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토크] '차이슨' 두렵지 않다더니…다이슨 'CHYSON' 상표 출원

임재덕 기자 / 기사승인 : 2019-10-18 02: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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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특허청에 'CHYSON' 상표 출원
08·11·21류…무선청소기 외 국내 출시 제품군 대상
업계 "무선청소기 차이슨 열풍, 타 제품 영향 줄이기 위한 전략"

[아시아타임즈=임재덕 기자] "모방한 회사는 원조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차이슨은 외관이 다이슨 무선청소기와 유사할 뿐 성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차이슨 열풍이) 위협적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열린 다이슨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폴 도슨(Paul Dawson) 본사 수석 엔지니어(부사장)가 한 발언입니다. 당시 국내에서 중국의 다이슨(차이슨)을 표방하는 무선청소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어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기도 한데요.

외관만 비슷할 뿐 기술력은 다이슨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참고로 차이슨(China+Dyson)은 외형은 다이슨 제품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중국산 모방제품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폴 도슨(Paul Dawson) 다이슨 수석 엔지니어(부사장). = 다이슨


이토록 자신만만하던 다이슨이 최근 들어 꼬리를 내린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이슨 테크놀러지 리미티드가 지난 7월 국내 특허청에 차이슨의 영문명인 'CHYSON' 상표권을 따기 위해 상표 출원한 건데요. 현재 이 상표는 방식심사를 통과한 후 심사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 상표권이 등록될 경우, 다른 업체들은 'CHYSON'이라는 신조어를 마케팅에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중국 디베아 무선청소기가 국내에서 '차이슨'이라는 카피로 큰 성공을 거두자, 그 영향이 다른 제품까지 번져가려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상표 출원 내용을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이슨이 출원한 상표의 범위는 △08류(전기식 헤어컬링기구 등) △11류(LED 조명장치 및 공기청정기 등) △21류(가정 및 주방용 기구 등) 등 입니다. 현재 다이슨이 국내에 출시한 △슈퍼소닉 헤어 드라이어 △라이트 싸이클 테스크 조명 △퓨어쿨 크립토믹 공기청정기 등과 일치하죠.


다이슨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2016년만 해도 독점(80% 이상) 수준이던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이 최근에는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으니까요. 프리미엄 시장의 삼성전자 '제트'와 LG전자 '코드제로 A9' 중저가 시장의 '차이슨' 인기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 다이슨 테크놀러지 리미티드가 특허청에 출원한 'CHYSON' 상표. = 특허청 키프리스

 


그렇다면, 다이슨은 왜 '차이슨' 한글 상표와 핵심제품인 무선청소기에 대한 영문 상표(CHYSON)에 대해서는 출원하지 않은 것일까요.

이는 이미 국내 업체들이 해당 상표를 선점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허청 키프리스를 보면, 무선청소기(07류) 관련 차이슨 한글 상표는 지난 2017년 루미웰이 상표 출원했고, 11류와 35류는 각각 지난해 개인 명의로 상표 출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선청소기 관련 영문(CHYSON) 상표 또한 지난해 중순경 아이룸 주식회사가 출원 신청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다이슨 측은 해당 상표 출원 배경에 대해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물론, 다이슨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보다 먼저 상표 출원해 다른 업체들이 해당 문구를 홍보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다만, 약 1년 전 보여준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이 씁쓸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뒤끝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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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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