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엉뚱한 교통체증 대책… "차고 없으면 자동차 사지마"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1-13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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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이 심각한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해 차고 없는 시민들의 자동차 보유 제한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다. 

 

13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에 따르면 필리핀 하원에서는 차고가 없는 시민의 자동차 보유를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는 도로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좁아지고, 이 때문에 교통제층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안토니오 인톤 필리핀 육상교통위원회 전 위원은 “교통체증을 줄이려면 근본적으로 자동차가 판매되는 시점부터 관리해야 한다”며 “자동차 대리점들은 고객이 자동차를 주차할 공간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의 교통체증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가 인구 500만 명 이상인 아시아 개발도상국 도시 중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마닐라의 교통 정체율은 1.5로 이는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의 통근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대보다 50% 더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도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하다면 이를 금지하면 될 일이지, 자동차 구매를 막는 방법으로 해결하면 관련 산업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빈센트 호세 소코 GT캐피털자동차대리점홀딩스 회장은 “차고가 없다고 자동차 보유를 제한하는 조치는 불필요하다”며 “도로주차 금지구역을 정하고 불법 도로주차부터 제대로 감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누엘 안토니오 리스보나 PNB증권 회장도 “중산층이 증가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보유 자체를 제한하면 산업에 부정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보험과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정부의 조치로 당장 자동차 판매가 줄긴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대중교통 인프라 투자가 늘어 통근자와 기업들에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루벤 카를로 오순시온 유니온뱅크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산업은 다소 피해를 보겠지만 대신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은 가계는 저축을 늘릴 수 있다”며 “또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정부는 이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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