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바이롱 사업' 좌초 위기…한전 적자에 기름 붙나

정상명 기자 / 기사승인 : 2020-02-10 14: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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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바이롱 광산 광권 관련해 전액 손상차손 처리
일각에선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이 악영향 미쳤다는 분석도
"기후 변화라는 문제를 한전에서 제대로 이해못해 발생한 일"
▲ 한국전력 본사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한국전력(사장 김종갑)이 10년전부터 추진한 호주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최근 연료 가격 상승과 원전 이용률 저하로 인해 적자전환한 한전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주에서 추진한 바이롱 광산 사업의 자산 약 5400억원 규모를 손실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원활한 유연탄 수급을 위해 추진한 이 사업은 2010년부터 추진됐다. 2010년 한전은 호주 앵글로 아메리칸사로부터 4604억원에 해당 광산을 인수하고, 현재까지 이 프로젝트에 약 8104억원를 투입했다.

현재 바이롱광산의 지분은 한전이 90%를 갖고 있으며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5개 발전 자회사가 각 2%씩 10%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이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은, 작년 9월 NSW주 독립평가위원회는 환경적 영향을 들어 해당 사업의 개발허가를 반려해서다. 독립평가위원회는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사업이 지속 가능한 개발 원칙과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탈(脫) 원전·석탄발전을 골자로 하는 국내 에너지전환 정책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발허가가 반려되기 전인 지난해 4월, 민간 연구기관 호주 에너지경제·재정분석연구소(IEEFA)는 NSW 주정부가 바이롱 광산사업 개발 승인을 허가하는데 있어 한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에서 IEEFA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에서 분명한 방향 전환이 발생했다"며 "이는 한국의 유연탄 수요 감소를 의미하고 바이롱 석탄 프로젝트 개발이 불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같은 이유에서 한전은 지난해 3분기에 바이롱 광산 광권과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약 1년전인 2018년말에만 해도 4억 호주달러에 달하던 무형자산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한 것.

한전 관계자는 "바이롱 광산은 지난해 3분기 개발허가가 거절 당하면서, 외부감사인이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며 "현재 호주 법원에 바이롱 광산 개발거부 재심의를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서, 만일 개발허가가 난다면 다시 환입처리해 자산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전은 2018년에 약 2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6~2017년에 각각 12조원과 4조9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 우량한 수익률을 기록했던 한전의 실적이 꼬꾸라진 이유는 이번 정부의 에너지정책과 관련이 깊다.

유연탄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석탄화력발전의 원가율이 높아진 것과 함께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값싼 전기를 생산하는 원전 이용률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이롱 광산과 같은 '공동기업투자지분 관련손익'도 실적 악화에 기여했다. 이는 영업외손익으로 처리돼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순손실을 확대시켜 배당여력을 감소시킨다.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전은 연말배당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해외자원개발 손실은 배당성향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다.

국제적으로 석탄발전이 감소하는 추세인데도, 잘못된 시장 전망으로 큰 손실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기후변화라는 문제를 한전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이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한전이 원하는 만큼의 수익성이 나올지 매우 의심스러운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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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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