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배상율 최대 41%…'공' 넘겨받은 은행

정종진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3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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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조위, 은행 불완전판매 인정 "손해 배상"
금감원, '금융산업 신뢰' 강조
은행, 소멸시효 끝나 배임 소지 우려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키코 사태가 불거진 지 10여년만에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 결정이 떨어진 가운데 공은 은행에게 넘어갔다. 이에 은행들의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코 사태와 관련 민법상 소멸시효가 지난 것은 물론 대법원이 키코 판매에 대해 불공정거래 행위가 아니라는 확정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은행들은 금융당국에 떠밀려 배상을 하게 되면 배임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하지만 '신뢰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운' 금융산업의 특성상 키코를 등한시할 경우 여론이 어떻게 돌아설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변수다.

키코 사태 해결의 공이 넘어간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 13일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키코 불완전판매 배상 결정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2일 회의를 결고 금융위기때 발생한 통화옵션계약 이른바 키코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은행의 불완전판매책임을 인정하고 손해액의 일부를 배상하도록 조정결정했다.

양 측은 배상비율 권고안을 받은 뒤 20일 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분쟁조정을 신청한 4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 15~41%(평균 23%)를 배상하라는 결정이다. 이에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이 물어야할 배상금액은 256억원에 달한다.

분조위는 △주거래은행으로서 외환 유입규모 등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경우 △계약기간(만기)을 과도하게 장기로 설정해 리스크를 증대시킨 경우 배상비율에 가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업의 규모가 큰 경우 △파생상품 거래경험이 많은 경우 △장기간 수출업무를 영위해 환율 변동성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경우 등에 대해서는 경감 사유로 판단했다.

키코 분조위를 담당한 정성웅 금감원 부원장보는 "지금이라도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야 말로 신뢰가 근본인 금융산업이 오래된 빚을 갚고 한 단계 더 성숙하는 길"이라며 "기나긴 숙고 끝에 마련된 이번 분쟁해결 등 화해의 기회가 우리 금융산업과 금융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는 결과는 아쉽다면서도 피해 배상이 이뤄진데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분쟁조정이 원만하게 성립돼 피해 기업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키코 공대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진정성 있는 노력 덕분에 키코 사태의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분쟁조정은 이제 시작이다. 은행들도 진정성을 갖고 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코 사태 해결을 위한 공을 넘겨 받은 은행들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소멸시효가 끝난 키코 사건에 대한 배상금을 지급할 경우 배임 소지가 불거질 수 있는 까닭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률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배임 여부 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분조위 수용 여부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부분이기 때문에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과거 키코 불완전판매에 따라 지급해야 했던 배상금을 뒤늦게 지급하는 것을 배임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상대 금감원 분쟁조정2국장은 "은행 경영진의 배임 소지가 있지 않냐 우려가 있다"며 "하지만 외부 법률자문도 받았고 분조위원들과도 여러 차례 논의해 판단키로는 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인정되는 경우 배임이라고 보기 어렵고, 은행에도 이를 설명해 법적 문제는 상당히 해소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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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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