와 사분위가 이를 방관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희건설의 이사회 장악에 반대하는 A모씨는 "이봉관 회장과 친분이 있는 Y모씨가 교육부 관료는 물론 이사회 장악에 필요한 핵심인물들을 두루 만나며 브로커 역할을 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봉관 회장의 인맥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알고 놀랐다"며 "현재는 교육부 출신 전직 관료가 브로커 역할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규이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잡음이 발생하자 사분위는 지난 20일 열린 제167차 전체회의에서 이사협의체의 이사 후보 재추천을 결정했다. 내달 차기 회의까지 정이사 후보자를 합의·연명해 추천하지 않을 경우 정이사 후보자 추천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 서희건설은 2018년 6월 11일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국내(DMZ 및 접경지역포함)외 지뢰제거사업'을 위한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서희건설)


◇지뢰제거 사업에 폭등한 서희건설 주가…진정성에 의구심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8년 6월11일, 남북경협 분위기가 한창 고조되던 시기에 서희건설은 한국지뢰제거연구소와 MOU를 체결하고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한다.

앞선 정부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대북 관련주'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테마를 형성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사업경험이 존재하는 현대건설이나 현대아산(상장 모기업 현대엘리베이터) 뿐만 아니라 대북 사업에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다양한 이유로 대북주에 편입된다.

특히 휴전선 인근에 토지를 보유했다거나,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대북 관련주 중에서도 강한 상승을 보인다.

남북경협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나온 신사업 발표는 상장사인 서희건설의 주가를 급등시키는 재료로 작용했다. 발표 시점 전, 서희건설의 주가는 1000~1300원 사이를 횡보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신사업 발표 다음날인 12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3거래일 만에 2135원까지 수직상승한다.

이후 주가는 남북경협 과열양상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하락흐름을 보이기도 했지만 7월말부터 2차 급등에 돌입한다. 주가가 다시 2000원대에 근접하자 이봉관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대량 매도하기 시작한다. 이 회장은 7월31일과 8월2일에 260만주를, 8월1일과 3일에 70만8000주를 각각 장내매도했다. 시장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상승 추세는 꺽이고 주가는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 서희건설 2018년 5~8월 주가 추이,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발표하고 급등했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다, 7월말 들어 다시 급등하는데 이때 이봉관 회장은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대량매도했다.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쳐)

 

이 회장의 서희건설 주식 매각가는 한주당 1748~1750원이며, 매각금액은 116억원 규모다.

같은해 10월 초, 서희건설은 지뢰제거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돌연 해지했다고 알리면서, 신사업이 주가를 띄우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호재를 퍼뜨리며 주가를 부양시키고, 대주주 매도가 나오는 모습은 주가조작의 전형적인 패턴과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조사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서희건설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주가 부양의 목적도 있겠지만 남북 경협이 실제로 이뤄질 때를 대비, 개발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물밑작업으로 해석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뢰제거 사업 진출은 향후 휴전선 개방이 실제로 이뤄졌을 경우 토지 확보에 유리하다"며 "DMZ를 비롯한 후방 토지들의 지뢰제거를 하면서 토지를 확보하고, 기업의 자금으로 지뢰를 제거해주면 나중에 정부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서희건설이 눈독 들이는 신규 먹거리…'남북경협' 공통분모

대학 및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서희건설이 KC대학 인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점은 2018년으로 추정된다. 사분위는 2018년 5월28일, 제143차 전체회의에서 KC대학 임시이사 8명을 선임한다.

KC대학 관계자는 "임시이사가 선임되고 나서 서희건설이 본격적으로 학교 인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브로커까지 등장해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학교 발전계획서와 선물을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공세했다"고 설명했다.

사분위 전체회의에서 임시이사를 선임하고 불과 2주 뒤,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 진출을 선언한다. 당시 분위기는 남북경협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졌을 시점이다.

KC대가 재정적으로 열악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서희 측에서 공격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점을 두고 일각에서는 학교가 보유한 토지가 목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설명한 지뢰제거 사업과 KC대학 인수는 별개 사안으로 보이지만 '남북경협 수혜'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이해하기 쉽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로 KC대학은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8만여평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학교가 자리잡은 곳도 알짜 부지다. KC대학이 위치한 강서구 화곡동은 최근 서울 부동산 대세 상승 속에서 아파트 시세가 크게 올랐다. 화곡 3대장 아파트 중 하나인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2014년 입주, 2603가구)' 전용 85㎡는 3년전 7억원 초반대에 거래됐지만, 현재 10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껑충 뛴 상태다.

KC대학 관계자는 "만일 서희 측에서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학교를 지방 이전 시키고 현재 학교 땅에 개발사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희건설 관계자는 "KC대학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다만 이봉관 회장이 장학금 전달이나 공익적 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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