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사망 사고 후 비전선포식...신학철은 진짜 몰랐을까

조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0-05-12 1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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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만약 한국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비전 선포식은 당장 취소됐을 겁니다.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한국이냐 인도냐를 따질 성격의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LG폴리머스인디아 가스 유출 사고 당일 LG화학이 내부 행사인 비전 선포식을 강행한 것을 두고 국내 화학사 관계자가 내린 총평입니다. 비전 선포식의 시기가 묘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약 3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죠.

LG화학과 동종업계의 의견을 취합하면, 해당 사고 직후 본사에도 세부 내용이 전달됐다고 추론됩니다.

하지만 신학철 부회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일 오전 10시30분 비전 선포식을 강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고와 관련된 단 한마디 멘트조차 없었지요.

이후 LG화학은 오후 2시께 “자세한 피해 현황과 사망 원인,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추후 정확한 내용이 확보되는 즉시 발표하겠다”는 공식 멘트를 냈습니다.

물론 사고 이후 곧바로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부분도 이해는 됩니다. 정확한 현지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국내 화학업계도 LG화학의 대응이나 후처리 과정 자체에는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내부 행사인 비전 선포식을 굳이 강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연초도 아닌 5월에, 그것도 사고발생 3시간 후에 비전선포식을 진행했다는 부분 말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화학사 관계자는 “통상 사고가 발생하면, 담당 임원이 즉시 경영진에게 보고하게 된다”며 “특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계획했던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사고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자사 사고처리 기본 메뉴얼을 소개했지요.

그러면서 비전선포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합니다. 이 관계자는 “비전선포식이 하루 늦춰진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도 정부 입장에서 우리 국민들이 죽었는데, LG화학이 비전발표를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겠느냐”고 꼬집더군요

설마 신학철 부회장이 사망 사고보다 자신이 마련한 비전 발표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봅니다.

당시 행사에는 신학철 부회장 및 각 사업본부 대표 임직원 20여 명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주요 경영진이 모두 모였던 것이죠. 하지만, LG화학의 공식 입장은 행사가 끝난 후에서야 나왔는데요.

이를 두고 한 대기업 관계자는 “행사 진행으로 1시간, 행사 후 임원진들 식사로 1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사고 대응보다 2시간 가량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죠.

당시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새로운 비전 선포는 LG화학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람보다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꼭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 뒤끝 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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