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으로 한약 먹었다가…보험료 '폭탄' 맞을라

정종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0 12: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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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돌입
환자 본인부담금 실손보험금 청구 증가할 것
새로운 지급보험금 요소…보험료 인상 요인
업계 "실손보험 적자…보험요율 정상화 시급"

[아시아타임즈=정종진 기자] 한방 추나요법에 이어 첩약도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한방진료의 건강보험 급여화에 따른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아직 일부 질환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향후 첩약 급여화가 의료 쇼핑으로 이어질 경우 실손보험료가 크게 올라 소비자에게 '화살'이 되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표=보험연구원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한의 치료 중 건강보험 적용 요구가 높은 첩약에 건강보험 시범 수가를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급여화를 통한 한의약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시범사업에서는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65세 이상), 월경통 등 일부 질환에 대해서만 시범 수가로 첩약을 복용할 수 있으며 환자당 연간 1회 최대 10일까지(5일씩 복용하면 연간 2회) 시범 수가의 50% 부담이 적용된다.

이재란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 실시로 3개 질환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은 대폭 경감되고 한의약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며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성과 및 건강보험 재정 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개선 사항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첩약은 한약 제형의 하나로, 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 지어서 약봉지에 싼 약을 말한다. 현재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인데다 실손보험 청구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하지만 첩약이 급여화되면 우선 건강보험으로 보장을 받고 일부 자기부담금은 실손보험이 보장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3월부터는 한방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과 신체의 일부분을 이용해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조정‧교정해 예방‧치료하는 한의 치료 기술로 그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 비급여 치료였다.

문제는 한방진료가 건강보험 울타리 안에 들어오면서 과잉진료나 의료 쇼핑으로 이어져 실손보험 손해율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손보험과 달리 그간에도 비급여 한방진료비를 보장하던 자동차보험에서는 한방진료비가 폭증한 상황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 2조2142억원에서 한방 진료비가 9874억원으로 4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만해도 한방 진료비 비중이 23%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수년새 두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더욱 실손보험 손해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데다 한방진료의 급여화로 보험금 청구액이 늘어나 보험료 인상 '폭탄'이 떨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엔 비급여 영역으로 실손보험 대상이 아니었던 첩약과 추나요법이 급여화되면서 환자 본인부담금 부문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며 "보험계리적으로 실손보험의 경우 포괄적인 영역을 보장하고 있다보니 새로운 보험금 지급 요소가 발생했을 때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의 가격 규제로 보험료 인상이 제한됐지만 한방진료의 급여화 등을 비롯해 보험료 인상 요인이 확실해진 만큼 더 이상 요율 정상화를 미루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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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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