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고, 사업권 반납하고’...벼랑 끝에 내몰린 면세업계

신지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7 05: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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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면세점, 서울 시내점 사업 철수
롯데면세점, 해외 6개 지점 휴점
인천공항 임대료 못낸 업체도 나와
▲ SM면세점이 결국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하기로 했다. SM면세점 서울점의 모습. 사진=신지훈 기자

[아시아타임즈=신지훈 기자] “매출이 95% 넘게 빠졌습니다. 상황이 언제 나아질지도 모르는데다, 회사 경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서울점을 정리하기로 했어요.”


매출급감을 버티지 못한 SM면세점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키로하면서 폐점을 결정한 첫 면세점이 나왔고, 롯데면세점의 해외 13개 지점 중 7개 지점의 임시 휴점이 결정됐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중 일부는 2월분 임대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지경에 내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다. '벼랑 끝'이라는 업계의 표현이 속속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2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SM면세점은 지난 25일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고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면세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문을 닫는 첫 점포가 나온 것이다.

김태훈 SM면세점 대표는 “누적 적자 속에 정부의 제한된 지원정책으로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현금 유동성 악화가 결정타였다.

면세점업계가 인천국제공항에 지불해야하는 임대료만 수십억원에 달한다. 반면 코로나19 이후 인천공항점 매출은 내야하는 임대료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서울점 폐점으로 이어졌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점을 철수하려 했다가는 위약금 때문에 회사가 파산할 수도 있다”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국제공항이 코로나19 사태로 텅텅 비어 있다. 사진=아시아타임즈

 

롯데면세점도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국가 간 여행자가 줄어들며 25일부터 베트남 3곳, 호주 2곳, 미국 1곳 등 총 6곳의 해외점을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휴점에 들어간 해외지점은 베트남 다낭공항점·나트랑깜란공항점·하노이공항점과 호주 캔버라공항점·다윈공항점, 미국 괌 공항점이다.

지난 18일 휴점한 일본 도쿄 긴자점은 이달까지 휴점하고, 간사이 공항점은 단축 영업한다.

임시 휴점에 들어간 지점들의 재개점 일정은 미정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라며 “추후 상황을 고려해 재개점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 면세점들도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심지어 이날 업계에 따르면 SM면세점과 그랜드 면세점은 전날까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하는 2월분 임대료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인천공항 내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대료 감면과 같은 정부 지원을 요구해왔다.

실제 전날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18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문을 열어도 고객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자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를 3개월간 무이자 납부 유예해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4월 말에 납부하는 3월분 임대료부터 납부를 유예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2월분 임대료는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3월 매출이 90% 가까이 급감하며 현금이 없는 상황임에도 4월 임대료 납부일부터 이자를 면제해주고 3월에 내야하는 2월분 임대료는 연 16%에 가까운 연체 이자까지 포함해 모두 받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납부 유예만으로는 적자를 버티기 어렵다”며 “이러다 특허권을 반납하고 도산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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