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라니티딘 사태'가 쏜 제약업계 갈등…식약처는 방관자인가

이재현 기자 / 기사승인 : 2019-10-31 14: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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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타임즈 이재현 기자
[아시아타임즈=이재현 기자] 라니티딘의 위험성이 밝혀지며 회수를 진행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제약사와 유통업체, 약사의 갈등으로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정작 위험성을 공지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저 방관만 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약 30년간 사용하던 라니티딘에서의 발암물질 검출, 두 번째로는 회수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문제다.

미국 민간연구소 밸리슈어의 보고서를 통해 약 30년간 위궤양약으로 사용되던 라니티딘에서 A2등급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하 NDMA)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식약처는 국민건강 안전을 위해서 판매 중지 명령을 내렸고 제약사와 약국은 회수절차에 들어갔다.

아이러니한 점은 라니티딘이 처음 나왔을 당시, 안전성 검사에서 발암물질은커녕 위험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험성이 발견됐고 이는 지금까지 사용된 약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라니티딘에서 NDMA를 발견한 밸리슈어 연구소는 다양한 약의 원재료를 상대로 위험 물질 함유여부를 실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연구소에서 다른 약품에서도 발견되면 식약처는 또 중지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제약사도 약사들도 묵묵히 진행은 하지만 회수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약사들은 판매가만큼 보상을 제약사에 요구하고 있으며 유통업계는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긴 비용을 제약사에 달라고 하고 있다. 제약사는 구상금을 제출해야하는 상황이다 보니 약사와 유통업계의 모든 요청을 받아주긴 힘든 상황이다.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시작된 판매중지와 회수조치가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식약처는 "기업과 기업의 문제이기 때문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상황은 단순히 '기업과 기업'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은 발견될 수 있다. 그때마다 유통과 약사, 제약사의 회수책임 문제는 반복될 것이다.

물론 정부 부처가 기업과 기업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다. 하지만 식약처나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제약사, 유통, 약사가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향후 제2의 라니티딘 사태 발생 시 대응책을 만들어두면 금전적인 문제에 대한 분쟁도 사라지고 빠른 회수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 부처는 직접적인 참여가 아닌 결과를 공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유통과 제약사의 분쟁이 심각해지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각 협회에서 요청할 경우 협상의 자리를 만들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아닌 '행동'을 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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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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