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칼럼] 여섯 빛 무지개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 기사승인 : 2020-01-19 11: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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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균화 명예회장 교수
최근 우리국군 창설 이래 71년여 만에 처음으로 스스로 성별을 바꾼 군인이 나왔다. 경기 북부에 한 육군 부대에서 전차 조종수로 20대 남성 하사 A 씨가 지난해 11월 휴가를 내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현재 국군병원에 입원 중인 A 하사는 여성으로 법원에 신청했고, 여군으로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3년 미국정신의학협회가 성 주체성 장애를 '성별 불쾌감'이라고 변경했는데 우리나라 국방부는 '성주체성 장애'라는 진단명을 사용해 트랜스젠더를 혐오와 차별로 인식되고 있다. 2015년은 6월 26일, 미국 연방 대법원은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인 판결을 내렸고 백악관은 여섯 빛깔 무지개로 물들었다. 1910년 독일의 성과학자 마그누스 히르쉬펠트가 ‘트랜스베스타잇’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지 100년이 될 무렵, 스트라이커는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이론과 정치라는 렌즈로 조망했다. 일곱 빛깔 무지개에서 남색이 빠진 ‘빨/주/노/초/파/보’로 구성된 여섯 빛깔 무지개는 성 소수자를 나타내는 대표적 상징 기호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고 있다.

 

[여섯 빛깔 무지개,著者 임근준 외]은 한국 사회와 LGBT 공동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요 이슈 동성애자의 연애와 라이프스타일, 동성혼 법제화, HIV/AIDS, 성 전환, 게이 및 레즈비언 하위문화, LGBT 인권 운동 등 에 맞춰 재구성했다. 여섯 빛깔 무지개는 그 자체로 성 소수자(이하 LGBT) 공동체의 역사와 자긍심, 다양성을 의미한다. (LGBT 여성 동성애자 L[Lesbian, 레즈비언], 남성 동성애자 G[Gay, 게이], 양성애자 B[Bisexual, 바이섹슈얼], 성전환자 T[Transgender, 트랜스젠더]를 뜻한다.)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를 남성이나 여성의 존재 방식을 묘사하는 형용사로, 또는 그런 표식에 따른 범주화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트랜스젠더의 역사,著者 수잔 스트라이커’에서 계급이나 인종이나 신체 능력처럼, 그 사람들에게 ‘트랜스젠더’는 성적 정체성의 분리된 ‘종’을 서술하는 명사보다는 성적 지향 범주에도 교차하는 서술적 용어로 기능했다. 2차 대전이후 미국 트랜스젠더 운동의 역사를 중심으로 저항적 소수자 운동의 이론과 정치의 흐름을 되짚고 트랜스젠더 사회운동을 확장된 페미니즘의 틀 속에 위치시키려는 시도다. 소수자들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는 ‘발굴’이며 ‘해석’이고 ‘경합’이 된다고 했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됐고, 백악관은 여섯 빛깔 무지개로 물들었다. 차이를 더 많이 존중하고 차별을 더 넓게 금지하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가부장 무너뜨리기,著者캐럴 길리건, 나오미 스나이더’에서 “왜 우리는 아직도 혐오, 차별,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 젠더는 단순히 행위의 문제가 아니다. 가부장제에서 젠더 역할은 진정한 친밀성을 경험한 후 찾아오는 상실과 거절의 아픔에서 우리를 보호해준다. 우리가 사랑스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우리를 구해준다. 사랑 또는 부드러운 배려에 대한 욕망을 끊어냄으로써 ‘진짜 사나이’는 친밀성이 빚어내는 배반과 고통을 피할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높아지고 페미니즘은 확산되는데 가부장제와 싸워온 수많은 여남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안겨줄 가부장제 내면화 과정을 분석한 가장 생생한 기록이다. ‘거리 두기’ 상태에 다다른 여성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지운 채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착한 여성으로 길들여진다. 반면 남성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나약함을 폭력으로 위장하는 남성이 된다. 그야말로 우리가 여자다운 여자, 남자다운 남자라고 부르는 모습을 장착한 채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가부장제에 대해 톨스토이는“사랑이라거나 은근한 연민 같은 자연스럽고 선해 보이는 감정을 수치스럽고 부적절한 것으로 둔갑시키는 권능이 있으며 그 안에는 잔인하고 강렬하면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희한한 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 오늘의 현실에선 가부장제[patriarchy, 家父長制]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남성을 마치 관계가 필요 없거나 관계를 맺지 않는 듯이 행동하게 하고 여성을 마치 자아가 없거나 아예 필요치 않은 듯이 행동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신이 허락하고 인간이 금지한 사랑“<로만 카톨릭 신부 Ph.D. Helmini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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