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칼럼] 투기채권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기사승인 : 2020-06-03 13: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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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정부는 지난 4차 비상경제주앙대책본부회의에서 특수목적기구(SPV, Special Purpose Vehicle)설립을 발표했다. 이 기구는 정부와 산업은행, 한국은행이 1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여 저신용등급을 포함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사들이게 된다. 6개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는 우량채권과 A등급을 매입하나 코로나19로 인해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된 경우도 매입한다. 일시적인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채권을 매입하여 유동성 확보를 해주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은 물론 타격을 입은 것은 국내외 경제가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를 원인자로 삼아 투기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이러한 리스크를 그대로 떠안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코로나19가 끝날 때 까지 버틸지 알 수 없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무너지는 기업들을 방어하고자 일선에 나섰다. 만일 기업이 무너지면 정부와 산업은행이 감당하게 된다. 유동성에 간당거리는 기업들은 한시름을 덜겠지만 정부는 부실채권을 떠안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이 특수목적기구의 아이디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재무부의 회사채매입기구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연방준비제도처럼 직접 대출을 하고 기획재정부가 지급보증을 서는 구조다. 결국 국가재정이 일반 기업의 유동성 방패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국가재정은 기업을 감당할 만큼 괜찮은 상황인가.

정부는 올해 사상 최고액의 예산을 편성했고 코로나19로 인하여 2차 추경까지 집행하고도 모자라 3차 추경이 진행 중이다. 특수목적기구의 운영을 위해 올해 3차 추경에서 재원을 지원받고 내년 예산에서도 재원이 지원된다. 물론 정부가 채권을 구입해주면 우량기업은 물론 아슬아슬한 기업도 자금공급의 안정으로 평정을 찾고 증권시장도 평정을 찾을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상 과연 적합한 방법인가를 고민해봐야 한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서 기업과 근로자들의 해고를 방치했다. 그 결과 감당해야하는 비용이 더 컸음을 경험했고 그 때문에 기업들이 쓰러지기 전에 근로자들이 해고를 당하기 전에 유지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전면에 나서서 이들 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기축통화국이라 부족한 자금은 찍어내어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한도 없는 무조건의 지원은 불가능하다. 미국처럼 양적완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만 자칫 팽팽한 국내 경제에 기름을 부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가는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매입기구의 지원을 받은 기업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매입기구가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사상 초유의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투기기업이 한계기업이 될 수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채권매입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안전장치를 하고 시작하지만 투자는 수익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여기서 잊기 쉬운 것이 리스크다. 수익만 보고 리스크를 간과하여 실패한 투자가 된다. 정부가 진행하는 일이기에 시장에서처럼 치고 빠지기가 되지 않으니 원금을 잃어버리지 않는 투자가 되어야 한다. 한국은행이 8조원의 선순위 대출을 하고 정부와 산업은행의 2조원이 후순위로 매입기구 운용자금의 손실의 20%를 정부와 산업은행이 감당하게 된다. 20%이상의 손실이 날 위험이 적으니 기획재정부에서는 중앙은행에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말을 하지만 그 계산은 변동을 가정하지 않은 상황에서이다. 실물 경제가 발발하는 무수한 변수중 하나 이상의 변동이 생기는 경우 어디까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고려했는가.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니 평범의 잣대가 아닌 특수상황과 변수를 고려하는 운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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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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