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토크] 우악스럽게 두산그룹 훑어낸 산은, 박정원 압박 속내

이경화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7 13:08:2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두산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그룹
[아시아타임즈=이경화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결국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이란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두산그룹의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며 혹독하게 몰아세운 결과로 해석됩니다.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자금 총 3조6000억원을 수혈한 뒤 박 회장이 “3조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이상 갚겠다”고 밝혔을 만큼, 두산그룹은 채권단의 구조조정 압박 속에 최우선으로 현금을 만들어 내야하는 절박한 처지에 내몰렸지요.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자산 매각을 윽박지른 배경에는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두산그룹의 자구안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안 될시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대주주를 향한 일종의 경고성 메시지이면서 부실기업에 철저한 책임을 지우는 한편, 대가로 추가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시키겠단 의도도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당장 두산그룹이 성장세에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두산중공업 보유 지분 36.27% 대상)를 비롯한 두산건설(분리매각)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채권단에 자구안 이행에 대한 진정성은 일정부분 어필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 입장에서 보면 그나마 수익이 보장되던 캐시카우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선듯 매물로 내놓기까지 고심이 깊었을 겁니다. 밥캣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를 매각하게되면 사실상 석탄·건설 등 이익을 내기 힘든 사업부문, 이른바 껍데기만 남겨지는 셈인데요.

 

역설적이게도 두산의 자구안 이행 방향이 채권단 측 요구대로 잘 마무리된다 손 치더라도 성장 동력 소멸이란 치명타를 피할 수 없다는 현실과 맞닿게 됩니다. 물론, 유동성이란 다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그룹의 성장판이 닫혀버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문제를 안게 됩니다.

무엇보다 정부 요구에 따라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수 년 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단 진단이 나오는데요. 긴 기간 그룹 체력을 유지하려면 탄탄한 유동성이 급선무인 만큼 두산은 자구안 이행 관련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적정 매각 기간을 확보해야하는 과제도 떠안게 됐습니다. 

산은 독촉 아래 인프라코어 매각 등 두산그룹 자구안의 구체적 내용이 수면 위로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죠. 재계 안팎에선 자칫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란 점에서, 이제는 무리한 압박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을 내놓습니다. 산업의 눈으로 보자면 또 전혀 다른 논리구조가 보이는 법이지요. 

