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란 갈등'을 바라보는 각자의 다른 속내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1-08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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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동 정세 안정화 과정에 개입해 영향력 확대 기대
러시아, 갈등 속 전면에 나서 '중재자' 역할로 영향력 과시
▲ 7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테헤란 시내에 걸린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추모 포스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촉발된 중동 혼란이 자국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국가 모두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살해한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는 것은 똑같지만 대응방식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모두 이번 사태가 중동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는 점은 같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중국은 중동에서 안정을 원하지만 러시아는 혼돈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의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중동 문제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중국은 그동안 중동에서 러시아와 협력해 미국의 영향력에 맞서왔고, 이 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이후 무려 30차례나 만나 양국의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은 산유국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서 친미국가인 사우디 대신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합의 탈퇴를 두고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자 사우디산 원유를 늘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약 54만8000톤으로 4월(300만톤)보다 감소한 반면, 사우디산 원유 수입은 5배 가량 늘었다. 


이는 원유 공급 안정화가 절실한 중국은 이란이든 사우디든 원유를 수입해야 하고, 중동 정세가 급격히 변해 원유 공급 자체가 막히거나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중국은 러시아와 중동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갈등에 적극 개입해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즉, 중동의 혼란이 빠르게 수습되고 다시 안정화 시기가 되면 적극 개입해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서겠다는게 중국의 속내다. 

 

7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소재 자예드대학교의 조나단 펄튼 정치학 조교수는 “중국은 중동 정세를 갑자기 변화시키거나 특정 국가에 대한 책임을 지길 원치 않는다”며 “하지만 미군의 공습으로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고 정세가 불안해져 당장에는 기업에 피해가 크겠지만 이후 복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기회를 잡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중동의 완전한 '혼돈'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오히려 이번 갈등에 적극 개입해 '중재자 역할'로 능력과 의지를 과시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윌리엄 코헨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중동에 개입해 평화유지자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는 러시아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미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시리아에 주둔한 러시아군 관계자를 대동한 가운데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부터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돕고 있다. 시리아는 이란의 대표적인 우방국으로 꼽힌다. 


주요국 정상과도 접촉하며 이미 중재자로서의 면모도 과시 중이다. 지난 3일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고, 오는 11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코헨 전 장관은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한 가운데 영향력을 확대한 러시아는 일정시점이 되면 이란을 구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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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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