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아시아나항공 품었지만 불확실성은 '확대'

정상명 기자 / 기사승인 : 2019-11-13 14:30:2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매입가격으로 2조4000억~2조5000억 써내…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아
주택 업황 부진한 가운데 신사업 진출에 우려 목소리도
정몽규 회장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 투자 이뤄질 것"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타임즈=정상명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9부 능선을 넘어서면서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는데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로 본업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자금이 필요한 신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동시에 확대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지난 12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인수전을 진행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7일 마감한 아시아나 본입찰에는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총 3곳이 참여했다.

HDC현산 컨소시엄은 매입 가격으로 2조4000억~2조50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나머지 경쟁사 대비 약 7000억~1조원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와 신규 발행하는 아시아나항공 보통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금호산업 구주 인수에 약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에 2조원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아시아나의 부채가 9조6000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660%로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위험 수준이라는 점은 여전히 인수주체에게 불안한 요소다. 또한 아시아나의 노후화된 기체로 인한 결함과 신규 항공기 도입을 위한 추가 투자가 예상돼 당분간 투입돼야할 자금이 상당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HDC현산의 본업인 주택 산업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부터 주택가격 정상화를 목표로 연이은 부동산 규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예고한데 이어 이달에는 적용지역을 선정하고 본격적 규제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강남4구를 비롯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의 주요 도심권이 포함됐다. 택지가 부족한 서울 주택시장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대형건설사들의 주요 먹거리다. 그러나 정부에서 민간분양 단지의 분양가격도 통제하고 나서면서 정비사업의 감소가 불가피하게 됐다.

HDC현산도 총 매출에서 가운데 국내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정부에서 강력한 규제를 펴자 실적 위축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으로 HDC현산은 매출액 3조2000억원, 영업이익 38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8%, 2.8% 감소한 규모다.

건설사의 미래 매출을 유추해볼 수 있는 수주잔고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말 26조3820억원에 달했던 HDC현산의 수주잔고는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25조4460억원으로 축소됐다. 주요 먹거리인 도급사업의 낙폭이 컸다.

즉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지만 불안요소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이는 투자심리에도 반영돼 HDC현산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급락한 바 있다. 예비입찰 마감 다음날인 지난 8일 HDC현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31% 급락했다.

이밖에도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에 포함된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추가 지분 인수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에 편입되면 HDC-HDC현산-아시아나-아시아나IDT의 지배구조를 가지게 된다. 공정거래법상 아시아나는 아시아나IDT의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데 현재 지분율이 76.2%인 만큼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12일 정몽규 HDC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 인수를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공표한만큼 업계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정 회장은 "이번 인수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되며, 인수 후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본 협상이 마무리되고 금호산업과 주식매매계약만 체결되면 인수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것을 중심으로 그룹내 면세, 인프라, 물류사업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도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상명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