[저작권자ⓒ 아시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운명의 날’ 두산중공업 초긴장...벼랑 끝 박정원 회장2020.04.20
한숨 돌린 두산중공업…수은, 6000억 외화채권 대출 전환 승인2020.04.21
유동성위기 두산중공업, 첫 고비 넘겼지만 ‘첩첩산중’2020.04.21
두산중공업, 채권단으로부터 ‘8000억 안팎’ 추가지원 가닥2020.04.27
두산그룹 “3조원 이상 자구노력, 두산중공업 조기 정상화 추진하겠다”2020.04.27
‘8000억 추가 수혈’...두산중공업, 독자생존 시험대 올랐다2020.04.28
두산인프라코어 ‘코로나 여파’…1분기 영업이익 28% 감소 ‘1810억원’2020.04.29
두산인프라코어, 中서 대형 굴착기 20대 릴레이 수주2020.05.05
두산중공업 ‘3조 실탄’에 쏠린 눈…‘알짜 자산’ 매각 주목2020.05.11
두산계열사 노조 ‘공동대응’…“두산중공업 공기업화 하라”2020.05.13
두산 “1분기 배당 안 해…2분기도 상황보고 결정”2020.05.14
“두산중공업 구조조정 비용 여파”…(주)두산, 1분기 영업익 74.4% 급감2020.05.14
‘주춤 주춤’ 두산 구조조정, 윤곽 드러내는 ‘3조 자구 매물들…’2020.05.15
두산重 직원들, 투자손실에 구조조정까지 '침통'2020.05.17
두산중공업 예외 없는 ‘대규모 적자’…계열사 ‘대대적 전열정비’2020.05.18
두산중공업 “21일부터 연말까지 유휴인력 400명 휴업”2020.05.18
두산인프라코어, 스마트 건설 솔루션 ‘사이트클라우드’ 선봬2020.05.19
정부 지원 받고도…두산중공업 ‘휴업 통보’에 노조 “법적 투쟁”2020.05.19
‘대규모 구조조정’ 윤곽 드러내는 두산중공업…‘막판 진통’2020.05.20
두산, 두산베어스 매각설에 “사실무근…매각 검토조차 안 했다”2020.05.20
“미래 달렸다”…로봇에 힘주는 중공업 2사 ‘현대·두산’2020.05.21
두산밥캣 “美 자회사 3억달러 회사채 발행 결정”2020.05.21
‘사원·대리’마저 휴업대상…두산중공업 ‘초토화’2020.05.22
두산인프라코어, 차세대 휠로더 출시…“10년 만에 풀체인지”2020.05.26
“쑥쑥 크는데”…두산그룹, 알짜 ‘두산솔루스’ 속앓이2020.05.26
두산그룹-채권단, 인프라코어·밥캣 매각 두고 막판 진통2020.05.27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 신속인수제 수혜 첫 타자2020.05.29
두산중공업,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2020.05.29
두산중공업 정상화 방안 보고...두산베어스 매각, 현실화 가능성 낮아(종합)2020.05.29
1조 추가지원 두산중공업…‘탈원전·친환경’ 잰걸음2020.06.01
산은·수은, 두산중공업에 1조2000억원 추가 지원2020.06.01
‘3.6조 수혈’ 급한 불 끈 두산중공업…결국 밥캣 내놓나2020.06.02
“다 내놔야할 판”…두산중공업 유동성 확보 ‘골머리’2020.06.03
‘3.6조 수혈’ 두산重 중대고비 넘겼지만…계열사 매각 ‘첩첩산중’2020.06.08
‘침묵 깬 박정원’ 자구안 속도 올리는 두산…정상화 촉각2020.06.12
두산그룹, '캐시카우' 인프라코어도 매각 추진2020.06.16
‘유동성 초읽기’…두산그룹, 캐시카우 ‘인프라코어’ 판다2020.06.16
두산인프라코어, 스마트 건설 솔루션 ‘사이트클라우드’ 시동2020.06.17
[뒤끝 토크] 우악스럽게 두산그룹 훑어낸 산은, 박정원 압박 속내2020.06.17
두산밥캣 콤팩트 트랙터, 북미서 5개월 만에 1400대 판매 돌파2020.06.18
두산중공업, 3600억원 규모 김포열병합발전소 신규 수주2020.06.22
두산 ‘알짜’ 인프라코어도 내놨다…매각 시계 빨라지나2020.06.24
자구안 ‘클럽모우CC’ 출항…두산그룹 자산매각 물꼬 트인다2020.06.25
두산인프라코어, 5월 中 굴착기 시장서 해외업체 점유율 1위2020.06.25
위기의 두산중공업, 신용등급 줄하락…“상환압박 가중”2020.06.26
두산중공업, 클럽모우CC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입찰가 1800억원2020.06.29
‘위기의 두산’, 자산 매각 드라이브…클럽모우 이어 이번엔 ‘두타’2020.07.01
두산중공업, 700억 규모 UAE 복합화력 발전설비 수주2020.07.02
두산중공업·두산·두산퓨얼셀·두산건설 신용등급 줄하향…“왜?”2020.07.03
위기의 두산, ‘알짜’ 솔루스 매각 사모펀드로 가나2020.07.04
‘또 내년 기약’…두산중공업 채용 확정 ‘마이스터고 기술직’ 입사 연기2020.07.03
‘솔루스·두타’ 등 두산 ‘3조 자구안’ 잰걸음2020.07.08
이경화 기자
뉴스댓글 >

오늘의 이슈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청년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