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결혼이야기] "결혼은 현실, 상대 조건 중요해"

박고은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6 14: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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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인 고아라(35·여·가명)씨 결혼식 사진. (사진=고아라씨 제공)

[아시아타임즈=박고은 기자] 결혼. 각자의 인생을 살던 남녀가 '사랑'을 매개로 각자의 가정을 떠나 함께 하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드는 것.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이 결혼은 로망보다는 현실이 되어왔고, 그래서 요즘 청년들의 '결혼시기'는 점점 늦춰지고 있다.

많은 부부들은 '동화속 결혼 생활'이라는 이상과 '현실 결혼 생활'의 혼란을 교차하며 좋은 남편·아버지 혹은 좋은 아내·어머니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실 속 정답은 언제나 명쾌하고 바로 옆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타임즈는 20대부터 40대까지 결혼을 앞두거나 한 커플들을 만나 결혼하기 전과 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30대 초반의 결혼 전… "사랑만으로 결혼은 불가능"

30대 초반이 직면하는 연애와 결혼은 '현실'이다. 이들은 상대의 외모와 성향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인 부분, 즉 조건이 결정적으로 '결혼관에 맞는 이상형'이라고 말한다.

1년째 솔로인 최수진(31·여·가명)씨는 "친구들끼리 모이면 결혼관에 맞는 이상형에 대해 자연스레 조건이 언급된다"며 "이처럼 조건은 결혼할 상대를 결정하는데 있어 꼭 봐야하는 요소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최씨는 "결혼은 사랑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다"며 "사랑도 중요하지만 금전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 받게되면 결혼도 행복할 수 없는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소개팅만 수십 번했다는 김용진(35·남·가명)씨도 "남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까지 만나본 대부분의 여성들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짤릴일 없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자를 선호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상대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경제력, 집안 상황도 결혼에 영향을 미쳤다.

최씨는 "상대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로 꼽는 것이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사람이라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구들끼리도 '부모에게 들어가는 돈만 없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흔히 말한다"며 "자식이 되가지고 너무 잔인하다 싶지만, 이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9년째 열애 중인 여자친구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김용수(33·남·가명)씨는 요즘 결혼이 두렵다. 부모님의 반대에 무릎쓰고 결혼을 강행하려 하기 때문. 그는 "부모님이 다른 건 다 괜찮아도, 여자친구 부모가 이혼한건 정말 싫다고 한다"며 "연애만하고 결혼은 다른 사람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자주한다"고 걱정스러워 했다.

이처럼 상대의 조건과 부모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상황은 결혼정보회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지난해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편 조건은 연소득 5319만원, 자산 2억4999만원이며 남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내 조건은 연소득 4194만원, 자산 1억6948만원이었다. 미혼남녀가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으로는 안정적인 '공무원'을 꼽았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주택가 상승과 노동시장의 고용 불안정 심화로 청년들의 결혼이 늦춰지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적인 조건, 부모 자산의 중요성은 매우 커졌다"라며 "조건을 잣대로만 들이댄다면 결혼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버릴 수 있는 조건은 버리고 시작하는 게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준다"고 조언했다.

◇ 30대 초반의 결혼 후… "결혼+육아+직장 슈퍼맘, 드라마 속 얘기"

어느 연령층에서나 똑같겠지만, 30대 초반에는 결혼하고 난 후 '사회경력 단절'이 더욱 두드러졌다. 이 부분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았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1위로 꼽혔다.

2명의 아이를 키우는 주부 이슬기(32·여·가명)씨는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직장을 구하려 했지만 재취업에 어려웠다"며 "20대 어린나이도 아니고, 아이 엄마에 경력단절이 길어지다보니 점점 위축되더라"고 심정을 밝혔다.

현재 워킹맘인 고아라(35·여·가명)씨도 "결혼과 육아, 직장업무까지 완벽히 병행하는 슈퍼맘은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이야기"라며 "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지금까지 일궈놓은 자리가 아까워 꾸역꾸역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경력단절 여성현황' 조사에서도 올해 4월 기준 경력단절 여성은 169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경력단절의 주된 이유로는 '육아'가 1위로 꼽혔다. 특히 육아에 집중되는 30대 40대에서 육아 비율이 컸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재취업 경우 역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기간은 5년 이상 10년 미만(24.6%), 10년 이상 20년 미만(23.7%) 3년 이상 5년 미만(15.6%) 순으로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육아는 상대적으로 짧은 휴가로 대체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출산장려보다 육아 지원에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위원도 "우리 사회에서 미혼남녀, 특히 여성이 결혼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현실과 좋은 일자리 부족, 주택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런 사회경제적 상황에 정책적 지원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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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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