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여성] 심각한 '남존여비'에 태어나는 것 조차 어려운 인도 여성들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2 1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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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인도는 아시아 국가 중 최악의 수준의 여성 인권을 보장하고 있는 나라다. 불합리한 제도와 법규는 물론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매우 열악하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1%로 선진국 평균(1.7%)보다 높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아세안 5개국(4.8%)보다도 더 빠르게 성장하며, 중국(6.1%)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빠른 경제성장세와 달리 여성인권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성불평등지수에서 인도는 189개국 중 129위로 부탄(134위), 방글라데시(135위)보다 조금 높았지만 중국(85위), 필리핀(106위), 인도네시아(111위), 베트남(118위) 등 인근 아시아 국가보다 낮았다.

또한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 전체 인구 약 13억6641만 명 중 여성은 절반 가까이(48.5%)인 5억8647만 명이었지만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여성은 51%에 불과했고, 60~80%는 대도시가 아닌 농촌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여성의 노동시장참여율은 34%에서 27%로 오히려 줄었다. 

보통 여성인권을 위협하는 요인에는 불평등한 법이나 사회제도가 꼽히지만 인도는 부모와 남편을 비롯한 ‘가족’부터 문제다. 인도는 극단적일 정도의 남아선호사상이 남아있다. 딸에겐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 뱃 속에 있는 태아가 딸일 경우 낙태도 서슴치 않는다. 지난 2011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1200만명에 달하는 여아가 낙태로 목숨을 잃었다. 

 

이러한 남아선호사상은 여성에 대한 억압을 가정에서 시작하게 만든다. 부모는 딸이 밤에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대도시로 이사하지 못하게 강제하고, 해외여행이나 취업도 종종 제한한다. 심지어 돈을 벌어도 경제적 활동도 철저하게 통제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도시보다 농촌에서 더 빈번하고, 사실상 인도 여성은 인간의 기본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시달린다. 딸을 가진 부모는 결혼할 시 아들 측에 지참금을 내야 하지만 일부 남편들은 더 많은 지참금을 요구하고,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에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실제로 인도 여성 10명 중 4명(37%)이 남편에게 신체적 및 성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죽은 남편을 따라 살아있는 아내를 불에 태워 같이 죽이는 힌두교 장례풍습인 ‘사티’는 사라졌지만, 그러한 풍습이 있었을 정도로 인도에서 여성의 인권은 최악이다. 

 

그래서 인도에서 여성인권은 단순히 법이나 제도를 개선해 좋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종교와 문화, 사회적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여성들이 정치 등 각계 진출에 도전하고 있지만 '유리 천장'을 넘어 '방탄 천장'이 존재한다. 

 

지난 2017년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인도의 여성 투표율은 증가하고 있다. 다만 여성후보는 여전히 부족하고, 정당들이 여성의원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여성의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비아 왈비 영국 란체스터대학교 사회학 교수는 “인도가 여성을 착취하는 풍조는 고대 인도의 종교성전인 ‘마누법전’에서 비롯돼 이러한 문화적 및 사회적 구조가 나타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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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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