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소자 사회적 자립돕는 양윤수씨… "재범 막는 대안 온몸으로 증명하겠다"

신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2-04 17: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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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공동체 ‘생명나무’, 관상어 사업으로 출소자 사회적응 도와
"자발적으로 땀 흘려 일하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자활대책 필요"
[아시아타임즈=신선영 최종만 기자] 인천광역시 부평구의 한 공동체에서 출소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한 복지사업을 펼치며 이들의 자립을 돕는 양윤수씨가 지역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 


법무부 공직자로 30여 년 근무해온 양 씨는 장기 복역 후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출소자들을 돕기 위해 10년 전 자활공동체 ‘생명나무’를 꾸렸다.

현직에서 제소자들을 상담해온 양 대표는 “형을 마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출소자들에게 방을 얻어주는 일로 시작했다. 그러나 교도소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들에게는 꾸준한 격려와 안내가 절실한 데다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해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생활공간이 필요했다”며 생명나무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취업이 어렵고 생활고가 지속되다보니 또다시 범죄 환경에 빠져들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어야 한다”며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실질적인 사회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직장을 소개해도 전과자라는 손가락질을 견디지 못해 일주일, 한 달을 넘기지 못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나 배운 것,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 사회에 좌절하며 또다시 재범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는 것.

결국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이들이 날개를 펴고 자기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4년 전 1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2층짜리 주거시설을 마련했다.
 

▲ 자활공동체 '생명나무' 양윤수 대표

 

현재 6명의 출소자들이 역할분담으로 공동생활을 하며 갱생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공간이 이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되고 있는 가운데 양 대표는 이들의 생활고를 해결해줄 아이템을 찾았다.

동물치료의 일환으로 구피, 새우 등 관상용 물고기를 키우면서 수족관을 관리하는 일을 통해 이들의 정서를 순화하고 경제적 자립을 도모할 계획을 세웠다.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는 그의 봉사활동은 ㈔한국관상어협회의 지원으로 이어지면서 구체화됐고, 공동체 식구들은 새벽 4시부터 밤늦게까지 직접 시설공사를 하는 등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력이 일고 있다.

생명나무는 사업에 착수한 지 45일만에 관상어 50여 마리를 키울 수 있는 수족관 138개를 설치했다. 이들은 생활비를 줄여가면서 초기 사업비를 마련했고, 중고 자재를 구입하는 등 발품을 팔아 2500만 원에 달하는 수족관 제작비를 1400만 원으로 줄였다.

수족관에서 키울 1만~5만원 상당의 관상어 치어들은 ㈔한국관상어협회에서 후원해 채워주기로 했다.

관상어를 통해 월평균 5~600만 원의 수익 창출을 목표로 공동체 식구들이 저마다 역할을 맡으며 일자리를 창출해 최소한의 급여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 왼쪽부터 (사)한국관상어협회 기술자문위원 안영인 씨, 생명나무 양윤수 대표, 생명나무 입소자가 회의를 하고 있다.

 

윤 대표는 “관상어 사업은 과거를 밝히지 않아도 되고, 지금부터 기술을 습득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가정공동체에서 시작하지만 수익이 나면 재투자를 통해 사업체로 등록해 정식 사업으로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이들이 몸을 뉘일 만한 공간을 마련해주면서도 생활고를 해결해줄 수 없어 스스로도 자괴감에 빠지곤 했는데 이제는 비전이 생겨 너무 좋다”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각박한 세상이 야속하다. 누가 봐도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지만 참회의 시간으로라도 사회가 이들을 끌어안고 대안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타의 사회복지서비스에 비해 특히 범죄경력자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나 기업의 후원은 임시방편에 그치며 이들 스스로 희망을 갖고 자발적으로 땀 흘려 일 하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자활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생명나무에서 생활하는 A씨는 “중3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돈을 벌겠다고 무작정 상경했다가 주방장의 가혹한 폭력과 욕설을 견디지 못하고 귀향한 이후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나쁜 길로 빠지게 됐다”면서 “스물한 살부터 재작년까지 34년 동안 교도소에서 사회와 단절돼 출소 이후 막막했을 때 생명나무 공동체가 나를 안아줬다. 이곳에서 성실히 일하며 사회와 이웃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출소 후 선교센터 등에 다녀봤으나 실질적으로 속사정을 들으며 함께 눈물 흘리며 손을 잡아준 윤 대표의 열정과 그가 보여주는 비전으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감사를 전했다.  

 

▲ 생명나무 생활공간에 수작업으로 설치된 수족관

 

생명나무에서 봉사하는 ㈔한국관상어협회 기술자문위원 안영인 씨는 “몸체에 비해 생명력이 길고 온도 등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열대어는 한 달에 한번 새끼를 낳는 난태생 어류로 생산에서 판로까지 2~3년이 걸리는 광어, 장어와 달리 2~3개월 만에 유통이 가능하다”며 구피, 안시, 관상새우 등 소형 담수관상생물의 부가가치를 설명했다.

한국관상어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 관상어(觀賞魚) 산업 규모는 최대 150억 달러로 추산, 매년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수립하며 수산업 분야의 고부가가치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에 있다.

또한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각박한 세상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기 위해 애견인이 늘고 있듯 아쿠아 펫(Aqua-Pet)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잇는 전 세계 소비자의 애완동물 3위 시장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 씨는 “관상어는 실내 공간에서 자연생태계를 체험하고 인테리어 효과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어 병원이나 관공서 등에 비치되고 있다”면서 “생명나무에서 관상어를 키우며 정서를 순화시키고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 기술 등을 가르치는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관상어협회 관상어산업연구원 박태균 실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키우는 일은 정서적인 순화 효과가 매우 크다”며 교도소 수감자들의 교화사업으로도 적극 추천했다.

 

▲ 다품종으로 개량된 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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